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커피값 인상…대주주 배당금 밀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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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커피값 인상…대주주 배당금 밀어주기?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7.2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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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 인상안 설득력 無…합작사 외압은 “사실무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동서식품이 원두 가격 급등에 따른 제품 출고가를 4.9% 인상했다. ⓒ뉴시스

동서식품이 경쟁사 남양유업의 가격 인하 방침에도 불구하고 되레 출고 가격을 인상해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매년 업계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커피값을 인상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원두가격 급등에 따른 결정이라는 명분은 지난 2012년 원두 가격에 비하면 낮은 수치기 때문에 이마저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국내외 대주주 출고가 인상 도모?

지난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내달부터 커피 출고 가격을 평균 4.9% 인상한다.

동서식품은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제품을 5420원에서 5680원으로 4.8%,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 제품은 1만780원에서 1만1310원으로 4.9% 등 차례로 인상할 예정이다. 맥심 카누 48g 제품 역시 6920원에서 7260원으로 4.9% 인상된다.

갑작스러운 인상안에 대해 지난 2월부터 급등한 국제 원두 가격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앞서 배포한 보도 자료에 나온 대로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해 9월 1파운드 당 118.4센트에서 올해 6월에는 174.1센트로 47% 상승해 커피 가격이 인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뉴욕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원두 가격은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급등세가 한풀 꺾여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구입 부담도 다소 줄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역시 보도 자료를 통해 아라비카 생두 1㎏의 올해 상반기 평균가격은 4179원으로 작년 상반기 3280원보다 올랐지만 2012년보다는 10.4% 하락했다고 밝혔다.

즉 동서식품 측이 언급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커피 가격 인상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협의회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할 때는 그 근거가 합당해야 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서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5598억 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그중 영업이익은 1791억 원으로 26.4%나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11.5%로 전년보다 1.7% 상승했다. 국내 10대 식품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처럼 타 식품업체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커피믹스 시장에서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동서식품이 출고가 인상안을 내놓은 데 대해 일각에서는 목적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의혹은 두 가지로 나뉜다. 국내외 대주주들에게 거액의 배당금을 쥐어주기 위한 내부 방침 혹은 합작사인 크래프트 푸드 홀딩스(Kraft Foods Holdings Singapore Pte. Ltd) 측으로부터 출고가 인상과 관련된 외압이라는 것이다.

실제 동서식품은 2012년과 2013년 대주주에게 배당금으로만 각각 1120억원을 챙겨줬다. 지난 11년간 동서식품 대주주에게 돌아간 배당금 규모는 1조920억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동서식품 지분은 현재 ㈜동서와 미국 크래프트사가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동서의 경우 김상헌 회장 일가가 지분의 70%를 갖고 있고 김상헌 회장 일가는 최근까지 동서식품으로부터 총 3000억원 가량을 주주배당금으로 챙겨갔다. 합작사인 크래프트사 역시 이와 비슷한 규모의 배당금을 챙겼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에  동서식품은 해외 대주주로부터 가격인상 압박 혹은 ㈜동서와 크래프트사 대주주가 거액의 배당잔치를 위해 가격 인상을 도모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혹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해외 합작사 외압…“있을 수 없는 일”

동서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원두 가격 안정세에 따라 동서식품만 가격을 일부 내렸었다”며 “이번에는 원두값 급등으로 인상이 불가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당 및 외압 의혹에 대해 “(해외 기업의 외압은)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주주배당금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동서식품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설득력 떨어지는 제품가 인상과 더불어 크래프트사와 합작 이후 수없이 거론되는 외화 유출 및 배당 의혹을 쉽게 잠재우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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