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공 구인 ‘빨간불’…‘스마트화’ 해결책 될까? [K조선 과제풀이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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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공 구인 ‘빨간불’…‘스마트화’ 해결책 될까? [K조선 과제풀이①]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3.1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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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잇따른 납기 지연…배경 ‘인력 부족’ 지적
데이터 통합하고 데이터-기기 연결…‘자동화’ 박차
전체 무인화 어려워…안전성 개선·인력 조력엔 강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소 건조량은 올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선박류 수출액 역시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올해 조선 시장 예보는 ‘맑음’, 조선3사의 수주도 순항 중이지만, 자칫 발목을 잡힐 수 있는 암초가 곳곳에 숨어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잔잔한 바다 밑 침잠해 있는 조선업계의 예비 혹은 당면 과제와 그 풀이를 점검해 본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관계자가 지난 2022년 FOS 업무보고회에서 조선소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인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인력난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조선업계가 조선소 ‘스마트화’ 시계를 빠르게 돌리는 모습이다.

당장은 모든 문서 디지털화, 공정 실시간 모니터링 등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업계는 데이터가 쌓이고 현재 도입된 자동화 장비에 해당 데이터를 연결하는 등 스마트화가 더 진전되면, 생산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만4000여 명 확보했지만 숙련공 부족 여전…스마트화 주목


지난해 하반기 조선업계는 잇따라 납기 지연(계약종료일 연기)을 알렸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조선 3사에서 게시한 상선 부문 계약종료일 연기 공시는 10건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6건, 삼성중공업이 1건, 한화오션이 3건의 연기공시를 냈다.

잇따른 연기 공시의 주요 배경으론 인력 부족, 특히 숙련공 부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등의 인력 확보 시도로 지난해 3분기까지 예상 부족 규모(1만4000명)를 넘어서는 1만4359명이 국내 조선소에 투입됐지만, 용접 등 주요 작업을 담당할 숙련공은 아직 부족하단 것.

지난해 초 부산조선기자재조합이 소속 기업 347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2024년까지 필요한 인력은 1000여 명으로, 수요 인력 중 절반은 생산기술인력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조선소 스마트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데이터 간 연결하고, 분석까지…기기와 연결통해 자동화도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스마트 조선소 전환 1단계를 마무리하고 2단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단계의 목표가 정보의 디지털화 및 정보 간 연결이었다면, 2단계와 3단계의 목표는 데이터와 장비 간 연결, 이를 통한 공정 자동화 및 무인화로 모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주제로 한 ‘FOS(미래 첨단 조선소) 프로젝트’ 1단계를 마무리하고, 2단계 시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1단계에서 마련한 △실시간 정보 공유를 위한 디지털 작업 지시 시스템 △장비 대상 모니터링 시스템 △해당 시스템으로 확보한 정보를 한 번에 보여주는 디지털 관제탑(트윈 FOS) 등을 활용해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를 구축하는 게 주제다.

현재 HD현대가 독일 지멘스와 공동개발 중인 ‘혁신 플랫폼’ 구축 등도 해당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분산된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하고, 연결된 정보를 현장 설비에 다시 연결한단 계획이다. 2030년까지는 이 같은 연결을 활용해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 구축에 나선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자동화 로봇 등에 통합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목표고, 이를 위해 시스템을 계속 구축 중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전후방 산업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을 확대 적용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9년부터 스마트SHI 프로젝트를 통해 2D 도면을 3D 시뮬레이션 도면으로 전환하고, 영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챗봇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나서온 바 있다. 현재는 2단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단계에선) ‘스마트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DT 기술 이전 등으로 대부분의 사내협력사와 외부 기자재 업체들까지 디지털로 전환하는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역시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진 약 1600억 원을 투자해 디지털화, 자동화 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에 나선단 계획이다.

 

모든 공정 기계로 대체 ‘한계’…안전성 확보·비숙련공 조력 등은 강점


물론, 모든 공정을 무인화하는 덴 한계가 있다.

조선업은 수주마다 생산 부품(블록)의 규격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어렵다. 모든 프로젝트의 생산 프로세스를 통일하거나 자동화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다만, 안전성 확보를 통한 인력 유출 감소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단 게 업계 판단이다.

현재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 도입된 로봇은 총 10개 분야, 80여 개로 이 중 용접로봇 등은 작업자가 들고 사용하는 협동로봇 형태다.

한화오션은 자체 개발한 10kg대 로봇을 용접작업에 활용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용접 협동 로봇은) 품질 향상과 작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 등이 강점이다. 작업자 피로도 개선으로 안전성 확보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숙련공 부족 문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다.

김영훈 경남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스마트화) 요소 기술은 미국, 유럽 등이 더 강할 수도 있지만, 상용화 속도 등에선 우리가 우위”라며 “인력을 모두 기계로 대체하긴 어렵다. 다만, 기계에 의존해 떨어지는 숙련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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