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성탄절, "세월호와 팽목항을 잊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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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성탄절, "세월호와 팽목항을 잊지 말아 주세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12.25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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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내 생애 처음이지 않을까, 또 마지막이어야 되지 않을까 "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흐릿해져가는 진도 팽목항 ⓒ 뉴시스

성탄절, 기독교인·비기독교인 할 거 없이 누구에게나 기쁨 가득한 이날, 진도 팽목항에는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지 못한 슬픔과 254일째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보다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구호가 다수가 돼 버린 12월 25일은 어떤 이들에게는 가혹한 크리스마스다. 불과 작년만 해도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이날, 그들은 진도 팽목항 '기다림의 등대' 앞에서 케이크를 쪼개 차디찬 바다에 흘려보내며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랜다.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은 국민들에게 잊히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아프다'고 말한다.

25일 CBS<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진도분과 간사 최태현씨는 "어제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팽목항에 보면 기다림의 등대라고 우리 가족들이 붙인 이름을 가진 등대가 있는데, 가족들이 그곳에 모였다. 바람이 세 촛불은 못 밝혀줬지만 케이크를 바다에 던져주고, 가족끼리 조촐하게 노래도 부르고, 그렇게 울다 들어왔다"고 했다.

최 씨는 "예전에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거나, 나가서 술 한 잔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냈는데, 최소한 울면서 보냈던 크리스마스는 내 생애 처음이지 않을까, 또 마지막이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참사가 일어난 '맹골수도' 해역에 다녀왔다고 한다. 여러 방송사들이 세월호 침몰 당시를 생중계하기 위해 모여들었던 언덕 언저리에는 돌무더기들과 함께 기자들이 쓰던 테이블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방송사, 언론 관계자들한테만 잊히는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똑같이 잊히는구나 하는 아픔을 느끼면서 많이 울다가 왔다. 정치논리로 인해 한쪽 구석으로 밀리고 있지 않나 하는 두려움도 있고, 이런 사건이 또 일어나면 어떡하지 하는 염려의 마음도 같이 갖고 있다. 답답한 심정이다."

최 씨의 새해 소망은 단 한 가지뿐이라고 한다. 참사가 일어나기 이전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

"새해 바람이라면 한 가지다. 일주년이 됐을 때만큼은 세월호 인양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나오지 못한 세월호 실종자 9명도 나왔으면 좋겠다. 4월 16일이 되기 이전에 원래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내 소원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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