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이 전기 픽업에 사활 거는 이유…‘토레스 판매 의존도 줄이기’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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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이 전기 픽업에 사활 거는 이유…‘토레스 판매 의존도 줄이기’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2.2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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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 지난해 내수 판매 7.7% 감소…토레스 말곤 팔 차 없는 현실
토레스 판매 비중만 55%…라인업 노후화에 ‘원투 펀치’ 확보 절실
픽업 시장 전문 브랜드 자신감, 전기 픽업에 투영…시장 기대감 UP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데이터로 자동차시장 보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토레스 EVX 기반의 전기 픽업트럭 콘셉트카 ‘O100’의 모습. ⓒ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기반의 전기 픽업트럭 콘셉트카 ‘O100’의 모습. ⓒ KG 모빌리티

KG모빌리티의 내수 판매 회복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22년 신차 토레스의 인기를 앞세워 반등을 이뤘지만, 단일 모델 의존도 심화에 발목잡히며 지난해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과거 소형 SUV '티볼리'와 픽업 '렉스턴 스포츠'로 이어지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확보했던 것처럼,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중형 SUV 토레스와 이를 뒷받침할 신차 확보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KG모빌리티가 올해 선보일 전기 픽업트럭에 시선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2022년 대비 7.7% 감소한 6만3345대를 판매했다. 토레스 출시가 이뤄진 지난 2022년(6만8666대)만 하더라도 직전년 대비 21.8%에 달하는 증가세를 이뤘으나, 지난해 다시금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기세를 잇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내수 판매 감소 배경에는 조립라인 통합공사로 생산차질이 꼽힌다. KG모빌리티도 공공연히 밝히는 내용이다. 다만 토레스 신차효과를 뒷받침해줄 인기 모델의 부재를 주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토레스만이 3만3951대를 판매하며 활약했을 뿐, 나머지 모델들은 일제히 부침을 겪었다. 인기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마저 지난해엔 40.7%의 감소세를 보이며 1만5349대를 파는데 만족해야 했다. 생산차질을 감소하더라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외 1만 대 이상을 판매한 모델은 전무했다.

이는 KG모빌리티의 토레스 의존도 심화로 직결됐다. 토레스가 내수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5.2%로,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22년 32.7%와 비교해서도 22.5%P 오른 결과다. 쉽게 말하면, KG모빌리티 브랜드 내에선 토레스 외 구매 심리를 자극할 만한 경쟁력있는 모델이 없는 셈이다.

KG모빌리티의 토레스 판매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레스 외 고객 구매 심리를 자극할 만한 모델이 부족하다는 점은 판매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적 반등에 성공했던 2022년의 상황은 사뭇 달랐던 것으로 확인된다. 토레스가 출시 원년 신차효과를 누리며 2만2484대 판매됐고, 렉스턴 스포츠는 국산 픽업 트럭의 자존심을 지키며 2만5905대의 호실적을 냈다. 여기에 소형SUV의 대명사로 군림해 온 티볼리도 노후화 여파 속 1만 대 판매를 넘기며 나름 힘을 보탰다.

이보다 앞서서는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가 KG모빌리티의 '믿을맨'으로서 실적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며 내수 판매를 이끌었다. 최근 10년새 내수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2018년(10만9140대) 당시 티볼리(4만3897대)와 렉스턴 스포츠(4만2021대)이 '원투펀치' 역할을 해냈고, 렉스턴(1만6674대)까지도 실적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KG모빌리티 입장에선 토레스 의존도를 줄여 줄 경쟁력있는 모델의 추가 투입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물론 올해는 6월 토레스 쿠페와 하반기 전기 픽업 모델(프로젝트명 O100) 등 2종의 신차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기존 인기 모델이자 상품성을 입증받은 토레스 및 토레스 전기차의 파생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는 셈이어서, 시장 안착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는 평가다.

이중에선 토레스 EVX(전기차) 기반의 전기 픽업 신차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렉스턴 스포츠로 국내 픽업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해 온 KG모빌리티가 자신들의 놀이터에 야심차게 선보이는 모델인데다, 국내 첫 전기 픽업 출시 포문을 여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상당하다.

KG 모빌리티는 지난 3일 평택공장에서 토레스 EVX 양산 기념행사를 가졌다. 사진 속 인물은 곽재선 회장. ⓒ KG 모빌리티
KG 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 평택공장에서 토레스 EVX 양산 기념행사를 가졌다. 사진 속 인물은 곽재선 회장. 기사 본문과 무관. ⓒ KG 모빌리티

내부에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말 조립3라인 통합공사를 마쳐 평택공장의 최대 연산 능력 24만 대를 100%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관계자는 "기존 생산하던 렉스턴 및 렉스턴 스포츠&칸 뿐만 아니라 모노코크 바디의 토레스 및 토레스 EVX 등도 동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해당 라인에선 전기 픽업 생산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전동화 모델 생산을 위한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와 출시 예정인 토레스 쿠페, 전기 픽업 모델로 구성된 KGM 차세대 '삼총사' 라인업을 강조하는 광고를 진행하는 등 고객 관심도 제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정부 전기차 보조금 개편에 발맞춰 토레스 EVX 판매 가격을 200만 원 인하하는 등의 조치로 가성비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전기 픽업의 가격 책정과 관련한 경쟁력을 기대케하는 대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전기 픽업이 올해 판매량에 기여하는 부분은 극히 적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픽업 시장 내 전동화 이미지 선점 효과와 향후 판매 기여 가능성 및 고객 선택지 다양화 측면을 내다볼 때 상당한 가치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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