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젊은이 같지 않은 젊은이…이준석 손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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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젊은이 같지 않은 젊은이…이준석 손수조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5.01.15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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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치 초년생 이준석 손수조의 엇갈린 진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왼쪽)과 손수조 청년위원 ⓒ뉴시스

정치권은 경험과 연륜을 중시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젊음을 추구한다.

정가의 정체(停滯)를 막고 새로운 에너지와 이미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야권의 한 원로는 “정치도 생물과 같아 끊임없이 신선한 새 피(인물)가 돌아야 한다”고 비유했다. 젊은 정치인은 어느 시대, 어느 정치집단에나 패기와 신선함을 가져다 줬다.

그러나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이 공개되며 재점화된 ‘K.Y 문건 배후 파동’에서 보여진 새누리당의 젊은 정치인들의 행보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 사건의 핵심에 선 인물이 이준석(31)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손수조(31) 청년위원이다.

꺼져가던 문건 파동에 다시 불이 붙게 된 계기는 지난달 열린 한 술자리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비대위원은 청와대 음종환 전 행정관으로부터 “문건 파동의 배후는 김무성(K)과 유승민(Y)”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전달했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김상민 의원의 결혼식서 만나 이를 메모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손 청년위원의 이야기는 달랐다. 그는 "저는 먼저 자리를 떴지만, 제가 있을 땐 그런 얘기가 전혀 나온 게 없다“며 ”그런 얘기가 나오면 제가 기억을 못할 리가 있겠느냐“고 상반된 진술을 한다.

이 사건은 이제 협박설 등 다양한 사이드 스토리를 양산하며 진실 게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다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젊은이 답지 않은’ 이 전 비대위원과 손 청년위원의 행보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음 전 행정관에게 들은 정보를 고스란히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전달한 셈이다. 떄문에 일각에선 시쳇말로 ‘고자질’을 했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의원실서 인턴을 했던 인연으로 가까운 사이인 유 의원은 차치하더라도, 현 여당의 대표 김 대표에게도 자칫 큰 오해를 부를 수도 있는 정보를 전달했다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인 제스처다.

물론 ‘이런 소문이 돌아 당사자에게 알려준다’는 순수한 목적일 수도 있지만, 정글같은 정치판에서 사실상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이 전 비대위원은 다음 공천권을 쥐고 있는 김 대표에게 일종의 우호를 표시한 셈이다. 최근 친박계가 스스로 몸집을 줄이며 양산된 소위 ‘짤박(짤린친박)’인사들이 김 대표에게 모여든다는 이야기와 맞물려, 이 전 비대위원이 김 대표·유 의원과 정치 행보를 같이 하기로 했다는 것은 정가의 중론이 됐다.

아쉬운 점은 이 전 비대위원의 이러한 모습이 그간 소신과 패기를 앞세웠던 젊은 정치인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부분이다. 물론 정치에서 계파는 외면할 수 없고, 실제로 ‘줄을 잘 타야’ 정가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많은 정치인들이 그런 행보를 걸어왔지만, 요새 드물게 주목받는 거대 여당의 차세대 주자가 이러한 ‘닳고 닳은 정치인’같은 판단을 헀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다.

손 청년위원도 마찬가지다.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 다른 진술이 나오긴 어렵다. 본인에게 정치적으로 무익한 후폭풍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먼저 자리를 떴지만’이라고 전제를 두며 탈출구를 만드는 모습도 주목할 만 하다. ‘노련한 정치적 계산’이라고 칭찬받기 이전에, 이제 막 이립에 들어선 정치 초년생에게 기대할 만한 모습이 아니라는 거다. ‘박근혜 키즈’라고도 불리는 손 청년위원이기에 이 전 비대위원 같은 행보를 보일 수는 없지만, 진술이 엇갈리는 시점에서 둘 모두 진정성이 의심받게 돼버렸다.

두 사람의 정치적인 선택은 그들 자신의 것이고, ‘젊은이들은 이래야지’라는 잣대로 재는 것이 부당하다 여길 수는 있다.

그럼에도 한국 정치의 혁신을 바라는 관점에서, 또 장강의 새 물결에 기대를 하는 입장에서, 이들의 ‘젊은이답지 않은’ 정치행보에 입이 쓰다 여기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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