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후안무치'는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의 고사성어입니다. 말머리부터 후안무치를 언급한 이유가 궁금하시다고요? 이번 까칠뉴스는 '일을 안 해도 돈은 올려받는 기업 총수'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이야기입니다. 

조 회장은 연초부터 회사에 오너리스크를 안겼습니다. 그를 둘러싼 횡령·배임 혐의가 제기된 것인데요, 관련 혐의 금액만 1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조 회장은 1월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3월 구속영장 청구 및 집행으로 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현재는 재판받고 있고요. 그룹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총수지만, 사실상 올 한 해 경영에 참여하질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희한하게도 회사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에게, 더 많은 급여를 줬습니다. 올 상반기 조현범 회장의 보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에서 7억9100만 원을, 주력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5억2500만 원을 수령한 걸로 확인됩니다. 두 곳에서만 총 13억1600만 원을 받았네요.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하고 있는데도 급여를 따박따박 받다니요. '옥중(獄中) 경영'을 열심히 펼치고 있는 것일까요. 일반적인 국민들 눈높이로는 이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일 안 하고, 급여를 챙긴 점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두 곳 모두에서 급여 인상이 이뤄진 점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듭니다. 

현행법상으로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이 이사 개인에 지급한 보수가 5억 원을 넘으면 산정 기준과 금액 등의 내역을 구체적으로 기재하토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한국앤컴퍼니 반기 보고서에만 해당 내역이 명시됐습니다. 6억7500만 원을 받은 걸로 나오네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선 5억 원 미만으로 그 내역을 정확힌 알 수 없고요. 

이를 미뤄볼 때, 한국앤컴퍼니에서는 1년 새 17.2%(1억1600만 원)의 급여 인상이 이뤄진 셈이네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선 5억 원 미만이었던 급여가 5억2500만 원이 됐으니, 최소 수천만 원 올랐다고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이 회사들은 이사보수한도의 범위 내에서 직급, 직책, 수행직무의 가치, 회사에 기여한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임원보상체계에 따라 급여를 산정했다는 입장입니다. 조 회장이 그룹 총수니 백번 양보해서 직급·직책에 따른 보상이라 칩시다. 하지만 수행직무의 가치 및 회사에 기여한 성과를 따진다면, 글쎄요. 

조 회장은 상반기에 열린 5번의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 모두 불참, 0% 출석률을 기록했습니다.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보니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 회의에도 당연히 불참했구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이사회 참석 여부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네요. 참석률 0%입니다. 조현범 회장은 이사회 내 지속가능 경영위원회와 ESG위원회에도 속해 있는데, 역시나 모두 불참입니다.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미래 성장을 이끌어가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 직무를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오히려 회사일을 돌보지 못 하면서, 급여만 높여 받는 조 회장에게 가장 알맞는 표현은 무엇일까요. 

혹여라도 '후안무치'라는 자극적 표현을 꺼내든 데 대해 불쾌감을 느낀 분들이 있다면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