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평택/장대한 기자]

쌍용 뉴코란도를 너무 좋아해 팔에 타투까지 새겼다는 남자는 RC카 업계에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해외 인기 차종들로만 제작됐던 RC카의 저변을 국산차 모형으로까지 넓혀낸 장본인이어서다. 

안흥권 안자카(ANZAKA)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첫 수제 RC카 작품으로 뉴코란도를 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당시 타고다녔던 애마이자 시대를 풍미한 뉴코란도를 RC카로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10년 전 뉴코란도 RC카 작업을 계기로, 고객들이 원하는 차종의 RC카를 만들어주는 게 그의 직업이 됐다. 뉴코란도와의 깊은 인연은 타투로까지 이어져 그의 몸에 평생 간직하게 됐다.

이쯤되면 쌍용차(현 KGM, KG모빌리티) 찐팬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안 대표 스스로도 쌍용차 브랜드를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지난 17일 방문한 그의 평택 작업실에선 그의 진심어린 팬심을 느낄 수 있었다. 뉴코란도와 코란도 스포츠 RC카 등이 근사하게 진열돼 있었다. 방금 전 오프로드를 다녀온 것처럼 바퀴에는 진흙이 잔뜩 묻어 있어, 차량의 강인한 특성과 감성을 한층 북돋았다.

쌍용차를 좋아하는 이유를 말해달라했더니 대학생 때 드림카 기억을 가장 먼저 꺼내들었다. 안 대표는 "학교에 뉴코란도 타고 다니는 애들이 몇명 있었는 데, 이 차 타는 애들은 학교에서 인기가 좋았다. 저 또한 나중에 이 차를 갖게 됐고, 오랫동안 타고 다녔기에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국산 올드카 위주의 RC카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구매하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올드카에 대한 향수 때문이란 것이다. 안 대표는 "높은 연령대 분들은 자신들이 소싯적에 탓던 차를 추억한다"며 "RC카를 좋아하는 고객들 중에서도 4050 고객이 많다. 60대 고객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란도 RC카를 갖고 산을 종종 찾는데, 어르신들이 이 차를 많이 알아본다"며 "보는 분들마다 코란도 진짜 힘 좋았지, 튼튼했지 등의 얘기를 한참 해주신다. 어떤 분은 왕년에 코란도만 5대를 탔었다고 자랑하시더라"고 부연했다. 안 대표의 핸드메이드 국산 RC카는 단순 조종하는 장난감 차의 의미를 넘어설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안 대표는 쌍용차의 팬으로써, 지금의 KGM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진짜 명차들은 디자인 변화 폭이 크지 않고, 쭉 이어지는 매력이 있다"며 "KGM도 쌍용차때 보여줬던 강인한 디자인과 멋을 되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나올 KR10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안다. 그만큼 뉴코란도 때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이런 터프한 디자인 전략으로 쭉 갔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자신도 KGM 차종들의 RC카 버전을 계속 만들어 옛 쌍용차가 지녔던 강인한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안흥권 안자카 대표의 최종 목표는 KGM 본사 로비에 자신이 직접 만든 뉴코란도, 코란도 스포츠 등의 RC카들이 전시되는 것이라 했다. 그는 "브랜드 역사를 알리는 동시에 바이어 등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모형물로도 쓰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게 아닌, 수제작을 통해 또 다른 가치를 제공하겠다. 고객들에게 저마다 추억이 깃든 의미있는 차량들을 계속해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