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부는 중동 바람 '사상누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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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 부는 중동 바람 '사상누각' 우려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7.20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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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 종교적 리스크 상존…현지화 전략 고민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중동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뉴시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중동지역과의 교류와 관련 은행권이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연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논란과 함께 지난친 정부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중동지역의 국내 은행 지점 수는 총 7개에 불과해 전체 해외 진출규모(162개)의 4%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순방한 이후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이 경제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시중은행들도 중동 진출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카타르 이슬람은행(QIB)에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하고 직원 1명을 파견했으며 신한은행도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지점 설립 허가를 받았다. IBK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중동 진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해외진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금융사들을 지나치게 밀어 붙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해외 은행의 신흥국 진출전략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은행이 거둔 해외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은행별로 1~7%에 불과했다.

유가증권 운용 등 현지 자본시장을 겨냥하기보다는 주로 현지 교민과 한국 기업 지상사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하나금융측의 분석이다.

특히, 중동지역의 경우 국내 금융사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도 분란지역이 많고 종교나 문화도 우리나라와는 크게 다르다.

최근 미국과의 화해로 풀리기는 했지만 이란이 경제제재를 받아왔고 시리아 사태, IS 테러등 의외의 변수가 존재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진출시 고려해야 하는 위험중에는 전쟁이나 테러, 자연재해 등 지역적인 특성도 고려 해야 하는데 중동 지역의 경우 이같은 문제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경제환경도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 중동 지역과의 대표적인 경제거래는 원유무역와 현지 건설이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과의 금융거래는 용이하겠지만 은행의 현지화라는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중동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와 코드 맞추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다른 지역 처럼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며 "사전에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현지화에 근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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