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순 “진영논리, 전체주의 독재국가 초래 위험…‘상생’ 필요” [상생이음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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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진영논리, 전체주의 독재국가 초래 위험…‘상생’ 필요” [상생이음 세미나]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10.11 13: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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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지난 7일 상생이음세미나서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생명철학적 성찰’ 강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박재순 씨알연구소장이 지난 7일 ⓒ 사진제공 = 상생이음세미나
박재순 씨알연구소장이 지난 7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다일복지재단에서 열린 상생이음세미나에서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생명철학적 성찰’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상생이음세미나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은 “진영논리가 유행할수록 민주공화국 토대가 무너지고 대중을 선동하는 전체주의적 독재국가가 초래되기 쉽다”며 ‘진영논리 극복’을 강조하는 동시에 ‘서로 주체가 되어 서로를 살리는 상생정신의 추구’를 주장했다. 

“창조자적 삶을 사는 상생일꾼은 자기 자신의 욕망과 감정, 편견과 고집에서 자유롭고 자연이나 역사의 조건과 상황, 상대와 사회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운 주체의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

박 소장은 지난 7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다일복지재단에서 열린 상생이음세미나에서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생명철학적 성찰’을 주제로 강연했다. 세미나는 다일공동체와 상생사회일천인선언, 시사오늘, 제주대학교 리걸클리닉센터가 함께 주관했다. 

박 소장은 진영 논리를 전쟁 논리와 국가주의 논리에 빗대며 “제국주의, 국가주의, 왕조 국가 등이 안으로 국민을 상대로 지배와 정복을 추구하고 밖으로는 다른 국가·민족에 대한 지배를 위해 혐오·적대감을 고조시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워 이기려고 하는 논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영논리는 감정과 욕망, 편견, 고집에 기반해서 그에 휘둘리며 자신과 상대방을 함께 탐욕, 분노, 미움 등의 감정으로 몰아가기 때문에 결국은 인간의 감성과 지성, 영성을 짓밟는 논리가 된다”며 “약육강식, 우승열패와 같이 먹고 먹히는 생존 투쟁의 삶을 넘어 사람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의 강연은 한민족이 대대로 물려받은 정신과 인도-유럽어족의 국가주의 문명, 중국 농본주의 철학, 히브리 기독교 초월주의 철학이 한국 근현대 시대정신에 끼친 영향과 박 소장이 지속 연구해온 안창호의 민족 교육 운동, 유영모·함석헌의 씨알사상에 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박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민족 건국설화는 ‘하늘을 열고 나라를 지었다’는 이야기로 된 등 여타 민족과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 대륙의 끝, 해 뜨는 동쪽까지 온 호모사피엔스가 한민족이다. 이들은 땅에 안주하지 않고 하늘의 해와 달, 별을 바라보며 땅을 계속 떠나왔다. 고조선 설화에 나온 ‘아사달의 나라’에서 아사달은 아침의 땅을 뜻한다. 한자로 조선(朝鮮)이다. 하늘을 존중하는 마음이 설화, 종교, 문화 속에 깊이 스며들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민족 건국설화가 피 튀기는 정복 전쟁을 담은 것과 대조적이다.”

박 소장은 “인도-유럽어족은 땅(물질)의 현실과 대상을 계산하고 분석하는 순수수학과 과학을 발전시켰다. 여기서 과학혁명·산업혁명이 일어났고,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주의 문명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농본주의적 전통 철학’에 대해서는 “하늘과 땅, 자연 질서에 순응하며 조화롭게 살자는 생각을 담고 있으나, 이런 사고에는 근현대 국민, 민주 정신에 걸맞은 주체적 자기 이해가 결여돼 있다”고 이야기했다. 

박 소장은 히브리 기독교 전통이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정복, 억압·수탈 속에 형성돼, 국가주의 문명에 대한 비판적·저항적·초월적 철학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이 국가주의 체제를 심판하고 신의 사랑과 정의가 실현되는 새로운 나라를 기다리는 종말론적 역사관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세 가지 철학을 설명하며 “한국 근현대 시대정신은 하늘을 우러르며 하늘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민족의 정신문화적 주체성과 정체성은 땅을 중시한 중국 문명과 철학의 영향 속에서는 충분히 구현되고 완성될 수 없었다. 하지만 근현대 이르러 서양문명의 기독교 정신, 과학사상, 민주 정신을 만나 제 기량과 힘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정신을 구현한 대표적 인물로 안창호와 이승훈, 유영모, 함석헌을 꼽았다. 

 

“안창호 교육 독립운동, ‘한민족 정체성’ 깨워”
유영모의 ‘영성철학’과 함석호의 ‘씨알사상’
“앓음에서 ‘앎’이 나오고, 알면 살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다일복지재단에서 열린 상생이음세미나에서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생명철학적 성찰’을 주제로 강연했 ⓒ 시사오늘
박 소장이 안창호의 교육 독립운동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시사오늘

박 소장은 안창호의 교육 독립운동이 ‘한민족 주체성과 정체성을 깨워 일으키고, 중국의 전통사상을 넘어섰으며, 개인의 주체성이 약한 한민족의 약점을 보완하고 고쳤다고 전했다. 

“안창호 선생은 민족이 나라를 잃고 망해가는 시점에 나라의 주인과 주체는 민족 한 사람 한 사람이다. 민족 한 사람, 한 사람 즉 ‘나’가 깨어 일어나야 우리나라가 산다. ‘나’가 바로 나라라는 것을 가르치고 일깨웠다. ‘나’의 철학을 확립했다. 또한 객관적이고 공적인 ‘공(公)’의 세계를 안창호만큼 강조한 사람이 없다. 공과 사(私)를 함께 세우자는 ’공사병립’, 나를 살려 공공의 이익을 열어간다는 ‘활사개공’, ‘세계대공(大公)’을 말했다.”

박 소장은 또한 유영모의 영성철학이 ‘지금, 여기, 나’를 강조하는 오늘의 철학을 정립하며 민주적 주체 확립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영모의 철학에 대해 “오늘,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지금 하는 일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연결된다는 것이다”이라고 설명하며 ‘모든 일에 진리가 있고 도리가 있으니, 그 진리를 살펴 잇고 그 도리를 밟아 행하면 족하다’는 문장을 소개했다. 

박 소장은 세 번째로 민권운동가 겸 문필가인 함석헌의 ‘씨알사상’에 대해 ‘씨ᄋᆞᆯ’의 ᄋᆞᆯ 중 ‘ㅇ’은 극대 혹은 초월적 하늘, ‘·’은 극소 혹은 내재적 하늘인 자아, ‘ㄹ’은 활동하는 생명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하는 인간이라야 산다’, ‘시련과 패배가 상생의 기회다’, ‘앓음에서 앎이 나온다’ 등 함석헌 정신을 나타내는 문장을 소개했다. 

“함석헌은 앓음에서 앎이 나온다고 했다. ‘병과 죽음을 사랑하지 않고 삶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병·죽음은 삶의 한 부분, 한 면이다. 잘못된 이론도 진리의 한 부분, 한 면이다.’ 함석헌은 병을 앓음에서 앎이 나오고, 알면 살 수 있다고 했다.”

박 소장은 강연을 마치며 “진영논리와 당파 싸움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의 성향과 자질을 회복하고 생명철학을 배우자. 안창호, 이승훈, 유영모, 함석헌의 생명철학과 정신에서 배우자”고 전했다.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신대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안창호·이승훈의 민족 교육 운동과 유영모·함석헌의 씨알사상을 중심으로 한국근현대 정신·철학을 연구했다. 

한편, 상생이음세미나는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상생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철학적 토대 마련 및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이달부터 오는 2024년 7월까지 격주 토요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세미나 중 초반 6회는 ‘상생철학’을 주제로 진행되며, 이후 5회는 ‘화합정치’, 5회는 ‘통합사관’, 5회는 ‘자기성찰’을 중심으로 열린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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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23-10-22 21:42:47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우리 사회가 경청해야 할 내용이라고 봅니다.

2023-10-11 20:29:47
잘가라 장자연 기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