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산업 패러다임 바꾼 '인뱅發 혁신'…“지금까지 이런 서비스는 없었다” [인뱅史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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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산업 패러다임 바꾼 '인뱅發 혁신'…“지금까지 이런 서비스는 없었다” [인뱅史③]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3.19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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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뱅킹 촉진·지금 이자받기 확대·CSS 고도화
공급자 중심서 수요자 중심으로 패러다임 대전환
기존 금융권, 규제 샌드박스 통해 혁신 서비스 선봬
은행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도…혁신경쟁 치열할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사옥 내·외부 모습. ⓒ각사 제공<br>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사옥 내·외부 모습. ⓒ각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달 3일 출범 7주년을 맞는다. 이날은 국내 최초의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한 날(2017년 4월3일)이기도 하다. 지금은 카카오뱅크(2017년 7월27일), 토스뱅크(2021년 10월5일)까지 출범하며 인뱅 삼국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제4 인뱅 출범 가능성까지 높아지며 향후 인뱅간, 인뱅-시중은행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은 국내 인뱅 출범 7주년을 맞아 인뱅3사가 선보인 주요 상품과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의의를 되짚어 본다.

인뱅3사 모두 수신과 여신에서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았지만 진짜 혁신은 그동안 공급자 중심에서 이뤄지던 은행산업 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데 있다.

패러다임 전환 선봉장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가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는 △지금이자받기서비스 △평생무료환전서비스 △안심보상제 등이 있다.

'지금이자받기'는 토스뱅크를 시작으로 인터넷은행 전반으로 확산된 주요 서비스 중 하나다. 이는 기존 월(月) 단위로 제공되던 이자를 고객 의사에 따라 일(日) 단위로도 받을 수 있도록 공급자(은행) 중심의 이자지급 패러다임을 수요자(금융소비자) 중심으로 바꾼 사례로 꼽힌다. 현재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생무료환전서비스'도 프로모션 형태로 진행되던 무료환전을 하나의 정례화된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토스뱅크는 환전서비스 출시 당시 기존 국내 금융사가 선보인 외환서비스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환전수수료에 있다고 보고 고객 차별적인 환전수수료 철폐를 선언한 바 있다.

'안심보상제'는 보이스피싱, 부정송금 등 금융사기 피해를 입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권 최초의 보상정책이다. 피해 발생 15일이내 토스뱅크 고객센터로 접수하면 수사기관 신고 증빙 등의 절차를 거쳐 보상금을 받게 된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 2년간 23억원 규모의 피해지원이 이뤄졌다.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출범만으로도 국내 은행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케이뱅크 출범을 전후해 디지털뱅킹의 가능성을 재확인한 기존 은행권이 디지털 전환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통장묶기’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즉시해제제도를 금융권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통장묶기는 최근 등장한 신종 수법으로 범죄와 무관한 제3자의 계좌에 돈을 입급한뒤 계좌를 정지시켜 피해를 준다. 이렇게 정지된 통장을 다시 해제하려면 통상 2달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통장묶기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케이뱅크는 고객이 통장묶기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검증절차를 거쳐 1시간 이내에 지급정지를 풀어주는 즉시해제 제도를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인증 도입, 카카오뱅크 스코어 개발 등 고객 편익 제공을 통해 은행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먼저 자체 인증은 공인인증서 없이도 안전하고 편리한 뱅킹 프로세스를 구현해 공인인증서 중심 인증 체제에 대한 인식과 여론 전환 계기로 은행권 변화를 이끌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업계 최초로 카카오 공동체와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대용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해 대출심사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통해 기존 금융정보 위주의 신용평가모형으로는 정교한 평가가 어려운 중신용자나 씬파일러 고객을 세분화해 대출 가능 고객군을 확대했으며 향후에도 대안정보 제공 기관과 정보활용 범위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이 수요자 중심의 혁신적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존 금융권(은행, 카드사 등)에서도 혁신금융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따라 혁신 리더 자리를 두고 기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비중 확대와 금융서비스 혁신이라는 양대 과제를 안고 출범한만큼 은행산업 패러다임 변화 촉진자 역할을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이제는 기존 금융권에서도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상품이 나오면서 시장과 금융소비자의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인뱅이 느끼는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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