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새정치연합의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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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퇴]새정치연합의 '득'과 '실'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7.09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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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갈등 일단 수면 밑으로…비노 세력도 약화
'야당의 존재감' 보여주지 못해…당 지지율 하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지난 6일 새누리당의 국회법 재의 표결 참여 촉구대회를 연 새정치민주연합 ⓒ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시작된 '거부권 정국'이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일단락됐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득(得)'

우선, 이번 사태로 세간의 이목이 여권에 집중되면서 친노(친노무현) 대 비노간 계파갈등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는 점이다.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의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강행'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문 대표의 독단적 인선에 반발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한때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당무를 거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와의 '러브샷' 연출 다음날 열린 최고위에도 불참한 바 있다.

그러나 이윽고 '거부권 정국'이 펼쳐졌고, 새정치연합은 주류, 비주류 가릴 것 없이 이를 '청와대의 국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이와 동시에, 비노 진영의 세가 급격히 약화되면서, 당분간 계파갈등은 진정 국면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비노 좌장 김한길 전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의혹을 받았다. 동교동계 박지원 의원의 최측근 박기춘 의원도 특정업체의 정계 금품로비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지원 의원은 박기춘 의원을 '차기 사무총장'으로 문 대표에게 천거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여권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늘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점도 새정치연합이 '얻은 것' 중 하나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박 대통령의 지시(유승민 사퇴)를 충실히 이행한 꼴이 되면서 '청와대 거수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국회법 개정안 표결에 불참하면서 국회의원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도 '의회민주주의'에 도전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고집불통', '제왕적 지도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정부여당에 대한 이 같은 부정적 기류는, 차기 총선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失)'

가장 큰 '실'은 이번 사태에서 '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적어도 당 지지자들에게 '선명성'을 과시해야 했으나 전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새정치연합은 여당의 국회법 개정안 표결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수위도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는 당내 여론도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당 핵심 관계자는 "거세게 치고 들어갔어야 했다. 명분도 확실했다. 청와대가 의회민주주의에 도전을 했고, 새누리당은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든다는 비난을 받을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7월 1주차 정당지지도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28.5%를 기록, 전주보다 1.6% 하락했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5% 오른 38.7%로 집계됐다.

야심차게 출범한 당 혁신위원회(김상곤 위원장)가 '메르스 사태', '거부권 정국'이 연이어 터지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잃은 것' 중 하나다.

혁신위는 '수도권 중진 물갈이' 내용이 포함된 1차 혁신안과, '최고위원회, 사무총장제 폐지'를 골자로 한 2차 혁신안을 최근 발표했다. 계파갈등 종식과 동시에 차기 총선 흥행까지 노리겠다는 의중이 엿보이나, 세간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같은 당 의원들조차 짐짓 모른 체하고 있다는 후문도 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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