아워홈,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실적회복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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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실적회복 발목 잡히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4.27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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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추진하던 구본성 전 회장, 임시주총 소집
아워홈 올해 매출 2조 목표…지난해 흑자전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사진자료]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아워홈

아워홈 ‘남매의 난’이 다시 발발했다. 경영권을 놓고 오너 일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회복세로 돌아선 아워홈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질지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대표 간의 경영권 분쟁이 재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구본성 전 부회장은 보복운전 혐의로 유죄를 받은 데다 회사로부터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까지 당하며 아워홈에서 축출됐다. 당시 아워홈 이사회는 구 전 부회장을 해임하고 구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구 대표는 언니인 미현·명진 자매를 포섭하고, 이사회를 장악해 당시 최대 주주였던 구본성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월 보유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아워홈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구 전 부회장 측은 새 이사 48명을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회장은 동생 미현씨와 아워홈 보유 지분 58.62%를 동반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를 통해 관련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들은 기업가치 파악을 위한 실사가 필요해 아워홈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회사 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해 중립적인 경영진 구성을 위한 주총소집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아워홈은 크게 반발했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 측은 원활한 매각을 이유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이사진 개편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명분 없는 경영 복귀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워홈 지분 전량 매각을 선언한 것은 단지 배임, 횡령 등 법적 이슈를 회피하기 위함이며, 실제로는 경영권 회복을 위한 무리한 시도라는 것이다.

“아워홈 측 협조를 얻지 못했다”는 구 전 부회장 측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아워홈은 지난 26일 입장자료를 내고 “원활한 협상과 실사 진행을 위해 지분 매각 자문사 라데팡스파트너스 측에 2인의 주주로부터 받은 위임장 또는 매각 전속 계약서 등 기초 자료를 지속 요청했지만 요청한 자료 제공이나 증명이 전혀 없는 상태이며, 관련 없는 내용의 공문만 발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사는 위임장 등 적합한 기초자료 확인이 되면 지분 매각 절차에 대한 협조 의사가 있음을 2인 주주 측에 수차례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응답 없이 언론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아워홈이 공개한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주고받은 이메일 일부. 아워홈 측은 라데팡스파트너스에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이사에게 매각자문 위임을 받았다는 내용을 확인해주면 실사에 응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으나 구 전 부회장 측이 이에 대한 응답 대신 임시주총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아워홈

경영권 분쟁 재점화는 갈 길이 바쁜 아워홈으로서 뼈아프다. 지난해 6월 취임한 구지은 대표는 취임 이후 회사 체질 개선과 혁신 작업에 속도를 냈다. 구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과거 아워홈이 가진 혁신 DNA와 좋은 전통, 철학을 잊고 있던 지난 몇 년 동안 경쟁자들은 한발 앞서가고 있다”며 “올해를 매출 2조원 달성 원년으로 삼고 1등 아워홈으로 올라서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실적도 회복세를 탄 상황이었다. 2020년 코로나19 등 위기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지표가 모두 성장했다. 2020년 아워홈은 연결기준 매출 1조6253억 원, 영업손실 93억 원, 당기순손실 49억 원을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매출 1조7408억 원을 올렸고, 영업이익 256억 원, 당기순이익 48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너리스크 문제가 또다시 터지면서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됐다. 

아워홈은 향후 구 전 부회장 행보에 엄중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적합한 절차를 통해 지분 매각에 적극 협조하고자 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부연했다. 경영진과 전 임직원이 절치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구 전 부회장은 회사 정상화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2021년 개최된 이사회에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워홈의 한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이 ‘회사의 안정과 미래 성장’을 위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상반되는 행보로 1만 직원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1000억 원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에 회사는 심한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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