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장고 끝에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 행장은 중징계 결정에 곧바로 사퇴를 표명했다.
최 금감원장은 4일 브리핑을 통해 "국민은행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에 대해 각각 문책경고와 금융위 건의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KB금융의 중징계 결정이 감독의무 태만에 있다고 밝혔다. 주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사안만으로도 중징계 사유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최 회장은 "임 회장이 주전산시스템 전환사업과 위험 부담에 대해 수차례 보고 받고도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특히 전환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관련 임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이 행장에 대해서도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감독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전환 사업에 대해 11번이나 보고를 받고서도 위법과 부당행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사태확산을 방치했다"는 설명이다.
최 원장은 중징계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KB금융,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과 사전 미팅을 갖고 조속한 조직 안정화를 촉구했다.
최 금감원장은 "오늘 오전 두 의장을 만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이사회가 막중한 소명감을 갖고 KB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해 고객과 시장이 납득할만한 방안을 마련, 시행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건호 행장은 중징계 발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이 행장은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며 "내 행동에 대한 판단은 감독당국에서 적절하게 판단하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행장 사퇴에 따라 임 회장을 향한 사퇴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임 회장은 이 회장과 같은 중징계를 받았지만 아직 거취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의 거취에 대해선 아직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임 회장이 금융위원회 결정 이후 거취에 대해 밝힐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문책징계 이상의 중징계는 금감원장이 결정하더라도 금융위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초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경징계를 내린 것도 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압력에 의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만큼 금융위 의결에서 결정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
한편, 이 행장 사퇴에 국민은행은 박지우 수석부행장이 행장직을 대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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