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난 尹 정권 탄압당사자, 종로 승리로 정권 심판 이룰 것” [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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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난 尹 정권 탄압당사자, 종로 승리로 정권 심판 이룰 것” [풀인터뷰]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2.01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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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前권익위원장 (더불어민주당) 
“尹 정권, 말로는 공정과 상식…실제 민주주의 훼손”
“윤석열 정부와 맞짱뜨다 ’투사’ 돼…투쟁의 산물”
“3년 임기 완주, 尹 정권과 싸움에서 승리한 것”
“‘살아있는 권력 엄정 수사’ 말해, 수사 용인해야”
“정권심판 우세에도 야당 지지↓…‘선명야당’ 보여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1월 29일 여의도에 위치한 공삼스튜디오서 가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1월 25일 “윤석열 정권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서 이긴 투사 전현희가 민주주의 최전선인 정치 1번지 종로에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 수호와 정권 심판의 기치를 들고자 한다”며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전 전 위원장은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입성했는데, 20대 총선서 강남을 지역구 당선이라는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 2000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보수 텃밭 강남을에서 그는 2위 후보와 약 7% 득표율 차이를 벌렸다. 

최근엔 감사원과 충돌 문제로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운 투사’ 이미지가 강화됐다. 그는 정부 여당의 직간접적 사퇴 압박에도 불구, 3년 임기를 마치고 위원장을 사퇴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전현희 전 위원장 표적감사’ 혐의 관련 최재해 감사원장·유병호 사무총장 수사, 감사원의 공수처 감사 추진 계획 등으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전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에서 “정권 행동대장으로 전락한 종로에 있는 감사원이 ‘국민의 감사원’으로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총선 최전선인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빛의 옷을 입고 지난 1월 29일 여의도에 위치한 공삼스튜디오를 찾았다. <시사오늘>은 이번 총선에 임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남을 당선 전략?…‘정성 지극하면 하늘도 움직여’”
“곽상언·이종걸과 경쟁…시스템 공천 있어 걱정 없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전 전 위원장이 지난 1월 29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 명분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항상 꽃을 달고 있더라. 해바라기는 무엇을 상징하나. 

“희망과 바람이다. 해바라기가 복을 불러온다고 해서 이와 관련된 물건을 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선거 때 해바라기 달고 식당이나 가게 들어가면 복을 불러온다며 다들 좋아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지 않나. 선거 때 사람들 시선을 끌고 지지를 호소하는 데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서 착용하고 있다.”

- 투사 이미지가 강한데, 꽃을 든 모습이 반전이다. 

“원래 이미지는 투사보다 부드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투사 이미지는 무도한 윤석열 정권과 맞짱떠서 싸우다 보니 그렇게 만들어진 것 같다. 투쟁의 산물이다.”

- 민주당에서 이례적으로 험지인 강남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본인만의 필살기 전략이 따로 있나. 

“특별한 건 없다. 선거라는 것은 유권자들 마음을 얻는 거다, 나는 국민들의 마음이 천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속담에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늘도 움직이는 데 사람의 마음을 갖는 것은 조금 더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 강남에서 종로로 바꾼 이유가 있나. 주민들이 섭섭해하지는 않았나.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나의 정치적 명분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다. 권익위원장을 지내며 현장 최전선에서 싸웠던 투사로서, 임기를 끝까지 마친 것은 윤석열 정권과 맞짱 떠 싸워 승리했다는 의미가 있다.

탄압의 당사자, 증인으로서 이번 총선에 임하는 거다.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야당에 있어 정권심판이다. 그 기치를 정치 일번지인 종로에서 내걸고 싸우는 게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 출마하게 됐다.”

- 종로는 정치 1번지로서 상징성이 크다. 당선을 발판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 

“지금 당장은 종로에서 승리하는 게 목표다. 종로에서 ‘정권 심판’ 기치를 걸고 최전선에서 민주당 전체 총선 승리를 견인하는 데 작은 역할이나마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 이후는 다음에 생각할 문제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이종걸 전 의원 등이 종로 출마 후보자로 거론되는데. 경쟁 자신있나.

“종로뿐 아니라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민주당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자들이 다 훌륭한데, 나는 나름의 낮은 자세에서 국민과 유권자를 섬기며 발로 뛰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추미애 전 장관 등이 곽상언 변호사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더라. 당내 기류는 어떤가. 

“당은 시스템 공천을 통한 공정한 공천을 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 우려는 없다. 친소 관계에 의해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응원할 수는 있다. 나 또한 지지해 주는 분들이 많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정치권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큰 걱정은 없다.”

- 종로 민심은 어떤가. 

“나에게 종로 출마해 줘서 고맙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이전까지 종로 국회의원, 구청장, 의장 등을 민주당이 맡았다가 다 바뀌었기 때문에 종로 탈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를 되찾으려는 열망이 큰 만큼 거기에 부응해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권 사퇴 요구, 법조인으로 용납 불가…법치주의 위배”
“尹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임기는 국민과의 약속’ 말해”
“이태원 특별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무책임함에 참담”
“김건희 여사 문제로 국민 걱정 높아…이게 나라인가”


전 전 위원장이 지난 1월 29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권익위원장 시절 이를 악물고 두려움과 공포를 떨치며 버텨냈다”고 말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권익위원장 임기를 지내며 감사원과의 충돌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권익위는 법률적으로 독립된 기관이고 위원장 임기는 3년으로 정해졌다. 법에 정해진 임기를 지키는 것은 독립된 기관의 위상을 지킨다는 의미가 있다.

정권이 사퇴를 요구할 때, 법을 공부한 사람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었다. 법치주의에 위배되는 일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임기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내가 감사원 감사까지 받으면서까지 고통받아야 할 일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 심경이 어땠나.

“이 정권이 말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이를 훼손하고 무너뜨리는 집단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정권 실세들에 거역하는 것이니 언제든지 잡혀가거나 구속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내내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국민들이 지켜줄 거로 생각했다. 불의에 무릎꿇고 ‘알겠습니다’하고 가버리는 것은 비겁한 도망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악물고 두려움과 공포를 떨치며 버텨냈다. 정말 힘든 나날이었다.”

- 지난 1년 8개월 지켜본 윤석열 정부의 문제점은 무엇으로 보나.

“대통령 책무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지난 시간 대한민국 국민들이 행복했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대통령 책임이라 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대통령은 우리나라 운영의 최고 책임자 아닌가.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정권이었는데 이는 온데간데없고 민주주의·법치주의가 무너졌다. 경제도 어렵다. 임기가 정해진 기관장을 쫓아내려는 것이나, 주요 보직을 검찰 측근으로 채우는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한 사람으로서 눈 감지 않을 것이다.”

전 전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특히 비판했다. 인터뷰 이후인 30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159명의 젊은 청춘이 차가운 이태원 길거리에 쓰러져 유명을 달리했는데, 정부는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되려 책임을 묻는 가족들, 야당이 어렵게 통과한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려 한다. 국민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이 이를 외면하는 게 참담하다.”

전 전 위원장은 또한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윤 대통령 주위 사람이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을 걱정하게 한다”며 “이게 나라인가 생각들 정도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 최근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은 어떻게 지켜봤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소지가 있다. 총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확인됐다면 선거법 위반 소지도 높다. 대통령 입장에서 측근이 당선되기를 바라긴 하겠지만, 중립 의무를 위반해 가면서까지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전 전 위원장은 “갈등의 주요 배경 중 하나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명품가방 수수 의혹 관련한 한동훈 위원장 입장을 두고 격노하며 갈등이 시작됐다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이 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말하지 않았나.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면 측근이나 가족에 대한 수사도 용인해야 한다. 두 사람의 갈등은 국민 보기에 볼썽사나운 일”이라는 지적을 더했다. 

 

“야당 잘못 있다…무기력함·내부 권력 싸움 대신 국민 목소리 대변해야”


전 전 위원장이 지난 1월 29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심판론이 지원론보다 우세하게 나오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도 30%대에 갇힌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정권 심판론이 우세하면 야당이 그만큼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야당도 잘못한 게 많은 거다. 이유는 여러 가지라고 본다. 내가 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민주당이 무도한 정권에 대해 제대로 된 선명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다. 무기력하고, 오히려 내부에서 싸우는 모습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180석 가까운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성이 선행해야겠다.”

-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개혁공천이 필요하다. 선명야당으로서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새로 당선됐으면 하는 요구가 많다. ‘정권 심판’에 부합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을 공천하고, 이 바람을 진짜로 반영해야 의미 있는 승리의 밑바탕이 되지 않을까.”

- 정치 시작한 지도 16년이 돼간다. 정치권에서 해결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정치인이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사명감,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은 국민의 대리인이다. 국민을 위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들도 이를 바라고 투표한다. 하지만 막상 정치 현장에 가면 권력 다툼에 매몰되거나 개인의 권력·명예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정치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은 그간 누려왔던 특권, 지위, 명예를 내려놓고 가장 낮은 곳에서 국민들을 섬기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본질적 역할이 있지 않나 싶다.”

- 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장을 맡았는데. 최근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런 와중에 사건이 발생해서 충격이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테러 대책과 관련해 여야가 따로 있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한마음 한뜻으로 정치권이 합심해서 대책 세워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정권 심판’ 기치를 걸고 총선 최전선,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내가 이 정권에서 직접 탄압 당한 당사자이고, 원하든 원치 않던 이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사람이 됐다. 종로에서 싸워 승리하는 것이 민주당의 ‘정권 심판’ ‘총선 승리’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선거라는 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한 분 한 분 만나서 손잡고 마음을 전달하고, 정성을 보이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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