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어디까지가 관리이고 어디부터가 감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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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어디까지가 관리이고 어디부터가 감시인가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3.09.26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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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논란´에 이어 편의점주 불법사찰까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계열사 '코리아세븐'이 가맹점주를 불법적으로 사찰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 점주들과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24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사찰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사측이 점주들의 온라인 카페 활동을 감시하며 글을 작성하면 다음날 점주에게 전화하는 등 압박을 했다. 또 매장의 컴퓨터와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점주의 행동을 지속해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9일 전북 군산의 한 세븐일레븐 점주는 소진세 세븐일레븐 대표를 전주지검에 고소했다. 이와 함께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는 '코리아세븐은 불법 점주 사찰을 즉각 중단하라'는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본사 측이 정보를 관리하는 방법이라며 인정을 하지 않자 점주들과 시민단체들은 "회사에 도를 넘은 사찰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음 주 중 관련 자료를 모아 단체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

▲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편의점주들이 24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불법사찰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처음 불법사찰이 제기된 곳은 전북 군산지역의 세븐일레븐 편의점. 점주인 A씨는 영업사원이 매장 내 컴퓨터를 사용한 후 로그아웃하지 않고 돌아가 불법 사찰을 한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A씨가 확보한 자료에는 가맹점 매출현황과 운영자의 인적사항뿐만 아니라 신체장애, 성격, 본사 정책의 순응 여부, 인터넷 카페 활동상황 등의 조사와 보고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모 신규 가맹점 카드에는 '안티편의점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 중이며, 잘못된 정보로 인해 회사를 부정적으로 판단'이라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또 다른 FC가 작성한 광주 시내 가맹점 이력카드에는 '본사정책에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FC 의견에도 따라오는 편임, 주 계약자는 갑상선 치료를 하였으며 남 점주도 하체에 장애가 있음'이라고 보고됐다.

'점주 특이사항'이라는 항목을 서면화해 전국 가맹점주들의 인터넷 활동 내역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관리하고 본사 직원끼리 공유해오고 있었던 것.

또 다른 사례자인 B씨는 "'갑의 횡포'논란이 한창일 때 카페에 기자회견 등의 공지글이 올라오면 본사로부터 '매장 점검할 테니 어디 가지 말고 있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도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가맹점주 사찰, 감시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각 점포를 방문해 기록을 남기고 분석하는 것은 지원의 '기본업무'라는 입장이다.

사측은 점포 이력카드를 작성한 이유에 대해 ‘현장 적합형 점포 지원체계’를 갖추기 위해 파악한 점포별 자료라고 해명했다. 운영자들의 매장 운영형태를 분석하고 전문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는 것.

황인성 세븐일레븐 홍보팀장은 "점포 사정 파악은 가맹점주의 건강, 애로사항, 매출부진 요인 등을 본사가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는 가맹점주대표회의 측의 공식 요구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점주들의 사생활인 인터넷 커뮤니티를 조사하고 폐쇄회로를 원격조종 해 감시했다는 점주들의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개인 신상과 온라인 활동 내용까지 조사하는 것은 통상적인 관리업무로 볼 수 없다며 사생활침해라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점주가 사생활에 대해 스스로 말한 적이 없는데도, 이를 사측이 파악해 악용했다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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