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만 믿었는데”…코로나 때보다 못 파는 르노코리아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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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만 믿었는데”…코로나 때보다 못 파는 르노코리아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10.11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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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올해 9월 누적 판매 전년比 30% 감소세
코로나 19 때보다 어려움 커져…오로라 신차까진 1년
수출 확대 전략 벗고, 내수 판촉 강화…‘버텨야 산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수출 확대 전략에 집중해 온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난관에 빠졌다. 수출 활로는 닦아놨지만, 최근 판매 기세가 꺾인 탓이다. 판매량은 코로나19 때보다 뒷걸음질쳤다. 내년 하반기 신차 출시 계획인 '오로라 프로젝트' 가동 전까지 프로모션 강화로 버틸 방침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평가다.

11일 르노코리아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회사의 9월 누적 기준 내수 포함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29.3% 감소한 8만7201대로 집계됐다. 급격한 내수 판매 위축과 함께 믿었던 수출 판매의 감소 전환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내수 판매는 56.6% 급락한 1만7128대를 기록했고, 수출도 16.5% 줄어든 7만73대에 그쳤다. 시장에선 볼륨 모델 XM3의 수출 확대세가 꺾인데다, 신차 부재로 내수 시장에서의 브랜드 존재감이 옅어진 탓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적으로, 대표 모델 XM3의 수출 판매량은 올 9월 누적 기준 5만8439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20.4% 감소했다. 르노코리아의 실적 대부분을 담당해 온 XM3의 수출 전선에 처음 제동이 걸린 것으로, 분명한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내수 시장의 판매 열세도 지속되고 있다. 판매 반토막은 예삿일일 정도로, 국내 시판 중인 모든 모델들의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월 내수 판매량은 2000대를 넘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수출 물량을 마련하느라 XM3 하이브리드를 국내에서 제대로 판매하지 못하는 점은 마이너스 요소로 지목된다. 시장 내 하이브리드 수요가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이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br>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이 지난 8월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경영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무엇보다 르노코리아의 올해 실적은 9월 누적 기준으로 볼때, 최근 5년 새 가장 저조한 수준에 놓였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2020년과 2021년조차 9만 대 판매선을 넘었으나, 올해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대표 볼륨 모델인 XM3마저 모델 노후화를 걱정해야 하다보니 위기감은 높아진다.

르노코리아도 위기 타개를 위해 수출 중심 사업 전략을 벗어나 다시 내수 시장에서의 재기에 강드라이브를 거는 눈치다. 일례로 지난 8월 말 기자간담회를 마련, 국내 시장에서의 고객 경험 혁신 프로그램 '르노익스피리언스' 운영 및 가격 인하 정책들을 꺼내들었다. 

다만 시장에선 여전히 물음표 달린 시선들이 따라붙는 상황이다.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신차 출시가 유일한 대안 격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내년 하반기에나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모델 격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가 출시되기 때문이다. 시차가 최소 9개월, 길게는 1년까지 벌어지는 만큼, 지금과 같은 판매 보릿고개를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는 GM 한국사업장과 같이 수출 확대를 통한 이윤 확보가 중요한 브랜드지만, 이마저도 XM3라는 단일 모델에 의존하는 형편이어서 어려움이 크다"며 "믿을 건 내년 오로라 프로젝트 뿐인 상황에서 당장의 경영 안정 기틀을 마련한다는 게 쉽진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모습. ⓒ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모습. ⓒ 르노코리아자동차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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