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중대재해’ 한화오션, 충분히 노력했다?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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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중대재해’ 한화오션, 충분히 노력했다? [기자수첩]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1.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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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이달 12일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그라인더(연마)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A 씨(28)가 원인미상의 폭발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조사에 나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등은 사고 원인을 에틸렌 가스 폭발로 추정하고, 현재 가스가 누출된 경로 등을 조사 중이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등 노동계는 해당 사고의 원인을 한화오션의 안전·보건·환경(HSE) 시스템 부족으로 짚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한화오션에서 총 5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고, 이번 사고에 앞서 발생한 2도크 연장 와이어 파단 사고에서도 개선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미진했다는 비판이다.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2022년 이후 매년 약 300억~600억 원 규모의 안전·보건 관련 투자를 추가로 집행했고, 관련 인력도 2021년 대비 2023년 말 16명 증원했다는 내용이다.

현장 점검-불안전 요소 지적-개선-확인의 프로세스도 정착 및 운영 중이란 설명도 더했다.

노동계가 요구한 ‘노사합동 사고조사’ 진행 의지도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기존에도 노조 참여 사고 조사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충분한 노력을 쏟아 왔고, 쏟고 있다는 반박이다. 다만, 충분했다는 반박이 적절한 해결책으로 한화오션을 데려다줄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2022년 4월 HD현대중공업(당시 현대중공업)에서 폭발로 인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는 현재 기준으로 HD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마지막 중대재해 사고다. 이후 1년 9개월간 사업장 내 노동자가 숨지는 중대재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여전히 원청 노동자 및 관리직 중심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현장의 우려를 안전보건 시스템에 반영하려는 노력 등이 빛을 보고 있단 평이다.

지난해에는 노사가 함께 산재 희생자 추모공간의 첫 삽을 뜨면서 애도 공간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더 많은 안전 관련 투자와 인원을 현장에 투입했다는 한화오션의 반박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더 많은 투자에도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뜻일 수 있다. 노력의 방향을 돌아보고 다시 잡을 때인지도 모른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은 한화오션이 가스류 안전관리 계획 등을 노사협의를 통해 제출하면, 이를 검토 후 사고 공장 재개 관련 논의에 나선단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통영지청의 작업중지 명령에 따라 현재 사고가 발생한 느태 라다제작 1, 2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통영지청 관계자는 “재개 요청이 들어오면 (사고 사업장뿐 아니라) 전체 작업장 대상 안전조처 관련 계획도 같이 제출받고, 제대로 개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충분히 돌아보고 충분히 소통하고 적절한 대책에 다다르길 바라본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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