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찬밥’ 된 디젤…전기차에까지 자리 내주나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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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 ‘찬밥’ 된 디젤…전기차에까지 자리 내주나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8.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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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수입차 시장 내 디젤 점유율 9.1% 그쳐…18년 만에 한자릿 수
코로나 거치면서 하이브리드와 자리 교체…전기차마저 디젤 턱밑 쫓아
쇠퇴기 맞은 디젤차, 규제 강화 목소리까지…자연 소멸 국면 접어들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수입 디젤차 시장은 2015년 정점을 찍은 이후, 디젤게이트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현재는 친환경차에 밀려 반등 가능성마저 소멸된 상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수입 디젤차 수요가 코로나 기간이었던 최근 3년 새 폭삭 주저앉은 모습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다. 하이브리드에 전세가 역전된 것도 모자라, 이젠 전기차에까지 쫓기는 신세다. 시장 자체적으로도 디젤 라인업을 배제하는 분위기여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 예고된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올 1~7월 수입 디젤차 판매량은 1만3838대로, 전년 동기 1만9928대 대비 30.6% 줄었다. 지난해까지 연간 3만 대를 넘겼지만, 올해는 산술적으로 2만5000대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수입 디젤차 판매량이 연 3만 대를 넘지 못 한 것은 지난 2010년 2만3006대 기록이 마지막이다. 당시는 성장 초기였던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 나갔다. 이후 디젤게이트와 코로나를 거치면서부터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이제는 반등 가능성마저 소멸된 상태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디젤차의 암울한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올해는 7월까지 9.1%에 그쳤다. 전년 동기 13.1%, 지난해 연간 11.7%와 비교해 감소한 수치로, 18년 만에 한 자릿수 점유율까지 뒷걸음질칠 가능성이 커졌다. 디젤차는 2006년 점유율 10.7% 달성 후  지난해까지 줄곧 두 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반면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는 호조세가 뚜렷하다. 올해는 처음으로 30% 점유율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7월까지 31.7%를 기록 중이다. 디젤이 몰락한 자리를 완전히 대체, 코로나 직전 2019년 당시 점유율과 180도 뒤바뀐 결과를 이뤘다.

최근엔 시판 중인 수입차 모델들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적용이 보편화되면서 지속적인 우상향 움직임도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볼보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꼽힌다. 이들 브랜드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추가 적용해 가속 성능 향상과 연비 효율 개선을 이루고 있다. 그 성과로 볼보는 올 1~7월 동안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 8568대를, 같은 기간 벤츠는 1만9300대를 판매했다.

수입 디젤차 수요가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폭삭 주저앉았다. 올해는 18년 만에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칠 위기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디젤차는 순수 전기차에까지 그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다.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올 1~7월 1만2158대, 점유율은 8.0%로 집계된다. 디젤차 판매량 1만3838대, 점유율 9.1%를 바싹 뒤쫓는 수치다. 

수입 전기차 시장은 현재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벤츠와 BMW가 견인하고 있다. 벤츠는 해당기간 1000대 넘는 판매고를 각각 올린 EQB와 EQA를 앞세우고 있다. BMW는 약 1200대씩 팔린 iX3, i4 eDrive40 모델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디젤차에 대한 수요 감소와 친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다 보니, 사실상 디젤차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디젤차를 판매 라인업에서 배제하며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는 형국이다. 전기차에 힘을 잔뜩 실어주는 기류마저 완연하다. 올해만 볼보와 벤츠 그룹 회장이 한국을 찾아 전기차 비전을 알리는 등 친환경 및 기술 선도 이미지를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젤은 일부 독일 브랜드 사이에서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선 디젤 판매를 재고 떨이로 보는 경향마저 강하다. 프로모션 적용 가격에 혹할 순 있겠지만, 기술 상향 평준화로 디젤의 연비 효율과 강력한 토크 등의 장점은 희석된 지 오래"라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정부가 디젤차에 대한 판매 규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최근 칼럼에서 "디젤차 천국이었던 유럽에서조차 디젤차를 줄이고 생산을 멈추고 있다. 디젤차를 우리나라에서만 내놓고 밀어내기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결국엔 소비자들이 디젤 구매를 지양해야 한다"며 "정부도 디젤차 판매 중지에 이를 수 있는 세부적인 정책들을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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