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사업의 사각지대 살펴 도움줘 눈길
청년 임상환 이사장, 당사자성에 기초해 설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서울 양천구 소재 청년미래재단은 한 청년의 꿈으로부터 시작됐다. 그 꿈은 청년들의 주체성과 연결된다. 비전을 펼치는 것도 청년, 버팀목이 돼주는 것도 청년이 주도하겠다는 당사자성에 기초해 커나갔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재단은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 문제, 창업의 애로사항들, 청년정신건강 문제를 해소하고 청년 복지 향상, 청년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청년창업지원금, 사무실무상임대, 청년골든벨, 청년 상담, 청년네트워킹 지원사업을 실시 중에 있다.
임상환 청년미래재단 이사장은 올해 30대다.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NGO 활동을 할 때부터 청년들 지원 사업에 꿈을 품어왔다. 유력 회사에서 열심히 번 돈을 기본 동력으로 뜻있는 동지들을 규합하고 조력해줄 유관기관들을 찾아 나서며 지금의 재단을 만들었다.
지난달 15일 찾은 5층으로 된 재단 건물 1층에는 입주기업가들 창업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카페지기 심동근 상담센터장은 하버드 대학 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이곳에서 청년 심리상담일을 맡고 있다. 더 좋은 직장을 다닐 수 있었지만 좀 더 의미 활동에 뜻을 두고자 재단 이사장 꿈에 동참하게 됐다.
계단을 올라가면 다양한 아이템의 사업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제조‧유통부터 오락플랫폼, 크리에이터 분야 등에서 꿈을 펼치는 청년창업가들이 일곱 팀 모여 있다. 각자의 공간에서 일에 몰두하고 거래처 관계자들을 만날 땐 공유 회의실을 활용하며 열심히 내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가고 있다.
사업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던 이들은 재단 공모사업에 지원해 입주하게 된 경우다. 웬만한 공유 오피스는 사용료가 비싸고 시중 사무실 임대 또한 유지비 부담이 크다. 막 첫걸음을 내디딘 청년 창업가들로서는 단 한 푼이 아쉽기 마련이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하는 청년 창업 지원사업에 문을 두드리자니 트렌드라 할 만한 특정 분야에 집중된 경향이 짙다. 소외되는 업종이 의외로 많아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청년미래재단은 이 같은 사각지대에 놓인 2030 창업가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꿈을 키우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전액 무상으로 공간을 내줘 온전히 비즈니스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 결과 사업적 시너지도 배가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는 것이 입주자들의 전언이다.
발레복의 일상화를 목표로 수제발레를 제작해 판매하는 유민정(여‧33) <대가제> 대표 또한 안정적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상시 오픈의 기회를 얻게 돼 전보다 매출이 늘었다며 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20대 중반의 박성진 <진필라벨> 대표도 대규모로 생산하는 기존 라벨업체들이 대부분인 시장에서 소규모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어 이미 30억 원대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도유망한 청년 기업가로 보유한 특허만 17개에 이른다. 좋은 조건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새로운 보금자리로의 이사도 앞두고 있다.
그러기까지 재단에 신세를 톡톡히 졌다고 하는 박 대표는 “보통 사무실을 임대하게 되면 매달 지출되는 고정 비용만 적게 잡아도 연간 800만 원으로 추산된다. 초기 사업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사무공간을 지원받아 전념할 수 있던 덕분에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필라벨>이 여러 정부 사업들을 수행하게 된 것도 재단으로부터 사무공간을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굉장히 감사를 많이 느끼고 있다”며 “우리도 재단에 도움을 받았듯 향후에는 다른 청년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했다.
청년들 서로가 끌어주며 버팀목이 돼주는 것. 임상환 이사장이 용기내 청년 세대 주도의 재단을 만든 것도 청년들끼리 서로 끌어주고 뒷받침해 주는 청년 행복시대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에서부터였다.
재단의 로고 또한 서로 맞잡은 손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용주 사무국장 설명에 따르면 위의 노란색 손은 지원, 아래의 파란색 손은 자립을 뜻한다고 한다. 위에서 끌어주고 아래서 밀어주며 함께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미래를 상징한다는 얘기다.
임 이사장은 “재단이 바라는 것 또한 청년들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 발전해나가며 더불어 나눔이 확산되는 데 있다”며 “나아가 젠더 혐오, 세대 혐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앞으로는 청년들이 나서서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알려주는 등 세대통합의 가교 역할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모두가 청년들의 긴밀한 네트워킹에서 비롯돼 발전돼가고 있다는 것이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임 이사장은 “누군가는 청년을 약자라고 말하지만 젊음과 패기 그리고 창창한 미래가 있기에 결코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청년미래재단은 청년들이 만들어갈 위대한 시대, 청년이 행복한 시대를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임상환 이사장과의 - 어떤 계기로 청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재단을 출범하게 됐는지? - 초기 시행착오도 겪었을 텐데. “처음에 여러 사업을 진행할 때 많은 어려움들이 존재했었다. 재단 설립 추진했을 때 여러 곳에서 우리 재단 설립이 어려울 것이라는 등 부정적인 시선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굴하지 않고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재단을 설립하려는 뜻을 열심히 전달했다. 청년미래재단 이사, 감사들과 모여서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많은 분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4개월 만에 재단 설립허가가 나게 됐다. 첫 사업으로 창업지원금 사업과 사무실 임대사업을 동시에 추진했다. 첫 사업이다 보니 신청자가 있을지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서울 곳곳에 있는 창업지원센터와 오랑, 청년 관련사업을 하는 재단 및 기관들에 직접 찾아가 센터장님들을 만나고 포스터도 직접 붙이고 저희 재단과 사업을 홍보했다. 그 결과 오히려 너무 많은 수의 지원자가 들어와 8배수(81명 지원, 10팀 선정) 이상의 지원자들이 몰려서 너무 아쉽지만 청년사업가 10팀을 선정해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웃음).” - 중점 사업들은 어떻게 되나. “중점적으로는 5가지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푸른나이, 에이피그린, 워킹엔츠라는 청년창업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푸른나이는 상담플렛폼으로 청년정신건강, 청년심리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체이다. 에이피그린은 수소포집기술을 가지고 있는 청년스타트업으로 ESG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리라 믿는다. 또한 워킹엔츠라는 정원이라는 다소 생소한 콘텐츠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청년기업도 있었다. 이 3기업들 모두 청년일자리를 만들고 청년기업의 귀감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다음으로는 사무실무상임대 지원사업이다. 저의 사무실에 함께 자리를 잡고 기업을 운영을 하는 청년사업체도 7개가 있다. 클린라벨(주방기기, 정리용품 OEM 및 유통), 쇠질컴퍼니(운동유튜브 및 건강기능식품 유통판매), 진필(의류 라벨 원스톱서비스), 데가제(발레복), 위이(방탈출 등 놀거리 어플리케이션), 에코미디어랩(에코마케팅), 티치갭(게임 관련 온라인교육 시장 선도기업) 이렇게 7개 기업이 저희 청년미래재단에 입주해 있는 상황이다. 이 기업들이 성장해 많은 청년들을 고용하고 청년일자리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희 재단은 라운지 활성화와 청년들이 바쁜 와중에도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킹사업도 진행 중이다. 5개의 모임과 동아리가 저희 재단라운지에서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재단 1층 상담센터에서는 10월부터 청년심리상담을 진행 중이다. 청년들의 심리상담을 지원하며 청년들의 정서안정에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 11월 24일에는 건국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는 청년골든벨을 실시했다. 청년골든벨을 통해 청년들에게 청년이슈에 대한 이해 청년들의 지식 함양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건국대학교에서 진행했 다음에는 한양대, 이화여대 등 다른 학교에서도 매년 개최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저희와 같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투자를 받게 돼 무척 보람찼다. ‘청년미래재단이 빌려준 사무실에 입주해서 열심히 사업을 추진하니 표창을 받음’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주 힘이 나서 더욱더 열심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사업은. “세대 공감, 세대 통합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다. 그 관점에서 재단에서 진행하려했던 공모사업 중 아쉽게 떨어진 사업들이 있는데 심기일전 중이다. 청년과 노년과의 세대 차이를 줄이기 위해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재단 내 입주기업들 중 놀거리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인 <위이>와 유튜브 전문기업 <쇠질컴퍼니>와 함께 진행하려했던 사업들이다. 노년층에게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놀거리 예약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노년층의 디지털기기 이용을 확대하려 했다. 유튜브 제작 강의 등을 토대로 노년들과 청년들이 함께 놀거리를 즐기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함께 하고자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려고 했었다. 아쉽게 공모사업으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청년미래재단에서 추진하고자 한다.” - 청년 지원 활성화 관점에서 정부 사업 중 아쉬운 점이 있다면 뭔가. - 이참에 정부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윤석열 정부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청년들의 구원투수를 자처하면서 여러 공약을 내세웠다. 물론 청년보좌역을 신설하고 청년들이 정부기관에서 목소리를 내게 되기도 했지만 현 행보를 보면 역행하고 있다고 보인다. 정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 삭감이 우려스럽다. 기재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은 2197억여 원으로 올해 정부예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청년들의 예산을 결정하고 정책을 추진할 때는 당사자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진행을 해야할 것임. 또한 청년일자리정책이나 청년거주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때는 현금을 지급하거나 대출을 해주는 미봉책보다는 R&D기술지원 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장기적으로 늘리거나, 집값을 안정화 시키는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정책에 조금 더 관심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뒤 청년들의 삶은 더욱더 어려워졌다. 국무조정실에서 실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 비율은 67.4%에 불구하고 특히 월 평균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252만원에 불과하다. 금리는 오르고 경기는 바닥을 찍고 있는 상황 등 힘든 시기를 버텨야 하지만 사회 초년생인 청년은 체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 청년인 우리 모두 똘똘 뭉쳐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갔으면 한다. 또한 청년 문제들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고 본다. 누군가의 미래, 누군가의 과거, 누군가의 현재인 청년의 손을 잡아주세요.” -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바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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