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국가 개조론과 헌팅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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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국가 개조론과 헌팅 코리아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4.06.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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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박근혜 정권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가 개조론을 내세워 전면적인 혁신을 도모하겠다고 선언하였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 개조론은 박근혜 정권뿐만 아니라 문민정권이래 '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으로 대변되는 양극화를 문제를 극복하고 전체 국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대한민국 개조론 등 다양한 국가 개조론이 계속 등장한바 있고, 일본 강점기에 춘원 이광수는 계몽사상에 입각한 민족 개조론을,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은 토지제도 등 제도개혁을 통한 국가 개조론을 주장한 바 있다.

학술적 차원이 아닌 현실 정치 차원에서 개혁을 넘어서 국가개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물리적 심리적 차원의 커다란 공동체 충격이 발생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에너지가 폭발되어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때 가능하다.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 호 참사에 따른 국민적 슬픔과 분노는 국가 개조를 위한 사회적 에너지를 형성했다.

여야와 보수진보를 떠나 국민 모두는 우리사회의 누적된 총체적 폐단이 세월 호 참사의 원인이며, 세월 호 참사가 대한민국 성공 이면에 감춰진 부끄러운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이라는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 호 참사이후 여야 정치권은 어떤 모습을 보였는가? 우선 정부는 초동수사 과정에서 세월호 사건의 총체적 책임자로 기독교 복음 침례교의 지도자이자 세모그룹의 창업자인 유병언씨와 그 자녀들을 지목하였으나 그들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수 개 월 째 수많은 검찰인원과 경찰인원을 동원해 쫓고 있으며, 정치권은 세월 호 참사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한 정홍원 총리 후임자 인선과 관련하여 안대희 총리 내정자와 문창극 총리 내정자를 낙마시키는데 매진해 왔다.

각종 매스컴은 유병언 일가 추적과정과 총리 내정자 관련 부정적 내용을 중계하듯 매일 보도해 왔다. 그러는 동안 종교적 갈등이 일부 표면화 되고 많은 국민들은 다시 여와 야 보수와 진보로 분열됨으로써 국가 개조를 위한 사회적 에너지가 소멸되어가고 있다.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세월호 참사 후 대한민국은 유병언 일가, 안대희 총리 내정자와 문창극 총리 내정자를 사냥하는 헌팅 코리아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국가 개조를 향한 목표는 방향을 잃고 사회적 에너지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권 2기 내각과 청와대 개편 과정에서 나타난 인사 문제를 보면, 과연 이 정부가 세월 호 참사를 계기로 국가개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는가를 의심하게 한다. 여당의 원내 대표는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 내 국가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 대개혁을 위한 종합 플랜을 여야가 함께 마련할 것을 야당에 제안했지만, 정작 청와대의 제 2기 내각 인선과정과 청와대 참모 인선결과 발표를 보면 그것이 과연 국가개조를 위한 사회 통합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탕탕평평의 인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집권 2기 내각을 출범시키려는 박근혜 대통령이 좀 더 담대해졌으면 좋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1기 동안 메이퀸의 단정한 모습으로 국내외적으로 신뢰와 사랑을 받아왔지만, 국가개조를 위한 대장정 앞에서 메이퀸의 정치행태는 새로운 반전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지지자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에서 국민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출발해야 한다.

청와대나 국회 산하에 가칭 국가개조위원회를 만든다면, 그 위원장 추천을 야권에 양보하거나 최소한 야권과 협의하여 임명할 수 있지 않는가? 그리고 정부 주도로 행정개혁을 국회 주도로 정치개혁을 대법원 주도로 사법개혁을 사회 각 분야는 분야별로 자체 개혁을 추진하게하고 국가개조위원회에서 감독 평가 조정하도록 하면 어떨까?

국가개조를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은 후보시절 문전 홀대를 받으며 유신비판 세력을 찾아 손을 내밀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문재인 후보가 취했던 정치행태에 대한 비판과 대통령에 당선된 후 대통령에 쏟아지는 비판이 일정 부분 오버 랩 된다는 사실을 청와대 참모진은 인식해야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통령은 진영에 속해 당선됐지만 당선된 후에는 진영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보편적 요구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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