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인기?…정작 택시기사에겐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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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인기?…정작 택시기사에겐 '애물단지'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8.31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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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약한 중·장년층 택시기사 요금 부담 토로…카카오측은 고지도 제대로 안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손님이 없으니 한 분이라도 더 태우려면 카카오택시 앱을 켜 놓을 수밖에 없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손님을 태우는 건 하루에 운 좋아야 한 두번 가능한 일이지." 

"카카오택시 이용 후 매출이 늘었다해도 앱 이용요금 때문에 폰 요금이 더 나와. 매출이 10% 올라도 소용없다. 다음카카오만 돈 버는 일이지…"

"나처럼 나이 든 택시 기사들이 스마트 폰을 이용해서 손님을 받는 다는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야. 다운만 받는다고 다 되는 게 아니고. 나이 든 택시 기사들은 다 같은 마음일 거야. 복잡해 어려워."

10년 혹은 20년 가까이 택시기사 생활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한탄이다. 최근 카카오택시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는 보도와는 달리 정작 앱을 이용해야 하는 택시기사들에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자리잡혔다.

카카오택시 회원기사, 거리조건 상 하루 콜 수 비해 탑승객 10% 안돼

다음카카오가 개발한 앱 '카카오 택시'의 이용율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서비스에 가입한 택시기사는 14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앱을 사용해야 하는 택시기사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종일 앱을 켜 논채로 콜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사용된 데이터 요금을 충당해야 하는 것은 물론, 폭주하는 주문량에 비해 태울 수 있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카카오택시 가입회원인 한 기사에 따르면 해당 택시 기사는 하루 약 30번 가량 호출을 받는다. 그러나 실제 태우는 승객 수는 많아야 3~4명. 호출 수 대비 탑승객 비율이 현저히 적었다.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조건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거리까지 이동해 승객을 태우는 일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호출이 와도 거리상 조건이 안되면 무용지물인 셈인 것.

장·노년층 기사 스마트폰 활용 미숙…데이터 요금 폭탄에 '어처구니'

▲ 카카오택시 앱 사진 ⓒ 인터넷커뮤니티

또한 장·노년층의 기사가 주를 이루다 보니 앱 자체를 이용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에 가입한 택시기사가 '카카오택시' 기사회원이 되면 손님의 '콜'을 대기하는 동안 데이터 요금이 과금되지 않는다. 다음카카오와 KT가 기사회원에 대한 데이터 요금을 받지 않기로 업무제휴를 맺었기 때문이다.

이는 카카오택시의 기사회원이 많아진 이유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택시기사가 손님을 태우러 가거나 손님의 목적지까지 이동하기 위해 켜놓는 '길 안내(내비게이션)'서비스는 데이터 요금은 유료다.

택시 기사가 '콜'에 대해 '수락' 버튼을 누르면 연동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게 된며 이때 데이터 요금은 부과된다.

올해로 18년 째 택시기사 생활을 하고 있는 김 모(58) 씨는  "카카오택시 사용한 후로 매출이 는 것은 10% 정도된다" 며 "하지만 데이터 요금으로 휴대폰 요금이 2배는 더 나와 곤욕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처럼 나이든 사람드은 카카오택시 이용방법을 배우는 데도 오래 걸릴 뿐더러 앱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게 쉽지 않다" 며 "회사 측에서 처음에 무료라는 말로 가입을 유도해 놓고는 데이터 요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와 비슷한 연배의 기사들은 대부분 월정액 낮은 요금제를 가입하는 편이다. 이 요금대역에서 KT가 기본 제공하는 한달 데이터는 300MB~1GB 정도다. 기본 데이터량을 초과하면 1MB당 20원씩 과금된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KT와 다음카카오는 현재 길안내 데이터도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KT 관계자는 "길안내 서비스도 데이터 소진이 높은 분야라 기사분들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길안내 데이터도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다음카카오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카카오 관계자 역시 "내비게이션 길안내나 지도 등 서비스는 데이터 무과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고지를 회원들에게 하고 있는데 잘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이용중인 기사님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이용 방법과 내용 등을 안내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믿고 부르는 카카오 택시?…'선 시행 후 대응', 대책 없는 다음카카오

카카오택시 앱 출시 이후 각 매체에서 카카오택시에 대한 이점이 보도되며 카카오택시에 대한 인기가 커졌다. 기존의 일반 콜 택시 보다 콜 비용이 무료인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도 늘었다.

그러나 장거리에 있는 택시기사의 호출 거절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승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출근 시간대 카카오택시를 이용했던 여성 서 모(24) 씨는 "급한 마음에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목적지를 입력했지만 세번씩이나 거절을 당했다" 며 "많은 택시기사분들이 이용하는 앱이라 해도 거리상 멀리 있으면 급한 탑승객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다음카카오 측은 택시기사의 입장과 탑승객 불만이 나오고 있는 지금에서야 뒤늦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IT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기사와 탑승객의 상황을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출시한 앱이라기 보다 기업의 이익에 치중된 대책없는 애플리케이션" 이라며 "기사들이 겪고 있는 데이터 비용의 문제라든지 승객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해소시켜 줄 적극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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