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오피스텔 시장…당근책에는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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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오피스텔 시장…당근책에는 움직일까?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1.17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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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전세가 하락…거래량도 크게 감소
공사비 상승에 자금 조달도 녹록지 않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행정안전부의 오피스텔 1㎡당 표준가격기준액이 가장 높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모습. ⓒ연합뉴스
행정안전부의 오피스텔 1㎡당 표준가격기준액이 가장 높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모습. ⓒ연합뉴스

오피스텔 시장이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매매와 전세가격이 모두 떨어지고 공급도 큰 폭으로 줄며 시장이 얼어붙었다. 정부가 이른바 1·10 부동산대책을 통해 PF보증을 오피스텔로 확대하는 등 각종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시장이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3분기에 비해 0.56% 떨어졌다. 1분기 대비 2분기 하락폭(1%대)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2·3분기 하락폭 0.37%보다 다시 확대됐다. 전세가도 지난해 4분기 들어 0.38% 하락하며 3분기 0.27%를 상회했다.

이처럼 오피스텔 매매·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부동산경기 부진에 고금리, 전세사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것이 거래량 감소와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4만6000여건이던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2만8000여건으로 40% 가까이 감소했다. 분기별로는 2022년 4분기 7000건을 밑돈 이후 작년 내내 7000건 전후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더해 경기가 바닥을 치고 착공이 쉽지 않은 건설업계 분위기 때문에 오피스텔 공급 물량도 4년째 줄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오피스텔 공급량은 1만2800실로 전년동기 대비 67.1% 감소했다. 2019년 10만9000여실을 공급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약 5만1900가구에 머물렀다.

문제는 정부가 오피스텔 규제완화 카드를 제시했음에도 효과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오피스텔 공급 확대를 통해 가구 변화에 부응하고 전세사기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1·10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이를통해 오피스텔 건축규제 및 세제를 완화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그동안 오피스텔에 설치할 수 없었던 발코니를 전면 허용하고 PF대출 보증한도를 10%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주거용에 한해 전용면적 60㎡의 오피스텔을 내년 12월까지 구입하면 보유주택 수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완화에도 결국 건설사가 착공을 결심하는 근거인 사업성이 나아질지는 의문이다. 사업성 악화의 원인이 부동산PF발 위기와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피스텔은 시행사 또는 건설사의 자체사업으로 진행돼 건설시장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비용 대부분을 시행사 또는 건설사가 해결해야 하기 때문인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3.37로 전년동월보다 3% 넘게 상승하는 등 사업비 부담이 최근들어 가중되고 있다.

아울러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건설사에 대한 신용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금융기관들의 발표는 PF 등을 통한 자금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사례에서 보듯 일부 건설사에서 금융권 주도의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회사채 등의 원리금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PF우발채무, 유동성 등의 위험요인을 신용도에 더욱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게다가 주택사업 경기전망도 어둡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11일 발표한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1월 자재수급지수와 자금조달지수는 전월보다 각각 3.9, 5.5 하락한 88.0, 66.1을 나타냈다. 작년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건설업계에 PF발 위기가 고조된 시점을 전후로 하락세가 나타난 것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상황 등을 고려할때 수도권 등 입지 좋은 곳을 제외하고는 사업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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