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임원 급여반납’…일동제약, 인적 구조조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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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임원 급여반납’…일동제약, 인적 구조조정 착수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3.05.30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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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실적 부진, 재무건전성 악화에 칼바람 일어
업계선 "치료제 개발 위한 정부 차원 지원 필요" 주장 제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일동제약이 경영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픽사베이
일동제약이 경영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픽사베이

일동제약이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경영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업계 일각에선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허가 불발로 인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일동제약은 △연구 비용 효율화 △파이프라인 조기 라이선스 아웃(L/O)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희망퇴직프로그램(ERP) 등 쇄신안을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표했다.

이번 쇄신안에는 제약업계에서 흔히 이뤄지지 않은 희망퇴직이 포함됐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기로 했다. 또한 남아있는 임원들의 급여도 20% 반납받기로 했다. 이와 함께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ERP를 가동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금리 상승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대비하고, 사업구조 재정비를 통한 이익 실현과 R&D 분야 조기 성과 창출을 위한 조치라는 게 일동제약의 설명이다.

관련 업계에선 최근 일동제약그룹의 실적 부진이 인적 구조조정의 핵심 배경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일동홀딩스는 연결기준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211억7145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81% 적자폭이 확대된 수준이다. 주력 계열사인 일동제약도 영업손실이 2021년 555억3528만 원에서 지난해 734억8114만 원으로 늘어났으며, 2023년 1분기엔 전년 동기보다 손실폭이 57.28% 불어나 148억3648만 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매년 누적되면서 재무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일동홀딩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1746억4345만 원에서 2023년 3월 말 기준 848억704만 원으로 51.44% 감소했고, 같은 기간 일동제약의 그것은 1355억8633만 원에서 457억2372만 원으로 66.28% 줄었다. 부채비율은 양사 모두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측은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 국내 허가 불발에 따른 실적 부진이라는 입장을 복수의 언론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는데, 정부는 해당 치료제에 대한 긴급 사용승인을 거절하는 등 외면했다는 것이다.

앞서 2021년 11월 일동제약은 일본 시오노기 제약과 조코바에 대한 공동 개발에 협약했고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8월 일동제약은 경구용 코로나 치료 후보물질 S-217622의 제2/3상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식약처에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정부는 긴급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조코바의 긴급 사용을 승인한 일본 정부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동물 임상 중 태아 기형 부작용 논란이 있었지만 우리나라 정부가 긴급 사용 승인을 거절한 주된 이유는 '구매 필요성'이었다. 당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조코바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긴급사용승인 요청과 국내도입 문제를 논의한 결과 구매 필요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선 국내 제약사들의 지속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높은 R&D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일동제약이지만, 이로 인해 발생한 어려움은 오롯이 일동제약만의 문제가 된 만큼, 추후 감염증 백신·치료제 개발에 어느 제약사가 나설 수 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일동제약의 R&D 투자 비중은 매년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9년 11.1%였으나, 2020년 14%, 2021년 19.3%로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19.7%로 20%에 육박했다. 이와 반대로 일동제약의 매출은 2021년 5601억 원, 2022년 7377억 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각각 555억 원, 735억 원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1분기도 이어졌다. 이 기간, 매출은 1457억 원, 영업손실 144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는 국내와 달리 코로나19 지원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라며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 속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제약사에게 정부 차원에서 지원과 혜택을 줘야 한다. 그래야 국산 백신·치료제 개발이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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