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KBS의 변화…'공영방송' 명성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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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KBS의 변화…'공영방송' 명성 되찾나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6.12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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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해임 후 달라진 KBS 보도…정부 비판 지속되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길환영 사장 퇴임을 촉구하는 KBS 노조 2014.06.09 ⓒ 뉴시스

길환영 사장이 떠난 KBS가 달라지고 있다. KBS 추적 60분은 지난 7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사학 비리’ 의혹을 제기했고, KBS 9시 뉴스는 11일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의 과거 발언을 보도했다.

KBS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비판 보도는 거의 없었고 집권당인 새누리당 비판보도도 드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론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정부 감시와 비판’이 없자 KBS는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신뢰도가 떨어졌다.

미디어미래연구소(소장 김국진)가 2007년부터 한국언론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언론사의 신뢰성·공정성·유용성 등을 조사했다. KBS는 신뢰성 부문에서 2007년 2위, 2008년~2010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2012년 4위로 급락했고 2013년에는 5위로 한 계단 더 하락했다. 1위는 YTN이, 2위는 한겨레가, 3위는 경향신문이, 4위는 SBS가 차지해 케이블 방송에게 1위를 내줬다.

이토록 정권에 우호적이었던 KBS가 연이어 새누리당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한 총리 후보까지 비판한 것.

KBS본부는 <뉴스9> 보도 후 11시 보도자료를 통해 "<뉴스9>의 헤드라인 뉴스가 한석준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방송에 나오는 순간, 많은 시청자들과 심지어 KBS 직원들까지 귀를 의심했다. 오늘 별다른 뉴스가 없었던 문창극 국무총리 관련 아이템이 <뉴스9> 톱뉴스로 나간다는 의미는 ‘검증’이라는 뜻이다. 파업 승리와 길환영 사장의 해임 이후 <뉴스9>은 정부와 검찰에 대한 비판 기사가 눈에 띄게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를 견제하는 KBS가 언론의 임무를 되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권 도전하는 김무성, 박근혜가 정한 男子 문창극 ‘타깃’?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김무성 의원에게 악재가 일어났다. KBS <추적 60>분이 지난 7일 김무성 의원의 외압으로 사학 비리를 위한 국정감사에서 S대학 총장이 증인 채택이 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해당 방송에서 "확인 해 줄 수 없다"는 대답만 남기고 사라졌다.

방송이 끝나자 여론은 들끓었다. 김무성 의원과 관련된 기사는 수천 개가 생성되고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는 김무성이었다.

김 의원은 비판이 거세지자 8일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추적 60분 보도는)사실과 다르고, 여야 출석 합의가 어려워져 전부 무효 처리된 사안"이라고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KBS는 또다시 김 의원을 저격했다. 9일 KBS 9시 뉴스에선 김 의원의 NLL 대화록 유출 무혐의 소식을 상세하게 알렸다.

KBS는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2급 비밀 누설을 5백만원에 약식 기소한 것은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사건 때는 대대적인 수사 뒤 노무현 정부 인사들을 정식 기소한 것과 형평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KBS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한 남자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KBS 9시 뉴스는 11일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지난 2011년 교회 강연에서 “일본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뉘앙스로 언급한 발언을 보도했다.

또한 문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대학 강연에서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게 우리 민족의 DNA”라고 주장한 영상도 보도했다.

뉴스가 보도되자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2위는 ‘문창극 KBS’였다. KBS 보도는 삽시간에 수천개의 인터넷 기사로 만들어졌고, 비판 여론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KBS가 바뀌었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말도 나온다.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주정민 교수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KBS가 여당을 비판하는 뉴스를 몇 가지 보도했다고 달라졌다고 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아직 사장이 바뀌어서 보도가 변한건지, 데스크가 변한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주 교수는 이어 “KBS 보도를 두고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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