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상견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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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 상견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1.17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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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이 양측 간 입장 차이만 뚜렷해져
하나금융‧외환노조 서로 대화 의지 없다 비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지난 14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첫 회동을 위한 협상단을 꾸렸다.

이와 함께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날 양측이 조기통합 시기 및 방법 등 구체적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소득은 없었다. 오히려 양측 간 뚜렷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양측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참석을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당초 7시로 계획됐던 회의는 2시간가량 지연됐다.

17일 외은 노조 관계자는 "지난 14일 저녁 서울 명동에 위치한 은행연합회관에서 (양측이) 첫 만남을 가졌지만 김 회장이 대화 시작 30여분 만에 '오늘 상견례는 없던 걸로 하자'며 자리를 떴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노조 측이 2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도, 대화를 시작한지 불과 30분 만에 지주회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며 "하나금융이 진정 대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는 하나금융 측에 △일방적 합의위반에 대한 사과 △새로운 합의서 체결 전까지 IT 통합 및 합병승인 신청 등 통합절차 중단 △정규직 전환 등 신뢰회복 조치 시행 △'대화단'에 대폭적인 권한 위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이 김한조 외환은행장에게 조기통합 관련 모든 권한을 위임했지만, 대화의 실질적 당사자는 하나금융 회장이라고 판단한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협상단 명단에 김정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을 뿐더러 사전에 (노조 측에서) 김 회장의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날 김 회장은 수원에서 열린 임원 워크숍에 참석 중이었다"며 "그럼에도 노조 측 의견을 수용하지 않으면 대화 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춰질까 워크숍 도중 나온 건데, 2시간 지각을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외은 노조 관계자는 "대화의 첫 문을 여는 자리에 양측의 수장이 참석하는 건 모든 협상의 관례"라고 일축했다.

김 회장이 협상 30분 만에 자리를 떠난 이유를 묻자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이 노조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계속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대화를 하러 왔다던 노조 측은 '만일 협상단끼리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2‧17 합의서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요구했다"며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자면서 '이렇게 하자'고 사전에 못박아두는 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2‧17 합의서를 준수했다면 이런 파행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모든 걸 노조 측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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