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지분 담보' 제시 채권단 일단 ‘긍정적’…사업장실사·반대채권 인수여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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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지분 담보' 제시 채권단 일단 ‘긍정적’…사업장실사·반대채권 인수여부 '변수'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1.09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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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창업회장 “필요하면 지주사·SBS지분 담보로 내놓겠다”
채권단 긍정 평가했지만 “대규모 추가부실 나오면 중단” 경고
다양한 이해관계로 채권자 입장 엇갈릴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필요시 지분 담보 제공' 약속에 채권단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다만 태영건설 사업장의 실사를 거쳐 확인된 부실 규모와 향후 반대 채권자들의 지분을 인수하는지 여부가 워크아웃 순항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채권자 사이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워크아웃의 속성도 변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윤세영 태영 창업회장이 필요하면 TY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권단측은 입장문을 통해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인 TY홀딩스와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태영이 워크아웃을 위해 급한 불을 껐지만 향후 워크아웃이 순항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사업장 실사 결과 드러난 부실이 예상보다 클 경우 워크아웃이 난항에 빠질 수 있다.

채권단이 집계한 태영건설의 위험 채무는 9조5000억여원이지만 태영건설은 실제 부실 규모가 최대 2조5000억여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분양률이 75%이상인 사업장과 공공이 발주한 SOC사업장, 시행사 연대보증은 부실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주요 논리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실제 우발채무 규모가 2조5000억원이라는 점을 지난 3일 채권단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장 실사결과 태영건설의 부실채무가 추가로 나타난다면 태영측은 추가 자구책을 더 내놔야 할 수도 있다. 채권단은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되면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우 태영 오너 일가가 지주사와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뒤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지분 매각과 대주주의 추가 사재출연이다.

워크아웃 반대인수청구권 행사도 쟁점이다. 반대인수청구권은 워크아웃 개시에 반대하는 채권자가 태영측에 채권 인수를 요구하는 권리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에 따른 워크아웃은 일반 워크아웃과 달리 채권자의 동의를 75%만 얻어도 진행되지만 반대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대상기업에 지분 인수를 요구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에 채권자가 반대인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응하라고 요구했지만 태영건설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태영건설이 반대 의사를 보인 이해관계자의 채권을 인수하는 경우 워크아웃에 필요한 자금 소요가 추가된다.

워크아웃 채권단 내부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경우도 워크아웃 순항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태영건설 채권단 가운데 금융지주사와 계열사는 30%의 채권액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0%가량의 나머지 채권액은 중소 금융회사 몫이다. 사업장별 부실 위험성이 달라 채권자별로 워크아웃에 대한 유불리가 다를 수 있다.

한편 이날 서울 여의도 TY홀딩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윤세영 창업회장은 “PF사업장 가운데 부실한 것은 과감히 정리하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만약 그래도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최금락 TY홀딩스 부회장은 “기존 자구책 4가지를 철저히 이행하면 워크아웃 실행 계획이 확정될 4월까지 유동성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여러 사정으로 유동성 해소가 되지 않으면 TY홀딩스와 SBS의 주식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것이 윤 창업회장과 윤 회장의 각오”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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