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미만 사업장도 모레부터 중대재해법 적용…"건설업 특성 고려하라"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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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미만 사업장도 모레부터 중대재해법 적용…"건설업 특성 고려하라" 아우성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1.25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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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 시행 2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 개최
"소규모 현장에서 감리가 안전관리 업무 맡는 방안 검토"
"10여개 조문으로 전체 현장 규제…CSO 권한 확대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실장이 2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승현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실장이 2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승현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을 건설산업의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러 곳에서 사업장을 낸 뒤 완료후 폐쇄하는 일이 반복되는 건설업 특성이 제조업 기반의 안전보건관리체계와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추상적인 법조항이 안전관리 강화의 걸림돌로 꼽혔다.

주택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는 2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중대재해처벌 시행 2년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여야가 논의하던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 2년 연장 방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27일 사실상 종료되게 됨에 따라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실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건설업이 제조업처럼 사업장이 고정되지 않은 점을 중대재해법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나온 관련 판결을 보면 사업장 여건에 맞게 보건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도록 돼있지만 고정형 생산시설을 설치하는 제조업과 달리 건설업은 안전체계 유지가 어려운 구조”라며 “건설업은 시공과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는 특성을 가져 안전 확보에 힘을 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규모 건설업체는 중대재해법이 요구하는 안전관리자를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박 실장은 “안전관리자는 기존에 안전관리 업무를 맡아 능력이 검증된 인력을 경력으로 채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이·퇴직 인원 가운데 중소기업이 많은 편”이라며 “건설인적자원위원회에서 안전관리 직무를 직무급 제도에 신설하자는 안이 나왔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일반 임원이 안전관리까지 담당하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박 실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을 건설 현장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소규모 현장에서 감리가 안전관리 업무를 맡는 안을 제시했다. 박 실장은 “소규모 건설현장은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체계 아래에서도 안전관리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안전관리자 대신 감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건축현장과 토목공사 현장에 적용하는 기준을 달리 마련하자고도 제안했다. 박 실장은 “전체 공사 가운데 73.5%를 차지하는 건축공사는 공정이 크고 복잡한 반면 토목공사는 기계장비 비중이 높고 근로자 투입이 비교적 적다”며 “건축공사의 중대재해 발생이 더 빈번하므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가 지침을 준수하지 않아서 발생한 재해에 대해서도 짚었다. 박 실장은 “실제로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관행을 따르고 지침을 안 지켜서 사고가 나기도 한다”며 “이러한 ‘인적 요인’에 의한 재해는 법령 적용과 양형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진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2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사례와 판결 분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승현
진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2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사례와 판결 분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승현

한편 진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사례와 판결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진 변호사는 추상성이 중대재해처벌법의 한계라고 강조했다. 진 변호사는 “중대재해법은 16개 조문으로 한국의 모든 업종을 규제하기 때문에 조문이 추상적”이라며 “노동부 중대재해처벌 담당 과장도 처벌 기준에 대해 모를 정도로 예측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법령 9조의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현 시점에서 추상적이고 모호한 현실을 짚었다. 진 변호사는 “법에서 모든 경우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려워서 안전 보건 관련 예산을 늘렸는데도 관련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법 시행 이후 오늘(25일)까지 판결이 13건밖에 나오지 않은 데다 판결문에 양형조건이 아닌 법리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판례로 쌓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대표 등 경영 책임자와 사업장의 사망사고간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에 대해 진 변호사는 “법원 판결을 분석해보니 본사에서 사업 현장의 안전보건을 책임져야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논리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전보건관리자(CSO)를 경영책임자로 두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장 안전을 강화하는 데 적절하다면서도 대표가 책임을 피하는 수단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변호사는 “대표가 현장 안전에 관해 잘 모를 수 있으므로 CSO 임명으로 안전을 확보하는 조직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CSO가 기업 CEO와 오너의 눈치를 안 보고 예산과 인력을 쓸 수 있는 최종 결정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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