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민주당, 정체성 분명히 해야˝
박용진 ˝민주당, 정체성 분명히 해야˝
  • 권지예 기자
  • 승인 2013.01.2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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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민주당대변인˝안철수 입당, 환영한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권지예 기자)

인터뷰는 기자의 돌직구로 시작됐다. "18대 대선에서 패배하셨다"고 말문을 떼자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너털웃음을 내뱉으며 "처음부터 돌직구를 던지시네요"라고 말했다. 정치인의 딱딱한 고정된 이미지와는 다르게 박 대변인은 털털한 말투로 인터뷰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2013년 1월 4일, 대선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진행된 인터뷰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이뤄졌다.

▲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 ⓒ시사오늘

우선 대선에서 패배한 요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박 대변인은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자신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18대 대선에서의 패배, 요인이 뭐라고 보나.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있는 민주당의 문제점은 '민주당에 대한 신뢰'와 '당에 대한 신뢰'다. 정당이라고 하면 보통 권력을 얻어서 정부를 운영하려고 하는 집단인데, 그 전제 조건에는 정당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겠다, 어떤걸 하겠다 하는 의지가 명확해야 한다는 거다. 근데 민주당을 보니 그 부분이 비어 보이더라. 리더십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정책·노선·가치 이렇게 정체성과 관련돼서도 이 당이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 지를 알 수 없었다.

새누리당은 이렇든 저렇든 보수적인 가치들, 즉 우리나라의 북에 대한 반대나 북으로부터의 생존, 국방·안보·반공 등의 가치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오래된 가치들, 시대적 시효가 지난 가치들을 반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 인권, 반독재 이런 것들을 이번에도 다시 가동시킨 거다." 

"민주당의 오래된 가치, 이미 훌륭하게 수행"

박 대변인은 민주당이 이미 이뤄놓은 가치를 계속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을 문제로 보고 있었다. 두 번의 정권을 거치며 실현한 가치들을 추구하니 새로운 정부, 새로운 시대를 원하는 국민의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는 얘기다.

"물론 민주주의와 인권은 기본 전제다. 근데 민주당은 DJ(김대중)를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까지 민주주의 한반도·평화·인권이라는 것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게 역설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설정한 시대적 가치를 20년, 30년 동안에 투쟁과 집권 과정을 통해 실현했다. 실현을 했으니 그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는 건데…

그래서 한반도 평화,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세 가지를 설정했다. 근데 이 세 가지를 지극히 잘 실현하겠다는 자기 각오를 국민들한테 잘 설득하지 못했다. 여기에 민주주의 인권 한반도 평화라는 이런 가치들에 비교해 설정한 세 가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열정적으로 실천하려는 의원들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다.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국민들이 또 이걸 다 안다.

우리가 내세웠던 가치는 민생과 경제다. 과거에는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였다면 지금은 민생과 경제라는 거다. 이 부분에서 제대로 못 담아낸 게 크다고 본다. 국민들도 이들이 민생을 잘 알까, 퀘스쳔마크가 있었을 거다. 이런 부분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이 더 신뢰가 갔을 거라고 본다."

-그 외에 다른 요인이 있다면?

"세세하게 보면 중원에서의 실패, 지역적으로는 수도권과 충청, 강원에서의 실패가 컸고, 중산층이라 표현할 수 있는 50대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것도 경제와 민생 키워드에서 생긴 문제다.

그 다음에는 새누리당에는 김무성 선대위원장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에 비해 민주당에는 안방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사람, 조직을 총력 가동해 진군하라, 독려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이런 소소한 부분들도 있다.

그래도 가장 큰 요인은 정당이라는 틀에서 봤을 때 새누리당은 어쨌거나 조직과 정체성 자기가치가 분명한데, 민주당은 조직은 있으나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자기정체성 가치에 대해서 여전히 형성돼있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 ⓒ시사오늘

-그럼 민주당이 이제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나.

"야권이 지금 중도로 가면 이길 수 있을까. 그렇게는 보지 않는다. 경제민주화·보편적 복지라는 건 이미 진보적인 문제의 영역이다. 정통보수인 박 후보조차도 그 의제를 선점하려고 노력을 할 수밖에 없을 만큼 국민은 그렇게 가길 바란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국민 전체를 위한 나라의 틀을 만들어가려 한다.

그런데 여기서 빠진 건 노동이다.제가 생각하는 진보적 정치의 핵심은 노동과 복지다. 선거란 동원이다. 얼마나 많은 자기의 지지층을 동원해내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그렇게 해서 정치권력을 쥐는 거다. 그런데 일반적인 사회라면 가족 동네사람 지역사람 이런 사람이 많은 쪽 지역적인 것들로 이긴다.

가족을 동원하고 친인척, 동네사람 동원해서 투표 많이 시키게 하는 게 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어 내는 게 가장 큰 기재가 뭐냐. 우리나라는 사람들을 동원하는 방식 중 하나가 민주주의에 각인된 시민들을 동원하고, 지역적으로 동원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사람들을 잘 동원하고 조직화할 수 있는 집단이 노동자 집단이다."

"민주당, 집권하려면 노동자 집단을 파트너로"

정당에 힘을 실어주는 중요 계층으로 박 대변인은 노동자를 꼽았다. 그는 일을 하고 임금을 받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민주당이 힘이 돼줄 때, 그들이 민주당의 집권에 물꼬를 터줄 거로 봤다.

"현대 정당들의 모델이 유럽에 있는데 독일의 사민당, 영국 노동당을 보면, 이 정당들은 노동자 집단을 조직화하려 한다. 투표하면 일자리를 보장해주고, 권리를 인정해준다. 저쪽은 노동자에게 가치를 종교, 가정을 위해 동원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들을 정치의 중심에 놓고 정치권력을 획득하려는 정치세력이 없다는 거다. 민주노동당이 해체되면서 진보정당이 노동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지만 실현시키지 못했다.

우리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라는 복지관을 세웠는데, 이것을 노동자 조직을 동원하는 과정과 연동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복지국가를 만든다고 했을 때 수혜자를 일반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거기에 적극적 수혜를 받는 사람들은 자기 노동에 임금을 받는 사람들. 분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 말고 평범한 임금 노동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이 복지를 말하고 있지만 이것과 동시키워드가 돼야 할 노동에 대해 인식이 낮고 부족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 노동 현장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으나 노동자들 일반에 실질 임금 실질 소득의 향상, 복지의 향상 이런 문제를, 그리고 노동자들의 권리와 중요성, 보편적 복지 국가의 건설이라는 틀을 연동시키지 못하고 복지 국가에 대한 정책들만 나열하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려면 집권의 파트너를 잡아야 한다. 이 세력은 300만정도의 386세대 집단, 즉 노동자 계급이 돼야 한다."

-국민들의 관심사에는 문재인 후보의 향후 행보도 있을 건데, 문 후보의 정치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받고 있는 정당 지지율보다 문재인 후보가 훨씬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지금도 그런 것 같다. 문재인 후보가 국회의원직을 버리는 것이 민주당이나 대한민국 정치 발전이나 국민을 위해서 좋은 일인가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문 후보가 정치적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해주시고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에 대한 자기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는 어떤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보나.

"그만의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셔야 할 것이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일정을 가지고 자유롭지 못함을, 밀려드는 요구를 수용하기 바빴던 시점에서 이제는 조금은 여유롭게 시간을 가지고 안철수의 정치를 잘 기획하셔야 한다'"

-'안철수 후보의 민주당 입당'에 대한 생각을 묻고 싶다.

"민주당에는 딱 변화를 하지 않는 한 안 들어 올 것 같다. 민주당이 변한다고 하는 얘기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서 가겠다는 건, 당의 정체성을 확 바꾸는 게 정말 중요한 얘기다. 그런 면에서 보면 좋은 정책을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자기 표현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당이 어떤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한 철학과 정체성을 만드는 걸 지금으로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그 동력을 올해 내로 만들어내야겠다. 보궐선거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 이겨내는 것이 과제다. 제대로 될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

어쨌거나 안철수 후보가 입당하겠다고 해 함께해주면 좋다."

-지난 한 해에 대한 평가와 2013년을 향한 각오 한 마디.

"대변인 일을 작년 3월에 시작해서 1년이 되간다. 한명숙 문성근 박지원 이해찬 문재인 박기춘 다음 비대위원장까지 하면 7명의 당대표를 모시며 일하고 있는데. 일단 작년에는 무슨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이다. 진보정당에서 당대표 출마했다가, 민주통합당 출마했다가 공천 못받고, 총선에서 패배하고, 비대위 체제로 가다가 대선도 지고 정신 없이 왔다.

대변인이라는 자리는 당의 얘기를 대신해주는 자리인데 지금 제가 얘기한 것처럼 정치를 하려면 자신의 정치를 해야 된다는 것,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금 이 공간에서는 민주당 안에서 진보정치가 대안일 수밖에 없다. 한 명의 정치가로서 이를 적극적으로 실현시켜내려 한다. 이것이야 말로 민주당이 가야 할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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