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풀무원 물류 파업…국제기구도 풀무원 화물노동자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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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풀무원 물류 파업…국제기구도 풀무원 화물노동자 '지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10.19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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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화물노동자, “노조탄압·노예 계약서·차량 불법개조…” 폭로
ILO, 풀무원 화물노동자 파업지지 성명…국제 노동자단체는 불매운동 동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호주 화물노동자들이 풀무원 불매 홍보물을 들어 보이며 풀무원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화물연대

노조탄압·노동착취…풀무원 물류 파업 40여일

 40일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풀무원 물류 파업 사태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결국 국제 사회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바른먹거리’를 표방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풀무원이 뒤에선 식중독을 방치하고 노동자들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자 풀무원 규탄과 풀무원 제품 불매운동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적 망신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풀무원의 제반 문제는 지난 9월 4일 화물연대본부 충북지부 음성진천지회 풀무원분회가 음성 풀무원물류센터 앞에서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밝혀졌다.

풀무원분회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파업을 마치고 회사 측과 12가지 조항의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풀무원은 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노동조합을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풀무원분회는 “사측이 지난 파업시 발생한 비용을 조합원들에게 전가하고, 화물연대 스티커 등을 부착하지 말고 이를 어길시 노동자에게 징벌적 임금 삭감을 하겠다는 노예 계약서를 강요했다”고 전했다.

풀무원 화물노동자들은 20년 동안 월급이 동결됐으며, 인력감축에 노동 강도는 오히려 세졌으나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한 각종 산재사고가 발생해도 풀무원은 나 몰라라 했다고도 했다.

물류차량 불법개조에 신선식품 식중독 위험도 그대로 방치

풀무원의 차량 불법개조도 드러났다. 물류차량 트레일러 길이 임의 연장, 냉동기 임의 설치 등 불법으로 차량을 개조해 운행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음성군청과 음성경찰서가 각각 지난 9월 9~10일, 11일 충북 음성군 소재 풀무원 물류계열사 엑소후레쉬물류 앞에서 이 곳을 드나드는 물류차량의 불법 여부 단속을 진행한 결과 밝혀졌다.

같은달 30일 음성군청이 2차 단속을 진행했때는 차체 임의 연장 등 8건이 적발되기 했다.

여기에 풀무원 일부 가맹점에서의 제품 보관 실태도 도마에 올랐다.

<JTBC>는 지난 6일 뉴스를 통해 일부 가맹점에서 두부와 콩나물 등 신선식품을 냉장 보관하지 않고 상온에 방치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신선식품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영상 10도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선식품은 상온에 방치할 경우 식중독 위험이 크기 때문에 냉장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JTBC는 “풀무원은 4년 전부터 본사 물류센터에서 직접 실어 유통처로 배송하던 것을 가맹점에 보관한 후에 배송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풀무원 물류기사는 “차에서는 0~6℃를 유지하라고 한다. 그런데 (가맹점) 대부분이 열악해 밖에다 방치한다”라고 증언했다.

풀무원 측은 일부 관리가 잘 안된 점은 인정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7일 풀무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안전 위협하는 풀무원의 대국민 사기극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바른 먹거리로 국민들이 신뢰했던 풀무원의 신선식품이 실은 ‘세균식품’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아이들의 학교 급식 재료로도 선호됐던 풀무원 제품들이 냉장식품 보관 기준을 훨씬 웃도는 실온에 방치돼 식중독의 위험에 노출돼 왔다는 것은 경악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또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나쁜 먹거리가 바른 먹거리로 둔갑한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바로 돈 벌이에 혈안이 된 풀무원,‘제품 밀어내기’에 급급한 풀무원, 가맹점 죽이기를 일삼아 온 풀무원, 내부의 바른 목소리를 탄압했던 풀무원, 비정규직 차별을 당연시했던 풀무원의 나쁜 짓거리가 바로 그 원인”이라고 힐난했다.

풀무원 측은 19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냉동차량에서 물건을 내린 다음 냉동.냉장실에 넣어야 하는데 일부 화물차량 운전자가 대리점 문 앞에 물건을 내려 놓고 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하지만 마치 풀무원이 식중독 발생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 같은 내용은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풀무원의 제품 밀어내기식 판매 의혹도 불거졌다.

화물연대 측은 지난 9일 “화물노동자들에 대한 갑질 뿐만이 아닌 가맹점에 대한 제품 밀어내기 갑질로 온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먹거리를 유통시켰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관련 풀무원 관계자는 "이는 화물연대 측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과 다르다"면서 "가맹점에서 물품량을 주문하면 그 해당 물품량만큼만 내보낸다"며 화물연대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풀무원 제품 불매운동 전개…시민사회단체도 동참

상황이 이렇자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난 9일 풀무원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천주교, 음성군농민회 등 14개 단체로 구성된 음성군민대책위원회도 풀무원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풀무원 측에 △화물노동자들과 직접대화에 나설 것 △화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 할 것 △노동조건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시 뜻을 같이하는 음성시민단체와 함께 풀무원 불매 운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풀무원 사태, 국제기구도 규탄 ‘국제적 망신’

풀무원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제 노동자단체 등 해외 곳곳의 노동자단체도 풀무원을 규탄하고 불매운동 동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16일 스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ILO) 본부에서 열린 도로운수 부문 안전 보건에 대한 노사정 회의에서 화주들의 횡포와 화물노동자의 노동조건 및 도로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주요 의제로 토론됐다.

특히 토론과정에서 풀무원 노동자의 고통과 파업투쟁이 여러 차례 언급됐다.

13일 오전 전체회의에서는 노동자그룹 대변인이 풀무원 노동자의 말을 인용하며 화주의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ILO 도로운수 부문 안전 보건 노사정 회의의 노동자그룹은 15일에 풀무원 노동자의 파업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한국 식품회사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에 전적적인 지지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지어 파업이 시작한 후에 풀무원과 경찰은 노동탄압을 하는 데 공모하고 있다. 사측은 용역을 고용해 노동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연행됐다”면서 “풀무원과 경찰의 노동탄압을 단호히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풀무원 불매운동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팀스터노조, 호주 운수노조, 네델란드, 벨기에 등 해외 운수노조들은 최근 풀무원 사태 동영상을 SNS를 통해 조합원에게 배포하고 연대를 호소하며 풀무원제품 불매운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미국 LA한인타운 노동자연대도 풀무원 사태 동영상을 재미교포들에게 배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해외 노동자들의 풀무원 불매 인증 사진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개됐다.

풀무원 측은 화물차 노동자들이 파업 이후 직접적으로 대화에 나선 적이 한 번도 없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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