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차기 대선출마 시사'…안철수 안희정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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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차기 대선출마 시사'…안철수 안희정 견제?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3.12.01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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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면 전환 등 다중적 포석…의도된 발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난달 29일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 의도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을 무려 4년이나 앞둔 시점이에 문 의원의 대선시사 발언은 의외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사초 실종의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문재인 의원이 차기 대권 도전을 거론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발언했고,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문 의원의 대선 재도전 발언은 현재 시기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 여야는 문 의원의 발언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문 의원은 대선이 끝난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왜 대선 재도전을 시사 했을까.

▲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난달 6일 검찰에 출석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뉴시스

국면전환 위해 대권시사 카드 꺼낸 듯

우선은 국면 전환용일 수 있다. 당 안밖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문 의원이 이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대선출마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문 의원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및 이관문제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는 등 불명예를 안았다. 새누리당은 "문 의원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 문 의원을 더욱 궁지로 몰아세웠다.

게다가 문 의원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등 여당의 문제에 대해 함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문 의원이 섣불리 나섰다간, 여당의 문제가 부각되지 않고 '대선 불복 프레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 의원이 지난 10월 23일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며 "박 대통령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하는 성명문을 발표 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문 의원의 성명서는 대선 불복이며 민주주의를 흔드는 근간"이라고 질타했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다시 대선을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문 의원은 대선이 끝난 이후 당 내에서도, 밖에서도 입지가 좁아 진 것은 사실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다음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은 문 의원이 궁지에 몰리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제스쳐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 민주당 문재인 의원(왼쪽)과 안희정 충남도지사(오른쪽)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민주당 내 '친노' 계파, 우두머리 싸움?

이와 더불어 새로운 친노 좌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견제하기 위해 대선출마 발언이 나왔다는 얘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친노' 계파 중 가장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 안 지사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안 지사는 도지사로 당선된 후 지사직을 원만하게 수행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키워 최근 안 지사가 ‘신당’을 창당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세력이 확장됐다. 안 지사가 안철수 의원과 함께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도 떠오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

또 지난 23일 열린 안 지사의 출판기념회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한명숙 정세균 양승조 의원 등이 참석해 민주당 내 ‘친노’세력들이 결집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심지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도 볼 수 있었다. 또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안 지사의 위용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이번 문 의원의 대선 출마 발언은 민주당 내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르는 '친노 강자'인 안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것이 아니냐는 것.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 후 민주당 내에서 문 의원의 입지가 좁아 진 것은 사실"이라며 "당 내에서 '문 의원을 가지고 차기 정권 교체를 이루기는 힘들지 않냐'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그 대안으로 당 내에서 안 지사를 많이 얘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선 출마 발언은 문 의원이 당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 무소속 안철수 의원(왼쪽)과 민주당 문재인 의원(오른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안철수 신당바람 조기 차단위해 시사

또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는 시점에서 그저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어, 대선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는 해석도 해볼 수 있다.

문 의원과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야권의 대선주자로 경쟁과 동반자 관계였지만, 안 의원이 신당창당을 선언한 시점에서는 민주당의 경쟁자가 돼 버린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을 한 바로 다음날 문 의원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권도전 발언을 한 것은, '안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새누리당이 35%, 안철수 신당이 26%, 민주당이 1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안철수 신당보다 낮은 것은 민주당을 더욱 '위기'로 만들게 뻔하다.

CBS 라디오 <주말 시사자키, 윤지나입니다>에 지난달 30일 출연한 김성수 평론가는 "안철수 의원 기자회견 당일에는 민주당 안에서 시국미사를 열더니, 그 다음날에는 문재인 의원이 아예 차기 대권을 간접 선언을 하는 방식으로, 안철수와 그 신당을 견제하고 있다"며 "문재인 의원의 이번 차기 대권 의사 표명 시점 선택은, 안철수 견제 조급증이 낳은 전략적 실책"이라고 강조해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에 맞선 '견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문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에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면서 "내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집착하진 않지만 회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대권 재도전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이어 "지난 2012년에는 저도, 민주당도 준비가 부족했다"며 "이번에는 차근차근 준비해 가야한다"는 의지를 드러내 차기 대선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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