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지명철회 지연, 이병기 위한 방패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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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지명철회 지연, 이병기 위한 방패막?
  • 노유선 기자
  • 승인 2014.06.20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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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대북관…'차떼기'가 발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내정자ⓒ뉴시스

 "문창극 지명철회 지연은 이병기를 위한 방패막일 수 있다."

20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임 국가정보원장에 이병기 주(駐) 일본대사(67)를 내정했다. 당시 '차떼기' 논란이 잠시 일었지만,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 관련 '폭풍'만큼은 아니었다. 이 내정자에 대한 검증은 언론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시사오늘>은 '차떼기 논란'이 무엇인지 짚어본 뒤,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의 차이점과 앞으로의 대북관계에 이 내정자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해봤다.

◇ 이병기 후보자의 발자취와 '차떼기'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는 1974년 외무고시 8회로 외무부에 들어왔다가, 1981년 노신영 전 외무부 장관에 의해 노태우 당시 정무장관의 보좌역을 맡게 됐다. 정치권과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 후보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의전수석으로도 활동했다. 또한 김영삼 정부에서 국정원 차장을 지낸 바 있다.

2002년 대선 때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현 새누리당)의 정치특보로 일했다. '차떼기' 사건은 당시 발생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이인제 의원의 김윤수 공보특보에게 "한나라당에 유리한 역할을 해달라"며 2억5000만원이 든 상자 2개를 전달했다. 그는 100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 후보자는 단순 벌금형으로 한 고비를 넘겼지만, 이러한 전력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04년 총선 때 그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
이 후보자는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탄핵 역풍에 직면한 한나라당에 '책사' 역할을 했다. 당시 박근혜 대표에게  '천막 당사'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 

이 후보자는 FM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FM은 2006년에 결성된 한나라당 의원들의 모임으로, 김무성·유정복·유승민·이성헌 의원 등이 이 모임에 참여했다. FM은 'Five Members'의 약자다.  이들은 2007년 대선 경선을 준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워졌다. 이 후보자는 당시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한편 이 후보자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그를 주일대사로 임명하기 전까지 여의도연구소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 유연한 대북관…남재준과는 다를 것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재임 당시 강경한 대북관으로 정책의 유연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받기도 했다. 지난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것은 그의 오판(誤判) 중의 하나로 꼽힌다. 당시 국정원은 성명에서 "국가 안보 수호 의지에서 공공 기록물인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적법 절차에 따라 공개한 것으로,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정치 논란에 부채질을 한 국정원은 지나쳤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또한 올해 들어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 국정원 대공수사팀 직원들이 가짜 증거로 사법부를 속이려 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국정원의 명예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또한 국정원장의 강경한 태도가 불러일으킨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시기에 이병기 주일대사는 국정원장으로 내정됐다. 이 후보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의전수석으로 북방 외교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며, 주일대사를 역임했기 때문에 북·일 외교도 깊숙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일본에서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원이 국가 보위, 국민 보호, 국체 보전의 세 가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기 위해 '일반첩보(information)'가 아닌 '제대로 된 정보(intelligence)'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의 '유우성 사건'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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