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문민 민주주의 시작’ 강연…“YS 정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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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문민 민주주의 시작’ 강연…“YS 정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1주년]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3.11.16 09:2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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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통합과 문민정부…김현철 이사장 특강서 비화 전해 
김인규 전 행정관 등 청년 정치인들…YS 청년 정신 기려 
김영삼아카이브 구축 준비 등… YS 재조명 작업 ‘박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재단법인 영삼대통령기념재단은 15일 저녁 6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김영삼: 문민 민주주의의 시작’을 주제로 설립 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재단법인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은 15일 저녁 6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김영삼: 문민 민주주의의 시작’을 주제로 설립 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문민정부 출범 30주년을 맞아 지난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단법인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이사장 김현철) 설립 1주년 기념식에서는 문민민주주의 시대를 개막한 지도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사상과 업적이 되새겨지는 순간이자 YS를 기리기 위해 참석한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서 그의 정신이 되살아나는 특별한 부활의 경험이 펼쳐지고 있었다. 

재단에서는 지난 6월 28일 여의도에서 청년정치네트워크파티를 진행한 적이 있다. 만25세 최연소로 경남 거제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이후 40대 기수론을 주창하며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던 YS야말로 청년 정치인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청년정치네트워크파티에서는 이 같은 청년 YS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며 오늘날 청년정치의 현주소와 이정표에 대해 논의한 바 있었다. 

마침 이날 기념식에서도 재단설립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YS 손자이자 부산 서동구 출마를 준비 중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필두로 국민의힘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 김재섭 도봉갑당협위원장, 이승환 중랑을 당협위원장, 권오현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실 행정관 등 다수의 청년 정치인들이 참석해 활력을 더했다. 

식전 행사에서는 YS가 생전 가족들과 모인 자리에서 가장 좋아했다는 ‘만사형통하리라’는 구절이 담긴 찬송가를 부르는 귀한 영상이 MBN 단독보도 출처로 잠깐이나마 상영돼 애틋한 여운을 안겼다. 화면 속에서 YS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그시 눈을 감고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 위로 받겠네.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하리라.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하리라”라는 찬송가를 숨이 가빠오는 와중에도 힘줘 부르고 있었다. 

2015년 서거하기 전 공개적으로 부른 마지막 찬송가로서 가족들이 박수를 치자 “우리 어머니가 부엌에 가나 길에 가나 부르는 찬송가야. 그래서 내가 들어서 외웠어요” 라고 가족들에게 설명해주는 모습도 영상을 통해 전파되고 있었다. 피붙이들을 위해 찬송가를 불러주는 한편으로 어린 시절 자신에게 같은 노래를 불러주던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겠구나 싶으니 어떤 심정으로 눈을 감고 불렀을지 가늠되는 듯했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15일 저녁 6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김영삼: 문민 민주주의의 시작’을 주제로 설립 1주년 기념행사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15일 저녁 6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김영삼: 문민 민주주의의 시작’을 주제로 설립 1주년 기념행사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본 행사에서는 YS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역사적 새로운 증언도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김현철 이사장은 ‘3당합당과 문민정부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YS가 87대선 당시 DJ(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미창당지구당수 요구 조건 들어주기 등 여러 양보를 하긴 했지만 더 나아가 모든 것을 다 내주기는 차마 어려웠던 진짜 이유에 대해 자신이 들었던 것을 토대로 들려줬다. 

우선 그 전에 3당합당의 의의에 대해 그가 전해준 대목부터 일부 살펴보기로 한다. 

“40대기수론이 지도자로 발돋움하는 전환점이 돼줬다면 아버지의 목숨을 건 23일간 단식투쟁은 민주세력을 재결집하는 데 힘이 돼준 역사적 결단이었다. 또 하나, 군정을 종식시킨 3당통합이야말로 YS의 세 번째 역사적 결단이었다. 만약에 3당통합이 없었다면 군정이 종식되기도 어려웠고 문민정부가 탄생되기도 어려웠다. 역사적 가정은 없다지만 동남아시아의 미얀마나 남미의 군사독재를 반복하게 됐을지 모를 일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조차도 YS가 대통령이 됐지만 군부와 타협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그 당시는 군인들의 권력이 막강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3당통합에 의해서 문민정부가 출범하고 불과 15일 만에 하나회를 청산한 것은 대반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얘기한 김 이사장은 “여담이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양김 단일화 불발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87년 DJ와의 단일화 때도 저는 아버지께 ‘만약에 양보를 전폭적으로 하신다면 DJ가 정권을 가져갈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면 아버지는 국부로 남을 거라고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렇게 말했다. 그때는 너무 당돌했던 것 같다. 아버지가 화를 내실 줄 알았는데 진지하게 ‘만약에 내가 양보를 해서 김대중 씨가 당선이 된다면 내가 한다. 그런데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거다. 김대중 씨로 단일화가 된다면 절대 군부가 가만 있지 않는다. 더 비극적인 사태가 커진다.’ 이런 말씀을 하는 거였다. 저는 그 뒤 더는 말을 못 드린 기억이 난다.”
 

재단법인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은 15일 저녁 6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김영삼: 문민 민주주의의 시작’을 주제로 설립 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재단법인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은 15일 저녁 6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김영삼: 문민 민주주의의 시작’을 주제로 설립 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당시는 DJ에 대해 4대 불가론(영남‧군인‧기업인‧공직자 반대)이란 게 있었다. 이 때문에 DJ가 되면 군부가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전해지기도 했다. 그 점을 YS도 깊게 염려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군정 종식을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겠다는 비장한 마음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이었다. 

“3당통합 이후 정치개혁은 완전히 바뀌게 됐다. 그 이전에 군부독재와 민주세력 간 싸움 자체가 다시는 이 땅에서 정치군인의 등장을 아무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정리가 다 끝난 거였다. 이제 모든 정치지형이 소위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이 그렇듯 진보와 보수의 패러다임으로 바뀐 것이었다.”

정치 지형의 변화로 이어진 특강은 윤석열 정부가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말로 오늘날의 정치 상황 얘기로 넘어왔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많지만 야당이 입법 권한을 갖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말이 안 된다고 본다. 독재와 싸우더라도 대화와 타협이 있었는데 지금은 정치 자체가 실종된 상태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패턴임에도 전쟁이다. 사실 정치는 스포츠 정신처럼 치열하게 경쟁하고 깨끗하게 승복하는 것이다. 정치도 그렇게 가야 하는데 내전 상태로 전쟁을 하고 있다. 선거도 민주주의적 승패를 봐야 한다. 그렇게 가야 정상적인 민주주의 패턴이 될 수 있다. 내년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가 됐다. 나아가 2028년 총선, 2032년도 총선이 있는데 그때는 대통령 선거도 같이 있다. 지난 3당통합은 화학적 결합을 이뤄냈고 그 당시는 군부와 손을 잡고 타협해 군부를 청산하는데 성공했다. 32년쯤 가면 체제를 바꿔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총선과 대선이 같이 있는 해에서 우파의 온건파, 좌파의 온건파들이 역사적 대타협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
 

15일 저녁 6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김영삼: 문민 민주주의의 시작’을 주제로 김영삼대통령재단 설립 1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15일 저녁 6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김영삼: 문민 민주주의의 시작’을 주제로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설립 1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뒤이어서는 김형진 세종 회장의 축사에 이어 기념공연으로  베이스 김대엽 씨와 소프라노 이순영 씨의 축하무대가 마련됐다. 청산에 살리라, 라비앙로즈, 메기의 추억 등이 울려지자 좌중에 미소가 돌았다. 만찬 시간에는 전체 사회를 맡은 김광용 김영삼재단 이사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최동열 사무총장이 주요 참석자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화기애애한 친교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YS 동서이자 기아그룹 부회장을 지낸 도재영 (사)동북아평화연대 명예이사장을 비롯해 YS 부인 손명순 여사의 동생인 손창희 전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이사장, 손 여사를 보좌하는 김상학 비서실장, 김세진 비서관, 지만호 민주평통상임위원, 장철호 전 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김석인 국제문화예술협회 본부장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저마다 YS와 얽힌 추억담이나 재단의 발전을 기원하며 YS 정신이 담긴 ‘대도-무문’ 등의 건배사를 읊었다. 또 서울대 재학생들도 찾아와 아주 오랜 선배이기도 한 YS 업적들을 열거하며 감사와 존경의 소감을 밝혀 흐뭇함을 전했다.

재단은 작년 8월 출범한 이후 YS 문민정부의 주요 정책들에 대한 논문과 사료로 구성된 기념 출판물 발간 등 재조명 작업에 활발히 매진 중에 있다. 최 사무총장이 전한 그간의 활동보고에 따르면 △문민정부 30주년 기념 출판물 발간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기념식 △문민정부 30주년 기념 출판물 기증식 △김영삼아카이브 구축 준비 △손명순 여사 기념영상 제작 중 △YS 아고라 동작구 문화관광해설사 교육 △청년정치네트워크파티 △대통령기록관기록물재난 대비 실습교육 참여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교류 △다함께 친환경 우산 제작 등을 진행했다. 

김 이사장은 “이 모두가 여기 계신 분들의 관심 덕분에 이뤄질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하며 기념식의 끝을 맺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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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호 2023-11-16 21:43:36
수고하셨습니다. 기사를 참쓰시네요!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그때 그시절 2023-11-16 15:36:18
현철아 니가 그때 그 범죄를 안 저질렀으면 김영삼 대통령은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너는 그때도 지금도 큰 죄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