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박 감별사’ 이어 ‘수박 감별’…논란 반복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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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감별사’ 이어 ‘수박 감별’…논란 반복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10.06 23: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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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2016년 새누리 패배·박근혜 정권 폭망 시초 ‘진박 감별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그래픽 = 정세연 기자)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뜻하는 이른바 ‘수박’ 감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 시사오늘 (그래픽 = 정세연 기자)

민주당 의원들의 성향을 따져보는 이른바 ‘민주당 수박감별기’ 사이트 주소가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겉은 초록색과 검은색 껍질로 둘러싸여 있지만 속은 빨간색인 수박의 특성을 빗댄 겁니다.

민주당 의원 성향을 따져보는 이른바 ‘민주당 수박감별기’ 사이트 주소가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다. ⓒ 수박아웃 사이트 캡처본
민주당 의원 성향을 따져보는 이른바 ‘민주당 수박감별기’ 사이트 주소가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다. ⓒ 수박아웃 사이트 캡처본

해당 사이트에서는 민주당 168명 의원별로 5가지 기준에 따라 수박 당도를 수치화한 ‘당도 정리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스트에 제시된 기준은 각각 검사 탄핵 현장 참여 여부,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 여부, 대의원 1인 1표제 반대 여부, 체포동의안 부결 표명 여부, 민주당 내 친문 성향 의원 모임으로 알려진 ‘민주주의4.0’,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소속 여부 등입니다. 이중 해당 사안이 많을수록 ‘수박 당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주로 민주당 강성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의원들입니다.

6일 오후 1시 30분 기준 민주당 강병원·김종민·윤영찬·최종윤·홍영표 의원은 ‘수박당도 5’로 표시됐습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해당 사안이 없어 당도가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의원 성향을 따져보는 이른바 ‘민주당 수박감별기’ 사이트 주소가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다. ⓒ 수박아웃 사이트 캡처본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 수박 정치인 리스트, 수박 감별 참고 자료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간 온라인 사이트가 퍼지고 있다. ⓒ 수박아웃 사이트 캡처본

수박논쟁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쟁할 때 불거지기 시작했는데요. 최근 이재명 대표 24일 단식 과정에서 단식장을 찾아간 이들의 명단이 작성되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가결파 색출’ ‘숙청’ ‘축출’ 등의 과격한 단어가 나오는 등 계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모양새입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 대선 때부터 지지층 간 갈등이 있었고, 그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의 논란은 소금을 뿌리는 격”이라며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나 내년 총선 도모하는 친명 그룹이 당내 경선에서는 분위기를 틈타 득을 볼 수 있겠지만 본선에 가면 곤혹스러운, 소탐대실의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016년 새누리당 ‘진박 감별사’ 논란 되풀이?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수박 감별’ 논란은 박근혜 정권에서 있었던 ‘진박 감별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2016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자신했던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 끝에 원내 2당으로 밀려난 바 있습니다. 이한구 당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친박계가 ‘진박 감별’이란 이름으로 비박계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무리한 개입이 이뤄졌습니다. 

당시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6일 YTN 라디오에서 최근의 수박 감별 논란에 대해 “2016년 총선 때 새누리당 당시 상황이 많이 떠오르더라”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공천 안 주고, 나하고 가까운 사람들 공천을 안 주고 숙청하려고 하다가 총선을 져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2015년 11월 10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발언한 데 이어, 정치권에선 ‘친박’을 넘어 진실한 친박 혹은 진짜 친박을 뜻하는 ‘진박’부터 원박(원조 친박), 옹박(친박 옹위부대), 홀박(홀대받는 친박), 짤박(잘린 친박) 등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친분 강도에 따른 각종 용어가 등장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소위 친박계 의원들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진박 마케팅’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보수정당 텃밭 지역에 출마한 다수의 친박계 후보는 국회의원 당선증을 거머쥐었지만, 진박 논란은 다른 지역 유권자들에게 반감을 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180석까지 자신했지만, 결과는 122석 확보에 그쳤습니다. 총선 패배 후 친박계는 몰락하고, 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맞으며 몰락을 거듭했습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누리당을 패배의 길로, 그리고 박근혜 정권을 폭망의 길로 이끈 시초가 ‘진박감별사‘”라며 “분열하면 총선 패배할 거다. 새누리당이 걸었던 길, 진박 감별사 사태가 만들었던 길을 민주당이 똑같이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대표 가결 사태 이후로 표면화된 친명-비명계 간 갈등이 내년 총선 전까지 어떻게 수습되고 전개될지 주목되는 지점입니다.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정치여행’은 현 정치 상황을 75년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 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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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9 17:23:01
장자연 기자 글 잘봤어ㅋ

빡용진 2023-10-07 01:56:03
어이 박용진이 니 걱정이나 해라 니 코가 석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