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정확히 기존에 보던 신문 대신, 2022년 5월 1일부터 우리집은 아침 조간의 <중앙일보>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아침 6시가 되면 나는 제일 먼저 대문을 열고 신문을 가지러 나간다.
그런데 나는 깜짝 놀랐다. 당연히 신문이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어야 하는데, 뜻밖에도 가지런하고도 공손하게 바로 대문 옆 기둥 앞에 예쁘게 접힌 상태로 놓여있지 않은가?
나는 순간 신기한 무엇을 본 듯이 고마운 마음으로 신문을 고맙게 일으켜서 들고 들어왔다. 집이 빌라 3층이어서 그동안에는 신문 배달하는 분들이 바쁘니까 3층까지 올라오지 않고 그 아래 계단에서 대충 위로 던지기 일쑤였다. 항상 신문 페이지가 뒤죽박죽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중앙일보> 조간신문을 배달하는 분은 꼬박꼬박 3층까지 올라와 가지런히 신문을 접어 그림같이 놓고 가는 것이다.
일요일만 빼고 하루도 빠짐없이 어쩌면 그럴 수 있을까? 고마운 생각과 존경하는 마음이 하루도 빠짐없이 쌓여갔다.
만일 신문값을 직접 배달하는 분이 받으러 온다면, 진짜 아무리 가난한 살림살이지만 신문값 외에 특별히 감사비로 만 원을 드리고 싶다.
분명히 그분은 좋은 품성과 훌륭한 인격을 가진 분일 것 같다. 신문을 구독하는 구독자의 마음을 아름답고도 고맙게 만들어 주는 무언의 봉사자요, 무형의 예술가다.
너무너무 고맙고 고마워서 이번 추석에는 그분께 작은 선물이라도 드려 그 예쁜 정성에 보답하고 싶다. <중앙일보> 신문값 고지서에 적힌 전화번호에 전화해서 그분을 꼭 추석에 뵙고 싶다.
억수같이 비가 오는 날에도 칼끝처럼 살을 에는 추운 겨울 새벽 날씨에도 어김없이 조용조용 3층까지 걸어오는 그분을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내 입가에는 미소와 행복한 웃음이 번진다.
※ 시민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