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경제체제는 왜 빈곤하게 됐나?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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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경제체제는 왜 빈곤하게 됐나? [특별기고]
  • 조찬옥 (사) 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승인 2023.10.2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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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찬옥 (사) 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19세기 서양에서 시작한 좌익 급진주의 사상으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용어 사용에 정확한 구분 없이 일부 정치학자들에게는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통상 이념적이고 사상적인 측면에서 이야기 할 때는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선호하고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할 때는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선호하기도 한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둘 다 경제운영의 측면에서 개인의 소유권과 재산권. 생산과 분배에 대한 권리보다는 사회의 권리 즉 공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자본주의의 문제점 때문에 양극화가 깊어지고 문제가 깊어진다고 생각하며 이를 수정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공산주의는 일반적으로 사회주의보다 좀 더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자세를 취하는 개념이다.

공산주의는 노동자들이 상위계급에 대하여 투쟁하고 혁명을 이용하여 봉기할 것을 말했다. 공산주의(Communism)라는 단어는 독일의 정치철학자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1848년에 낸 공산주의 선언에서 구체화된 개념이고 꼬뮨(Commune. 함께살며 소유와 책임을 공유하는 공동체)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대응할 단어가 마땅치 않아 공산주의라는 단어로 번역했지만 결국 혁명으로 세워진 강력한 정부가 모든 자산과 생산을 소유하여 경제를 통제하고 그 정부가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분배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반면 사회주의란 낱말은 마르크스 이전부터 구 소련의 붕괴 이후까지 계속 존재하는 단어로 애초에는 산업혁명으로 경제와 생산이 확대되어 가던 시절에 공장소유자. 기업가 같은 자본가들은 부를 축적하는데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가난한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생겨난 사상들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개념을 정확히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혼란스런 개념으로 존재하지만. 오늘날에는 유럽을 포함한 많은 민주주의 혹은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사용되는 개념으로 혁명적이나 급진적인 방법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사회적 정치적 체계를 변화시켜 소유나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개념을 지칭한다고 보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19세기 말 칼 마르크스는 당시 유럽의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서는 필연적으로 사회주의가 생성될 것이라 예언했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예언과는 달리 실제로 사회주의 혁명이 발생한 곳은 당시 유럽에서 가장 전근대적인 농업국이었던 러시아였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시작된 소련의 공산주의는 정치적으로는 일당독재를 경제적으로는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를 그 이념으로 삼았다.

이후 70여 년에 걸쳐 전세계 수십억 인구를 대상으로 한 사회주의의 대 실험이 전개됐다. 그래서 흔히 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에 의해서 체계화했지만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양한 면모를 지녀왔다. 자본주의의 모순·계급·투쟁·혁명을 통한 사회 전복 등이 핵심 개념인데 레닌은 혁명가가 이끄는 정치투쟁을 강조하면서 러시아 혁명을 성공시켰고 마오쩌둥은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면서 농촌 조직화에 성공하여 중국을 공산화 했다. 자기를 과학적 사회주의자라고 자신했던 칼 마르크스는 사회주의가 실현되면 노동자들의 빈곤. 인간소외. 불황. 실업 등 자본주의의 모든 폐해가 사라지고 이 세상에 낙원이 올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현실의 사회주의 국가에 나타난 것은 낙원이 아니라 생산성 하락. 권력투쟁. 귄력에 따른 불공정한 분배. 공산당 독재와 개인의 자유 실종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나타난 이러한 병폐를 사회주의의 실패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이나 북유럽에서는 민주주의와 결합하여 사회민주주의로 발전하거나 이탈리아 같은 남유럽에서는 아나르코생디칼리슴 같은 조합주의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다룰 문제는 정치사상이나 체제 논리는 생략하고 사회주의 경제논리만을 펴보기로 한다. 어떤 사회든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반듯이 해결해야하는 기본 경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언제 얼마나 생산하는가 하는 것이다. 사회나 경제단위가 이 문제를 질서 있게 해결하는 방식을 경제체제라 한다. 경제체제는(경제)주체에 따라 나눌수 있고. 국민경제가 주체인 체제. 곧 국민경제가 기본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국민경제체제다. 지역경제가 주체라면 지역경제체제. 세계경제가 주체라면 세계경제체제이며 경제체제는 경제주체가 경제활동을 펼 때 따라야 하는 기본질서 역할을 한다.

경제체제가 다른 사회는 당연히 경제활동의 과정과 결과도 달라지게 된다. 현대 세계에는 크게 자본주의 경제 체제와 사회주의 경제 체제라는 두 경제가 양립하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란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와 관리자본에 의한 임금노동의 착취와 그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 자본주의적 시장생산의 무정부성 등에 반대하여 생산수단의 공동소유와 관리 계획적인 생산과 평등한 분배를 주장하는 경제이론 또는 사상을 말하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의 장점은 분배의 형평성인데 이것도 이론적이지 실제로 이루어지진 않았다고 볼 수 있고 단점은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이다.

한때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존재를 위협하는 대안으로 자리 잡기도 하였다. 그러나 자원배분의 비효율성 때문에 90년대 초반에 와서는 대부분의 사회주의 정권이 몰락을 하였다. 현재는 북한을 비롯한 몇몇 국가만이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으나 앞으로 많은 변질이 예상되고 있다.

사회주의 체제는 주로 19세기와 20세기에 세계적으로 활발히 논의되다가 공산주의와 사회민주주의 두 가지 입장으로 나뉘어 졌다. 이러한 구분은 1889년 제2의 인터네셔날 (국제노동자협회. International Workingmen's Association)이란 사회주의 계열의 개인. 노동자. 노동조합. 정당들에 의한 국제적 조직을 말한다.)이후에 발생하였다. 반대로 자본주의 경제체제란 생산수단이 대부분 사적으로 소유되고 판매를 위하여 기본적으로 생산된 상품이 시장과 가격에 의존하여 거래되는 경제를 일 컷는다.

그래서 흔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빈부격차는 어쩔 수 없다는 말들이 오가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 체제의 단점으로 빈부격차를 꼽고. 반대로 사회주의 경제의 장점으로 평등분배를 꼽고 있는 것이다. 두 체제는 추구하는 이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경제적 특징 역시 구분되고 있다. 먼저 사회주의의 경제적 특징으로는 권력의 집중,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 계획 경제가 있다.

사회주의의 경제적특징의 권력 집중이란 특정인 또는 특정집단(당)이 모든 가치판단과 정책결정을 하며 당이 국가의 모든 상부구조를 지배하기 때문에 사회경제단위의 경제적 목적은 국가의 행위에 밀접히 연관되거나 통합적으로 다 나타남을 의미한다. 또한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란 자연자원과 토지 및 제조업. 금융업. 국내외 교역 등의 부분에서 자본은 거의 대부분 국가 소유의 형태를 가지는 것을 의미하고 계획경제란 경제계획은 국가의 계획당국에 의하여 당이 설정한 국가사회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수립 밎 진행 등을 의미하고 있다.

그래서 사회주의경제가 생산수단이 낮은 주된 이유는 국가소유 형태를 가지고 있어 근로의욕 부족. 경쟁의 부재와 정보수집의 어려움이라는 세 가지다. 이 중에서 근로의욕과 경쟁의 부족은 자명한 것이므로 생략하고 정보수집의 어려움은 사회주의에서 정부가 생산계획을 정확하게 세우려면 각 생산물 별로 한 종류의 생산물 안에서도 수많은 각 모델 별로 수요가 얼마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만 한다. 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수요는 끊임없이 변함으로 정확한 수요정보를 얻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 마르크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사유재산이 없어지므로 사람들 간의 갈등과 투쟁도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재산을 목표로하는 투쟁은 사라졌지만 권력을 얻기 위한 투쟁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직업, 소득. 주택. 교육. 명예 등 개인의 행복에 중요한 모든 것을 권력이 결정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회주의에서의 권력에 대한 투쟁은 자본주의에서의 재산을 향한 투쟁보다도 더 치열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주의 경제폐단은 개인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박탈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두 기지로 설명할 수가 있다. 사회주의 경제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자유인 직업과 직장 선택의 자유가 크게 제한되고. 경제에서는 생산과 분배가 모두 중앙정부의 계획과 지시에 의하여 이뤄지고 있다.

중앙정부가 자신이 세운 생산계획을 실시하려면 모든 생산요소를 장악하고 이를 각 생산단위에 배분하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에서는 자유를 제한하는 일당독재 정치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 정부가 계획생산을 실시하려면 노동력 곧 사람들을 완전히 장악하여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민들에 도전받지 않고 강력하여야만 한다. 이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강력한 공산당 일당독재가 구축되의 개인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게 되는 경향 때문에 집회. 결사. 언론의 자유와 같은 정치적 자유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가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고 자본주의 즉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경제적 풍요를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불평등과 격차라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주장을 한다. 자본주의에서 모두가 행복해지기는 불가능한 만큼 사회주의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또한 사회주의자들은 경제 권력의 평등화를 도모하였다.

돈이 곧 권력이므로 부의 거대한 불평등이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부의 창출보다는 부의 분배에 집중하였다. 그들은 토지와 공장 등 생산수단을 공유하고 협동으로 생산하는 체제 건설을 시도했다. 경쟁사회가 아니라 협동사회를 통해서 불평등과 격차를 바로 잡자는 의도였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고 자유를 억압하고 경제를 망가뜨렸다.

윈스턴 처칠은 이를 두고 자본주의의 고유한 결점은 혜택의 불평등한 분배에 있으며 사회주의의 고유한 미덕은 곤궁의 평등한 분배에 있다고 하였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체택한 국가에서도 빈부격차는 있으며 다만 사회주의 체제는 빈부격차의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우선으로 치유되어야할 사회의 질병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인기를 얻는 가장 큰 미끼는 경제적 평등이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행복해졌을까 불행해졌을까 ?

사회주의를 택한 나라들은 보면 극히 일부지배층만 대대로 특권을 누렸고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은 불행한 삶을 보내야만 했다. 자본주의가 소득을 기준으로 한 계층사회라면 사회주의는 권력을 기반으로 한 계급사회가 되었고. 정치와 경제에서 평등을 추고했는데 역설적으로 더욱 불평등한 사회가 되는 모순을 발생하게 되었다. 정치권력은 역사에서 오래동안 경제권력을 지배를 하였고 동양권에서는 사농공상주의 원리 속에서 황제와 선비계급이 모든 권력을 향유했으나 서양에서는 왕과 교회가 지배층이 되어 농민과 상인들을 지배를 하였고 정치권력은 자유 민주주의 도입과 함께 점차 약해졌다.

영국에서는 명예혁명을 기점으로 정치권력이 경제 권력을 간섭할 수 있는 힘이 크게 줄어들었던 반면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창의력이 보호를 받게 된 것이다.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꿈꾼 사회주의자들은 경제 권력에 대한 통재를 꿈꾸어왔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경제는 발전하지 않는다는 것 프랑스의 경제학자 귀스타브 르 드봉은 1896년 출간한 사회주의 심리학에서 다음과 같이 진단하였다. 사회주의가 핍박 없는 모두가 잘사는 평등주의를 주창했지만 사회 발전 원동력인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억압하기 때문에 결국 핍박과 빈곤을 낳게 된다 하였다.

르봉의 진단 이후 21년만인 1917년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이 탄생하였고 소련을 포함한 사회주의 국가들은 르봉의 예언을 현실화 시켰다. 사회주의 국가들은 예외 없이 빈곤한 계급사회가 되었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찬옥은…

故김대중 전 대통령 사단인 동교동계 소속으로 현재는 사단법인 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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