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PB상품'으로 날개 활짝…영세상인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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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PB상품'으로 날개 활짝…영세상인엔 '눈물'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9.15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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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기존의 합리적 가격 제품 이미지 탈피…기존 NB상품 매출 하락 우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최근 유통업계는 바야흐로 'PB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조업체에서 생산되는 상품(NB)이 아닌 유통업체상품(PB)의 구색을 높이며 저렴한 가격경쟁력으로 PB상품 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엔 PB상품이 식품류에 치중됐다면 최근엔 기저귀·패션·가정용품은 물론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해졌다.

또한 대형마트의 PB상품 매출 비중은 해마다 20~25% 수준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PB상품을 내놓는 대표적인 업체로는 이마트를 예를 들 수 있다. 바로 '피코크'가 그 주인공.

피코크는 이마트가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업체에 의뢰해 생산한 상품 브랜드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1~7월) 피코크 매출은 4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다. 간편가정식 매출 가운데 피코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첫 론칭 시 4.7%에서 지난해 9.4%, 지난달 13%까지 늘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피코크는 PB상품의 특징 중 하나인 저렴한 가격의 틀을 깬 제품이란 것이다.

사실 과거의 PB상품은 가격파괴형 신 유통업태 중 하나로 분류된 할인점에서 선보이는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피코크의 경우 가격이 일반 식품업체에서 선보이는 제품보다 1.5배 높은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코크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과 비율이 좋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PB상품이 상대적으로 '질이 낮다'는 인식은 오래전 일이 돼 버린 것.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엔 업계가 PB상품을 기존의 값싼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며 "그만큼 앞으로도 PB상품의 비율을 높아질 것이며 업체는 상품의 최우선 가치를 품질과 가격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이마트 대표 PB브랜드 '피코크' 제품 ⓒ 인터넷커뮤니티

대기업 PB상품 독과점 논란…영세 상인 매출 하락 불가피?

마트 뿐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에서도 PB상품 간편도시락, 음료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매출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갈수록 진화하는 PB상품이 기존에 같은 종의 물품을 납품하는 영세 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잦은 대형마트나 상품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의점에서 PB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게 되면 자칫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최근엔 1~2인 가구수가 늘어나며 이들을 위한 생활용품과 식품까지 PB상품으로 내 놓으며 매출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기존에 영세 업체들이 납품했던 생활관련 용품이 진열대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PB상품을 부각시킬수록 기존의 NB(제조업체브랜드)상품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있다" 며 "매출을 올려야 하는 제조업체 입장에선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여야 하지만 PB상품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업체들이 어쩔 수 없이 PB제조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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