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승계구도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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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승계구도 '엇박자'
  • 방글 기자
  • 승인 2015.07.08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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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뉴시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딸 주형 씨의 경영 참여 소식이 전해지자, 금호家 승계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박삼구-찬구 형제의 분쟁에서 항상 형 박삼구 회장이 승리해 왔지만, 승계작업 만큼은 박찬구 회장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의 딸 주형(35) 씨는 이달 1일부터 금호석화에서 상무로 근무 중이다.
‘남성 상속’을 원칙으로 하던 금호家에 첫 여성 임원이 탄생한 사례라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동경영합의서’에 따라 여성의 경영참여는 물론 주식 상속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형 씨는 이미 2012년부터 수차례 지분 매입을 하며 경영에 욕심을 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주형 씨는 2012년 12월 처음으로 금호석화 주식을 취득한 후 현재까지 18만2187주(0.54%)를 매입했다.

하지만 금호그룹과 별개로 대우인터내셔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을 일축했다.

다만, 박찬구 회장이 남녀를 불문하고 실력 있는 여성 인재 등용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형 씨의 경영참여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찬구, 딸에도 ‘경영권’ vs 박삼구, 외아들 승진 차질 ‘비교’

주형 씨의 임원 입사 소식이 전해지자, 박삼구 회장의 경영승계 진행 정도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 세창 씨는 지난 4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 선임됐지만, 3일만에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대표이사 임명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 철회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결국 박세창 부사장은 3일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고, 업계는 박삼구 회장의 승계구도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박삼구 회장이 딸 세진 씨에게 경영권이나 지분을 넘겨줄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삼구 회장은 딸은 물론 딸의 배우자, 그 가족에게까지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인 걸로 안다”며 “승계 작업에 있어서는 두 형제가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박찬구 회장이 딸인 주형 씨에게 경영참여의 기회를 열어놓기는 했지만 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 등을 비교했을 때, 경영권 자체가 딸 주형 씨에게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의 결정이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형 박삼구 회장과의 분쟁으로 부정적 여론에 시달린 박찬구 회장은 이번에 주형 씨를 임원자리에 앉힘으로써 신세대적 이미지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남녀 불문 능력에의 평가라는 부분이 사회적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면서 긍정적 여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삼구 회장의 승계구도에 대해서는 “고작 세 달 전에 박세창 부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만큼 승계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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