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2015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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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2015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남긴 것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5.01.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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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하여 많은 추측과 억측이 인구에 회자돼 왔다. 이번 2015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이들 풍문을 잠재우고 이미지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아무런 감동 없이 끝나고 말았다.   오히려 루머처럼 떠돌던 리더십 문제들이 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일정 부분 확인된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정권 청와대의 소통문제, 이 것은 대통령 개인의 리더십 문제인가, gender의 문제인가 아니면 조직의 문제인가?  대통령 개인의 리더십의 문제는 부분적으로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gender의 문제와 관련된 부분이 있고, 그 것들이 같은 조직에서도 전직 대통령들의 리더십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현 청와대의 소통문제는 이들이 혼재된 결과임이 분명하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15년간 가까이에서 보좌해 온 3인의 비서진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냈다.  이 것은 박근혜 대통령 개인 차원에서는 미덕이 될 수 있으나, 비서진의 운영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대통령이 의원 시절의 허물을 아직도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측면도 있다.  

일찍이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죽는다고 했다.  어찌 보면 대통령제 하에서 내각의 장관은 대통령의 비서이고, 청와대 수석도 대통령의 비서이다.  직책과 역할에 대해 비중을 매긴다면 내각의 각료는 제1 비서진에 속하고, 수석은 제2 비서진에 속하며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3인의 비서관은 제3 비서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국정의 운영에 있어서 정책을 논의한다면 당연히 제1 비서진이 대통령과 격의 없는 의논 상대가 되어야하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제2, 제3의 비서진의 조력을 구할 때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이 사조직에 가까운 제3 비서진을 중심에 놓고 국정을 논의할 때 수석 비서관과 내각의 장관은 힘을 잃고 공조직은 역동성을 상실하지 않겠는가?  공화국 정부에서 십상시라는 표현이 언론에 회자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대면보고와 관련하여 대통령은 내각의 장관 쪽을 바라보면서 “대면 보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대통령이 내각의 장관을 제1 비서진으로 인식했다면 할 수 없는 질문이다.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제3 비서진과도 서면으로 보고를 받겠는가?  서면보고는 communication은 될 수 있으나 debate는 될 수 없다.  역대 대다수 전직 장관들이 대면보고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개헌문제와 관련하여 대통령은 아직도 개헌 논의 자체를 블랙홀로 인식하는데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임기가 개헌의 주된 이슈였던 권위주의 정부시대에는 개헌 논의 자체로 블랙홀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논의하고자 하는 개헌의 이슈는 권위주의 정부시대의 이슈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개헌 논의 과정도 단기간에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공론화 과정과 협의과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결코 블랙홀이 될 수 없다.

아무튼 만기친람으로 대변되는 대통령의 리더십 때문인지, 집권세력은 존재하지 않고 집권자만 보이는 현재의 국정운영 방식은 박근혜 정권 3년차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 번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서 대통령의 통 큰 정치를 기대했던 국민은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후보시절 보여주었던 통 큰 행보는 어디로 갔는가?   대통령 후보 박근혜와 대통령 박근혜가 다르다는 인식이 왜 확산되는가?

인사혁신 대신 특보체제를 운영하겠다는 대통령의 언급은 아직 구체적인 인물과 운영방식이 발표되지 않아 현 시점에서 논평하기가 부적절하나, 역대 대통령들의 특보체제를 연상하면 과연 특보체제로써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뀔까 의구심이 든다.  국민들 다수가 특보체제에 기대를 걸지 않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개인의 리더십으로 끝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여부는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라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이후 제기되는 각종 여론을 수렴해서 국가 운영방식을 다시 한 번 수정해 주기 바란다.   그 출발은 대통령이 갇힌 공간에서 나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 리더십의 한계, gender의 한계 그리고 조직의 벽을 넘어서 보다 역동적으로 집권 3년 차를 펼치기 바란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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