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로 뭉친 대학생…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안녕들 하십니까'로 뭉친 대학생…왜?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3.12.16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이 붙인 대자보, 대학생 '결집' 신호탄?
대자보 열풍, 일단 여야 모두 긍정적
일각에선 '감성팔이'라는 비판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 '대학가 벽보 행렬'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모여 있다 ⓒ 뉴시스

‘안녕들 하십니까’, ‘아니요, 안녕하지 못 합니다’

최근 대학생들이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사회비판에 나서고 있다. 이는 고려대에서 처음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열풍은 대학가에서 그치지 않고 군산여고 등 고등학교에까지 등장했다.

대자보는 논란이 되고 있는 KTX 민영화 문제를 시작으로 국가기관 선거개입, 밀양 송전탑 등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정치나 사회비판에 무관심한 것을 꼬집는 내용이다. 

 ‘대자보’와 ‘경영 08 현우’에 주목

‘대학생이 사회 문제를 꼬집는다’는 사실 특이사항이 아니다. 수많은 대학생들이 사회현상에 대해 시위를 벌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지만 현재 ‘대자보’처럼 파급력이 크진 않았다.

그러나 이번 ‘안녕들 하십니까’의 확산은 인터넷이 아닌 ‘대자보’로 만들어져 확산됐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촛불시위 등은 인터넷에서 세력을 결집하고 일정을 짜 시위장으로 나가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이번엔 ‘대자보’를 통해 결집했다.

또 ‘경영 08 현우’라고 떳떳하게 실명을 밝힌 것에 주목된다. 과거 시위를 벌이면 학생회가 나서거나 대학생 연합 등을 앞세웠지만 이번에는 개인 실명을 거론하며 사회문제를 제기한 것.

개인이 나서 ‘안녕하냐’며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 대학생 모두에게 ‘경각심’을 부르는 글을 게재해 파급력을 높였다.

대자보로 결집한 대학생들, 일단 여야 모두 ‘긍정적’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대자보 내용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이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두고 싶다”며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이 대자보를 읽어보고 자기 생각은 무엇인지, 또 이 대자보를 읽어 보고 자기네끼리 토론도 해보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또 민주당 장하나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제가 다 울컥하다”며 “20대 청년들이 사회문제에 대해 타협하지 않고 원칙적인 비판들을 해야한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반성하게끔 하는 그런 가장 청렴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 목소리들이 계속 터져 나와야 이 사회가 더 이상 고여서 썩지 않고 기성세대들에게 반성과 각성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20대 청년들의 투표율은 다른 세대보다 낮아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말이 많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18대 대통령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20대의 투표율은 68.5%로 가장 낮았다.

반면 50대의 투표율은 82.0%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이 80.9%, 40대가 75.6%로 30대가 70%로 그 뒤를 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청년들은 현재 사회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려운 ‘취업’,에 대해 ‘스펙 쌓기’등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취업을 어렵게 만든 사회를 탓하는 게 아닌 개인의 문제로 돌려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차 사회를 이끌 젊은이들이 5~60대보다 투표율이 낮으니, 정치인들이 청년들을 위한 정책 등은 생각지도 않고 있다”며 “바꾸려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야 세상은 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감성팔이’라는 비판도

한편 15일 보수성향대학생 단체 ‘자유대학생연합’도 ‘반박 대자보’ 공개 모집에 나섰고, 경북대에선 처음으로 “당신들은 틀렸다”며 대자보를 붙여 반박했다.

또 <조선일보>는 16일 “대학가에서 일부 세력들은 선전 선동 전략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며 “좌파들이 대학생들을 동원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고, 부추기는 좌파 언론도 더 문제”라는 기사를 작성, 비판에 나섰다.

일각에선 그저 유행처럼 흘러가 본질을 흐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청년들이 이 사건을 계기로 지속해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하나의 ‘유행’에 그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며  “이 열풍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경각심을 가진 척'만 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진짜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