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연합의 승리①> 박근혜의 선택 ´보수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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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대연합의 승리①> 박근혜의 선택 ´보수대연합´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12.20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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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통합 선결과제로 당안팎 보수결집에 총력…최초 과반 당선자 차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국민대통합’을 내세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 당선인의 승인은 역대 정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보수대연합’이다. 박 당선인은 국민대통합의 첫 걸음으로 보수 세력을 하나로 모으는데 성공했다.

박 당선인의 우세는 뚜렷했다. 19일 저녁 7시경 제18대 대통령선거투표의 개표가 시작된 후로 개표 초반부터 박 당선인은 문 후보와 3~5%의 격차를 보이며 앞서갔다. 개표율이 50%를 넘긴 밤 10시 무렵에는 72만 표 가량 문 후보를 앞서 당선이 확실시 됐다. 역전이 불가능해진 것. 박 당선인은 단 한 차례도 문 후보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당선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박 당선인의 가장 큰 승리 요인은 보수 지지층의 결집이다. 박 당선인은 20대와 30대 유권자들에게는 각각 33.7%, 33.1%의 표를 얻으며 문 후보(65.8%, 66.5%)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50대와 60대 이상에서 각각 62.5%, 72.3%의 득표율을 보이며 문 후보(25.1%, 27.5%)를 꺾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정권교체’ 의지는 보수 지지층의 위기의식을 고조시켜 이들의 높은 투표율을 끌어냈다. 20대 투표율 65%, 30대 투표율도 72%로 높은 양상을 띠었지만 그보다 50대 89.9%, 60대 이상 78.8%로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 40대 투표율은 78%였다.

그간 전체 투표율이 70%를 넘을 경우 야권이 유리할 것이란 예측은 75.8%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에서 완전히 빗나갔다.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인이 패권을 잡은 것은 야권 지지층보다 보수 지지층의 결집력이 우세했음을 알 수 있다.

보수의 결집은 전통적 보수 텃밭인 영남지역의 투표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박 당선인은 대구, 경북에서 각각 80.1%, 80.8%의 표를 차지했다. 또 경남에서는 63.3%, 부산에서 59.9%를 득표했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대구 경북 부산 경남에서 각각 69.4%, 72.6%, 57.9%, 55%의 표를 얻은 것에 비하면 보수층의 결집력이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친박(친 박근혜), 비박(비 박근혜)의 경계를 뛰어넘은 보수층 인사들의 결집을 기반으로 한다. 박 당선인 측은 친이(친 이명박)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 세력인 동교동계를 흡수하고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통해 이인제 전 대표 등도 끌어들였다. 여기에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합류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상도동계도 박 당선인 지지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박 당선인은 당 대선후보가 된 뒤 대표적 친이계 인사인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을 만나 협조를 구했다. 박선규, 조해진, 정옥임, 안형환 대변인 등도 친이계 인물로서 박 당선인을 도왔다.

당초 박 당선인의 경선 방식에 대립각을 세웠던 정몽준 의원도 대선에서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박 당선인과 함께 했고, 마지막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던 친이계의 좌장 이재오 의원도 대선을 2주 남겨두고는 결국 박 당선인 편에 섰다.

민주세력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인사들도 영입했다. 한광옥, 한화갑, 김경재 전 의원 등을 영입해 호남 표를 끌어들였다. 또 이인제, 이회창 전 대표 등 충청권 세력을 끌어안았다. 박세일 전 국민생각 대표와 YS사람들의 모임인 민주동지회의 지지선언도 있었다. 이는 혹여 있을 또 다른 보수후보의 탄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까지 냈다.

1997년, 2002년, 2007년 대선의 경우 복수의 보수 후보들이 나와 보수 표가 분열됐다. 1997년에는 이회창 이인제, 2002년엔 이회창 정몽준, 2007년에는 이명박 이회창 후보가 보수를 나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 사실상 보수 단일후보가 만들어졌고 그 만큼 보수층 지지가 결집하는 효과를 냈다.

▲ 20일 오전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선대위관계자들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뒤 걸어나오고있다. ⓒ뉴시스

보수층에는 과거 유신 독재에 대한 상처가 있는 세력이 많다. 또 세종시 등에서 박 후보와 생각을 달리하는 세력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이 대결집을 이룬 것은 종북세력에 대한 견제, 즉 ‘안보’라는 가치가 힘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대연합에 성공한 박 당선인의 숙제는 이제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 넘는 ‘국민대통합’의 완성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보수와 진보의 뚜렷한 대립을 녹이고 통합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비박계 인사들과 민주계 인사들의 지지를 끌어낸 능력을 향후 5년 동안에도 발휘, 국민대통합을 이루는 것이 박 당선인의 몫으로 남겨졌다.

박 당선인은 20일 오전 대국민 당선인사를 통해 공약으로 약속했던 ‘국민대통합’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첫 대국민 메시지에서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의 역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역과 성별과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해 대한민국의 숨은 능력을 최대한 올려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과 100퍼센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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