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사, 헝가리서 ‘주민 수용성’ 주목하는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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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사, 헝가리서 ‘주민 수용성’ 주목하는 사정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5.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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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시장, 인센티브 매력적이지만 주민 반대 ‘격렬’
투자 계획 차질까지…공청회 착실 준비 등 노력 나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뉴시스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조감도. ⓒ뉴시스

헝가리 시민사회에서 배터리 공장 유치 반대 및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헝가리에 투자한 배터리 기업들에게 주민수용성 확보가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삼성SDI, 헝가리 환경·시민사회서 ‘규정 위반’ 지적…CATL은 환경오염 우려 주민 반대 ‘격심’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그린피스 헝가리는 삼성SDI 헝가리 괴드 공장 인근 물에서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NMP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화학물질은 태아 등에 유독하단 게 그린피스의 주장이다. 삼성SDI는 지난 2022년에도 NMP 유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삼성SDI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현재 삼성SDI는 헝가리 환경 관련 시민단체 괴드-에르트 환경도시보호협회가 헝가리 정부에 제기한 공장의 종합환경영향평가(IPCC) 허가 취소 소송에도 얽혀 있다. 협회는 삼성SDI의 소음공해를 문제삼아 정부에 IPCC 허가를 취소할 것을 요청했으며, 부다페스트 지방법원은 해당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삼성SDI는 공장이 소음, 폐수 처리 등 문제에서 IPCC 법규에 맞게 운영돼 왔다는 입장이다.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공장 운영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헝가리 환경단체와 지방자치단체 간 소송으로 IPCC 처분이 취소돼도 공장 가동에는 영향이 없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장 폐쇄 등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헝가리 지역에서 환경 관련 문제제기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은 삼성SDI만이 아니다. 앞서 헝가리 데브레첸 미케페르크에서 100GWh(기가와트시) 공장 투자에 나섰던 CATL은 환경문제를 우려한 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쳐 투자 계획에 일부 차질을 빚었다.

현지 언론 헝가리 투데이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데브레첸 지방법원은 시민들이 제기한 CATL 보유 허가 재검토와 관련해 허가가 유지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이후 헝가리 대법원이 일부 허가를 취소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결론이 뒤집혔다.

주민 반발을 전후해 의회 역시 움직이는 모습이다. 헝가리 야당인 LMP는 지난 4월 아예 관내 유치 배터리 공장 대상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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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시민들의 문제제기와 반발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프로젝트의 주민수용성 확보가 ‘첫코’부터 꼬이고 있어서다.

현지 언론 아틀라초는 지난해 1월 2일 데브레첸 CATL 공장 유치 반대 행진 현장을 전한 기사에서 “주민들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된 건 시장이 주최한 공청회였고, 그 곳에 중국회사나 정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헝가리 역시 진행 중인 배터리 공장 확장 반대 서명운동에서, 요구사항 중 하나로 ‘배터리 산업시설은 지역주민과 민간이 참여해 결정해야 하며, 강제로 건설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 A 씨는 “헝가리는 정치적 상황이 우리나라와는 다르고, 정권에 대한 불신이 심하다. 이에 따라 이런저런 논란이 계속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를 해소하는 기업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헝가리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율(9%) △서유럽 대비 낮은 물가 및 인건비 △적극적인 인센티브 운용 등으로 다수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해 온 곳이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엔 △배터리사인 SK온 및 삼성SDI △배터리 소재사인 에코프로BM △배터리 재활용사인 성일하이텍 등이 진출해 있다.

A 씨는 “(배터리사들이) 헝가리 현지 상황을 모르고 투자에 들어갔을 리는 없다. 판단했을 때 투자의 실익이 더 컸던 것”이라며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지역 사회공헌 활동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SDI는 지난해 헝가리 공장 인근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안전보고서 의견 수렴 등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지역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으로 나서고 있고, CATL은 지역에서 필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직업훈련센터, 지역 대학과 손잡고 교육에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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