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반기문 현상과 19대 대통령 후보자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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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반기문 현상과 19대 대통령 후보자의 리더십
  • 강상호 시사평론가
  • 승인 2014.11.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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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시사평론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여 남은 현 시점에서 19대 대통령 후보군들에 대한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최근 들어 그 후보군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포함되면서 2012년 안철수 현상처럼 반기문 현상이 2014년 말 우리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차기 대선 후보자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0%에 근접함으로써 10% 대나 한 자리 수 지지율을 보이는 여야의 다른 후보자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안정감을 보이는 성공한 외교관과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글로벌 이미지가 반기문 신화를 만들고 그 이미지가 그를 차기 대선 후보자 1위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청문회 스타로 이명박 대통령은 샐러리맨 성공신화로 박근혜 대통령은 시련을 극복한 공주의 신화로 다른 후보군들과 차별화 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비록 대선 도전은 좌절됐지만 안철수 의원 또한 IT 성공신화로 한 때 대권 기대주로 각광을 받았다.  

스타와 성공신화에 환호하는 한국의 유권자들에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또 다시 희망의 메시아로 떠오르는 것이다.  

이쯤 되면 한국에서 대선 후보자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과 차별화 된 신화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다. 신화가 있는 후보자와 신화가 없는 후보자는 대통령 후보자로서 그 출발점이 다른 셈이다.

그러나 각종 신화에 기반 한 대통령들이 처음 기대처럼 대통령으로 성공했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임기가 3년 이상이 남은 시점에서 차기 대선 후보군들이 구체적으로 논의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다소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대통령으로서의 총체적 평가뿐만 아니라 기대했던 경제 문제에 있어서까지 후보시절 ‘747 공약’ (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 위기에 몰렸을 뿐만 아니라 임기 후 비극적 죽음을 맞음으로써 국민적 추모의 정을 일으켰으나 대통령으로서 평가는 부정적인 수준이다.  기대와는 달리 각종 신화에 기반 한 대통령들이 대통령으로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신화에 기반 한 지지는 논리적이라기보다도 감성에 기인한바가 크다.   논리의 시대는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다고 한다.   한국정치에서도 논리 형 정치인들이 쇠퇴하고 감성 형 정치인들이 부상하는 것을 보면, 이 주장은 정치 영역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행태와 이미지가 정치인들의 주요 평가 기준이 되는 것도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철학과 논리적 사고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 것은 대중의 몫이라기보다는 언론의 몫이며 후보를 결정하는 정당의 몫이다. 언론과 정당까지 대중의 정서에 매몰된다면 선거를 통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대통령은 테크노크라트가 아니라 시대정신의 중심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시대정신은 정치현장에서 체화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 스텝으로서가 아니라 정치 결정자로서의 경험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경험은 정치인의 자질로서 나타난다.   안철수 의원이 안철수 현상을 살리지 못한 근본 원인은 정치 결정자로서의 경험 부족이며 정치인으로서의 자질 부족이었다. 정치인은 정책의 실패에서는 재기할 수 있지만, 자질 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으면 재기하기 어렵다.  

대통령 후보로서 요구되는 자질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   김영삼 대통령처럼 투쟁성과 결단이 부각되는 시대도 있었고, 김대중 대통령처럼 타협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도 있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처럼 신뢰와 단정함이 돋보이는 시대도 있다.  

19대 대통령 후보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일까?   2017년 12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의 권력구조를 전제로 현 시점에서 말한다면, ‘통 큰 정치와 강인한 기(氣’)가 요구된다고 생각된다.  

혹자는 이를 진흙 속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갖춘 리더십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러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가 도입된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차기 대통령 후보자로서의 가치는 크게 상승할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지가 있다면, 현재의 권력구조보다는 분권형 대통령제 하  대통령을 선호할 수 있고, 출마의 당위성과 역할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기존 정치권과의 자연스런 접목이라는 면에서 그렇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성향 면에서 그렇다.  

▲ 강상호 시사평론가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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