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떨어질 기미 없는 원가율에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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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떨어질 기미 없는 원가율에 '허걱'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2.05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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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조 관계없이 원가율 상승으로 고민
자재비용 폭등 뒤 하락하지 않는 데다 인건비 상승 겹쳐
건설경기 침체 전망 키워…경영목표 보수적 제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서울시내의 한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내의 한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이 상승했지만 영업이익률은 낮아졌다. 공사원가와 인건비가 상승하며 진행 중인 공사장은 추가 부담이 발생하고 준비 중인 곳은 착공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인건비와 원자재값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사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상위 5개 건설사는 90%선으로 높아진 원가율 상승으로 고민이 깊어졌다.

먼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겼지만 원가율이 1.6% 증가한 90.3%를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은 6.4% 감소한 5.4%를 기록했다. 특히 4분기 들어 영업이익률이 2.9%로 3분기보다 2.8% 하락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복합발전소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나타난 리스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영업이익이 하락하며 원가율 상승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12.8%, 33.4% 감소한 6630억원과 3310억원을 기록했다. 원가율도 89.6%와 90.2%로 1.6%포인트, 2.6%포인트 커졌다.

GS건설의 원가율은 전년대비 8.5%포인트 늘어난 98.1%로 5곳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사측은 검단 LH아파트 재시공과 보상비용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현대건설도 원가율 상승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실적 개선은 이뤄냈다. 현대건설은 건설경기 침체 기조에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6.6% 증가한 7850억원을 기록했다. 원가율이 94.3%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커졌지만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우량 건설사들도 원가율 상승 문제를 피하지 못한 이유로 건설자재 비용 인상이 꼽힌다. 한국은행의 생산자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의 물가지수가 2021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며 35%만큼 올랐다.

여기에 건설현장 인건비 상승도 겹쳤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달 2일 발표한 건설업 임금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1월 1일 기준 일반공사 건설노동자의 1일 8시간 평균임금은 25만8359원으로 1년 전보다 5.7% 상승하는 등 매년 1만원꼴의 상승폭을 보여왔다.

올해도 상승한 물가가 하락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건설자재 비용이 업계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건설업계의 주요 먹거리인 주택산업은 주택 성능과 품질에 대한 기준과 규제가 까다로워진 시장 여건으로 원가율 상승이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레미콘 등 건설자재 비용과 인건비가 상승하며 건설업계 부담이 되고 있다”며 “주택사업의 경우 최근 들어 에너지 성능을 비롯한 고품질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준공 후 하자보수와 대민업무 비용이 과거와 달리 커지면서 원가율이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사들은 건설경기 부진 기조를 고려해 매출과 수주 등 올해 경영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5곳중 4곳이 수주 목표치를 실적치보다 낮춰 잡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수주량보다 각각 6.9%, 10.8% 감소한 17조9000억원, 28조9900억원을 목표로 내놨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도 12.9%, 22.1% 낮은 11조5000억원, 11조6000억원을 수주하겠다고 했다. GS건설만 1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 큰 수주 목표량을 제시했다.

매출 목표치는 DL이앤씨가 지난해보다 11.3% 큰 8조9000억원으로 잡아 5곳 중 유일하게 높게 잡았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29조7000억원과 1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 수준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17조9000억원과 10조4000억원으로 목표를 각각 7.3%, 10.7% 하향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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