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 '대자보' 광풍…SNS 활용, 파급력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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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는 '대자보' 광풍…SNS 활용, 파급력 급등
  • 노유선 기자
  • 승인 2014.06.11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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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열풍①>'세월호 참사'책임 물으러 청와대 간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 지난 9일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 붙은 대자보ⓒ시사오늘

지난해 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대학가에 '대자보(大字報) 열풍'을 일으켰던 고려대학교에 대자보가 9일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대자보 열풍'은 고려대를 시작으로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으로 일파만파 퍼졌고 약 880여개의 대자보가 대학가를 장식했다.

사실 고려대학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가면 정치·사회 이슈 관련 게시글은 보기 드물다. '고파스'만 보면 이들은 사회에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런데 유독 포털 사이트 10위권에 오르내리는 대자보는 '고려대'다. 
 
스마트폰과 각종 SNS가 난무하는 시대, 왜 옛 냄새 물씬 풍기는 '대자보'가 유행하는 것일까? 또한 이번에 붙은 대자보의 주장대로 '세월호 참사'를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연관 지을 만한 것일까?

◇ 고려대의 '대자보' 역사
고려대학교는 '대자보'로 줄곧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2010년 경영학과 김예슬씨는 대자보로 자신의 자발적 퇴교를 알렸다. 그는 '대학이 자격증 장사 브로커'로 전락했다며 '대학은 자본과 기업의 인간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에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로 이기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당시 경영학과 4학년 주현우씨는 철도 민영화, 불법 대선 개입, 밀양 주민 자살 등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청년들에게 '하 수상한 시절에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물으며 정곡을 찔렀다. 그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이라며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난 9일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에는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에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되새기며 청와대로 향합니다. 무참히 밟히고 깨지고 결국 경찰서로 잡혀갈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갑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대자보는 ‘세월호 참사는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이 사회와 그 전통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 의지가 없어 보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항의하러 간다'고 덧붙였다.

◇ 육필(肉筆) 대자보, SNS를 만나다
육필(肉筆) 대자보는 7-80년대에 유행하던 학생들의 의사표현 창구였다. 그런 대자보가 21세기가 재등장했다. 하지만 방식은 조금 다르다. 해당 대자보를 사진으로 찍어 SNS로 퍼뜨리면 타 학교 학생들에게까지 전달되는 것이다. 과거보다 파급력이 급등했다.

일명 '고대녀'로 알려져 있는 김지윤씨는 학창시절 잦은 학생회 활동으로 '대자보'를 붙였던 경험이 많다. 그는 "교내 길목에 대자보를 붙여야 학생들이 많이 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생 김모씨(28)는 최근 대학생들의 대자보 활용법에 대해 "작년의 '안녕들하십니까'의 파급효과를 봤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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