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의 재무설계><명량>을 보면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완두콩의 재무설계><명량>을 보면서
  • 채완기 자유기고가
  • 승인 2014.08.23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채완기 자유기고가)

이순신의 결사 항전과 인간적인 고뇌를 다룬 영화가 흥행의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6년 동안의 오랜 전쟁은 오로지 한반도, 조선 땅에서만 벌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이 짊어져야 하는 것이었다.

국가가 있어야 백성이 있기에 예전부터 세금이라는 항목으로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전정(田政), 군정(軍政), 환정(還政)으로 나뉜 삼정(三政)이었다. 아마 삼정보다 삼정의 문란이라고 더 많이 알고 있을텐데, 그 만큼 세금은 문제의 소지가 많은 것 같다.

농민은 전정(田政, 밭을 소유하는 대가)으로 땅 1결(結)에 전세 4말을 내고, 그에 더하여 삼수미 2말 2되, 대동미 12말, 결작(結作) 2말을 부담했었는데, 임진왜란의 참화로 많은 땅이 황폐해졌고, 면세지와 토호가 조작한 은결(隱結)의 증가로 무력한 농민의 부담만 과중하게 만들었다. 백지징세라 하여 공지(空地)에 세금을 부과하는 일도 있었다.

군정(軍政)은 지금의 병역의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장정이 직접 병역을 치르는 대신 군포를 부담하는 제도인데, 영조 때 균역법을 시행하여 장정 1명에 포(布) 1필로 정하고, 어염세·선박세·은결의 결전(結錢) 등으로 부족액을 보충하였다.

그러나 원래 병역이 면제된 양반·아전·관노와 세력가에게 매달려 군역을 기피하는 농민이 생겨나자, 농민을 대상으로 황구첨정·백골징포, 족징, 인징 등의 협잡이 성행하여 심한 고통을 받았다.

환곡은 가난한 농민에게 정부의 쌀을 꾸어 주었다가 추수기에 원곡에 모곡이라는 이식(利息)을 붙여 회수하는 제도이다. 처음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6개월 동안에 2할(20%, 연리 40%)였고, 조선 후기에는 6개월에 1할(연리 20%)이었다.

그러나 환곡의 이자가 점점 높아져 갔고, 결국 봄에 꾸어 가을에 갚되 빌린 곡식의 절반 이상을 이자로 물게 되었다. 이와 같이 6개월 이율이 5할(50%)을 넘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장리라 불렀으며 주로 쌀이 대상이었기 때문에 장리쌀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요즈음에도 부자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 절세 상품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서민들은 세금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유리지갑 월급쟁이는 직접세에 해당하는 소득세를 피할 길이 없고, 간접세 역시 생필품의 소비에 붙어 다니므로 피할 수가 없다.

병역의무는 모든 국민인 남자에게는 평등하게 부과된다고 하는데, 높은 자리에 오르는 분들마다 병역 문제를 피해가기가 어려운 것을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지금도 정부는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주택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LTV나 DTI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출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금리가 저렴하고 좋은 조건이어도 기본적인 급여와 소비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구조적으로 점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전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고, 현정부의 정책처럼 창조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