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검은 마케팅③> 수상한 대리점 영입…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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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검은 마케팅③> 수상한 대리점 영입…왜?
  • 박상길 기자
  • 승인 2014.05.2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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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독점 위해 경쟁 업체 유통망 잠식…중소기업 폐업 속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상길 기자)

▲ ⓒ뉴시스

하이트진로(석수와 퓨리스)가 마메든샘물 대리점을 불공정하게 영입했다는 혐의로 행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마메든샘물은 대기업의 갑질 횡포에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대기업이 자본력을 동원해 생수 제조·판매의 주요 영업 자산인 대리점을 영입한 것은 부당한 행위라고 인정했다.

마메든샘물 측에 따르면 진로는 2008년 8월께 충청남도 천안지역 1위 생수 업체인 마메든샘물 소속 대리점 11곳 중 9곳을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영입했다.

진로 측에 영입된 대리점에 한해 마메든샘물과의 계약중도해지 소송비용 50%를 지원했으며, 일반대리점 공급가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에 물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조사결과 진로 측은 2008년 8월부터 1년 동안 새로 영입된 대리점에 18.9ℓ 생수 한통당 673.6~912.3원에 공급했다. 일반 대리점 공급 가격이 2500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1587.7~1826.4원 저렴하게 공급한 셈이다. 

사무실 등의 다중이용시설에 주로 판매되는 대용량(12.5~18.9ℓ) 생수통은 제품 배송과 빈 통 수거 등의 업무를 대리점이 직접 하므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진로가 일정 기간 손해 보더라도 일단 새로 영입된 대리점에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해 시장을 독점한다는 전략을 펼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후, 마메든 샘물 매출은 80% 이상 급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 진로 측에 시정 권고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진로 측은 불복, 마메든샘물의 높은 생수 가격에 반발한 대리점주들이 자발적으로 건너온 것인데, 공정위가 이를 불공정행위로 판단했다 주장했다.
 

▲ 마메든 샘물 전경ⓒ마메든 샘물

대리점주들이 자체 시장 조사를 통해 진로를 선택한 것이지, 진로 측이 회유해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양 측이 한 치 물러섬 없이 공방을 벌이는 동안 진로 측이 행정소송 증거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달 "하이트진로 음료가 마메든샘물 대리점을 유인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의 앞뒤가 맞지 않아 조작된 것 아닌지 강하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진로 측이 증거자료로 제출한 시원샘물 물통 사진이 조작됐다는 것이다.

시원샘물 물통에는 생수 생산시기가 2월 11일로 적혀 있지만, 이미 수년 전 문 닫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설립 시기가 2009년으로 사건 발생 이후기 때문에 마메든 샘물 대리점이 2008년 계약 문의를 했다는 하이트진로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진로 측은 같은 이름의 다른 업체라며 반박했다.

한편, 20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 1562억원 규모였던 생수 시장은 2년만에 2330억 원까지 늘어났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2년에는 5000억 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6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 측은 올해 매출액 목표를 1000억 원으로 잡고 충청북도 청원 공장 설비라인에 200억 원을 투입해 제품 생산 라인을 전면 교체했다.

진로 측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마메든샘물과의 행정소송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으며 할 말이 없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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