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연임…결자해지 시간 벌었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연임…결자해지 시간 벌었다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2.23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 그룹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돼 연임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 오는 2018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하나-외환은행 통합이나 실적 회복 등 산적한 문제들을 수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게 됐다.

하나금융그룹은 23일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개최하고, 김정태 현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단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앞서 회추위는 후보군을 김정태 현 회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등 3명으로 압축했고, 이날 면접과 최종 토론을 거쳐 김 회장을 단독 후보자로 확정했다.

회추위는 김 회장 연임 배경에 대해 두 은행 통합이 진행되고 있고, 저성장·저마진의 금융 환경을 대비해야 할 시점에 그가 적임자라고 의견을 모았다.

양행 통합을 지금까지 주도해왔고, 지난 3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만큼 현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을것이란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은 현재 벽에 부닥친 상태다.

외환은행 노조가 조기합병절차를 중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오는 6월까지 합병 절차 진행을 전면 중단시킨 것.

법원은 외환은행이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후 5년간 독립법인으로 존속한다는 내용의 2012년 합의서를 근거로 판단했다. 합의를 번복할만한 사정 변경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원의 결정으로 향후 노조와의 협의 없이는 통합이 어려울 전망이다.

김 회장이 지금처럼 강하게 밀어붙일수록 조기 합병 성사는 더 꼬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충분한 대화와 설득을 통해 외환은행직원들의 동의를 얻어내고 합병에 우호적인 그룹 안팎의 분위기를 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회장은 본인이 취임한 뒤 심각할 정도로 추락한 실적도 회복시켜야 한다.

김승유 하나금융 전 회장이 집권하던 2011년 하나은행은 당기순이익이 1조2천억 원대였다. 당시 외환은행도 1조6220억 원을 달성했다.

그 다음해인 2012년 김 회장 취임과 함께 양 행의 순이익은 각각 543억 원과 626억 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2013년에는 하나은행 6550억 원, 외환은행 3600억 원을 기록했지만 KT ENS 사기로 대손충당금 860억 원을 쌓으며 1조 클럽에서도 밀려났다.

작년에는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조 클럽에 들어가지 못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9377억 원으로 신한금융의 2조 원, KB금융 1조4000억 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규모다.

반면 총 자산은 392조 원으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407조 원, 405조 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IBK기업은행은 자산이 236조 원인데 순이익을 1조 원 이상 올렸고, BS금융지주도 90조 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5136억 원을 올렸다.

김 회장이 "이대로는 곧 BS금융에 실적이 역전될 판"이라고 말한 것도 충분히 납득된다.

하나금융의 실적 악화는 외환은행 탓이 컸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212% 증가한 8561억 원인 반면, 외환은행은 17.8% 감소한 3561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가 대주주이던 시절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는 소홀히 하고,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연봉 수준을 대폭 올려준 결과하는 것이 은행권의 분석이다.

김 회장은 실적회복을 위해서라도 외환은행 재정비를 통해 다른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수익성과 생산성을 회복해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기 합병 추진과는 별개로 그룹차원의 전열 재정비와 수익성 재고 작업을 서둘러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다음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상임이사로 확정되고, 연이어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필요하면 바로 움직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