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부산/윤진석 기자]

지난 5일 부산시 남포동 자갈치시장 부근을 찾았다. 남포역과 자갈치시장역 중간에 위치한 생선 파는 공판장이었다. 

주변으로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있는 산꼼장어나 장어 연탄구이라고 적힌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청명한 초가을 하늘 사이 한낮의 햇볕이 뜨거울 때였다. 점심 시간대가 지나 한산한 풍경.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수산물에 대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업계 타격이 크다는 얘기가 전국 방송을 타고 흘러나오던 차였다. 

호스를 가져다가 수족관 위로 물을 뿌리는 식당 주인(여)에게 다가갔다. 

“장사는 똑같아요. 별 차이 없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전후 상황을 묻자 무덤덤한 답변이 돌아왔다. 더 얘기하긴 어렵다며 수족관을 향해 시선을 거뒀다. 

“굳이 그것 때문에 딱히 안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꾸준히 손님이 많이 줄긴 줄어요.”

옆 가게 직원(남)은 경제 불황이 원인이라고 돌려 말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작은 규모의 수산물 위판장이 눈에 들어왔다. 

- 실제 영향이 좀 있습니까. 

“최악이에요. 지금이 대목이잖아요.”

이달 말 추석이 돌아온다. 

“부산사람은 생선으로 제사를 많이 지내잖아요. 밥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빠야 되는데 너무 안 팔려요.”

입구에서 장사하는 상인(여)의 얘기다. 생선을 연신 손질하면서도 대목장 철이 무색하게 손님을 보기가 어렵다면서 한숨을 푹 쉬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수산물 시식회에 앞장서며 소비활성화 캠페인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염수 반대 및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를 촉구하는 등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어느 쪽이 유리할까. 내년 총선과 추석을 앞두고 민심의 향방이 궁금한 터였다.

“여기서 10년 넘게 있었는데요, 이곳 사람들은 이재명 별로 안 좋아해요. (오염수 방류) 악영향이 있어도 일단 거기(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들이….”

자신은 그렇지 않지만 주변 성향은 다르다는 듯 조심스럽게 톤이 낮아졌다. 

“지장이 있긴 있지. 지금이 대목장인데 이러면 되겠나.”

이번엔 건너편서 가오리 등을 전문으로 파는 김영란(여‧66) 씨. 

 “그카만서도(부산 억양을 살려봤다) 학자들이나 교수들이 나와서 괜찮다, 괜찮다고 하니까 쪼매 사정이 나아진 것은 같아요.” 

숨을 돌린다. 

“비속에도 (방사능이) 다 있다 카대요. 광우병 사태 때도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다 죽는다고 난리였지만 안 죽었다 아이가.”

김 씨는 이 말을 전제로 정치권부터 부화뇌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단식 관련해서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밥그릇 챙기려고 그러는 거지. 국민을 생각해 갖고 하겠나.” 못마땅한 표정.  

“부산이 원래 야당 밭이지만, 지금은 야당(민주당)이 너무 세게 나와서 싫다”며 “여당(국민의힘)이 힘이 없는 것 같아. 너무 한쪽으로 기울면 안 되는 기라. 부산도 여당 쪽으로 좀 기운 것 같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회 잡수면서 안전함을 보여주려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우리 입장에서는 좋지.” 고마움을 드러냈다. 

“여기는 국산 자연산만 판매하는 경매장이라. 수입은 절대 못 들어옵니다.” 내친김에 홍보에도 열을 올린다. 
 

“우리 국내산은 다 확인해 가지고 오기 때문에 아무 이상이 없어요.”

<자야수산집>의 김광자(상인회장, 여‧68) 씨도 “생선 사러 많이 오라고 홍보 좀 해 주이소”라는 말부터 꺼내며 “민주당이 과도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보탰다. 또, “지금처럼 하는데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찍을 일이 있겠느냐”며 “나는 안 찍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반면에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우리 서민들이 굉장히 고통을 받고 있는데 대통령께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믿음직스럽다”며 “국내 수산물업계 보호에 계속 노력해 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생선 사러 부산 동래 명륜동에서 아내와 함께 왔다는 최의봉(79) 씨 경우는 야당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못했다. 

“선동이 너무 지나쳐요. 이집 저집 얘기도 많이 듣고 있지만 지금 부산엔 야당에 줄 표가 없어요. 20%도 안 나올 거예요. 자기들 표 깎아먹으면서까지 발목 잡는 게 이해가 안 갑니다.”

일부 의견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