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형제분쟁…박찬구의 이유 있는 '화해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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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형제분쟁…박찬구의 이유 있는 '화해거부'
  • 방글 기자
  • 승인 2015.10.19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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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형제가 화해할 지 여부를 두고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뉴시스

금호家 형제분쟁이 화해무드로 돌아설지 재계의 관심이 뜨겁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가 일단락되면서 갑자기 동생인 박찬구 회장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기 때문.

하지만 그룹의 경영난을 불러오고 형제경영의 룰 마저 깬 박삼구 회장의 화해 제스처에 석연찮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대우건설 인수 이후 그룹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마찰을 빚었던 박삼구, 박찬구 회장 형제는 금호그룹을 둘러싼 위기가 정리수순을 밟아가면서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최근 채권단과 금호산업 재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직후, “가족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가족간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진행 중이던 소송도 한 건 해결했다.

금호산업이 금호피앤비화학에 발행했던 어음대금 90억 원과 이자 30억 원을 법원에 공탁했고, 금호피앤비화학은 곧바로 금호산업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했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이고, 금호피앤비화학은 박찬구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재계 곳곳에서는 화해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 측이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화해 거부 의사를 드러내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앞에서는 “화해하자” 뒤로는 외아들 승계 작업 골몰?
금호석화 측 “대외적 화해 제스처…진정성에 의심”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 측은 당사자간 화해가 아닌 대외적 화해 제스처를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금호석화 측은 “상의되지 않은 대외적 화해의 제스처는 상대방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찬구 회장 측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금호의 상징이던 ‘형제경영’의 룰을 깬 데다, 화해와 별개로 승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분위기가 반성보다는 욕심을 보여준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아직 풀리지 않은 앙금이 있을 수 있다”면서 ”반대하던 대우건설 인수가 진행됐고, 금호의 자금상황은 바닥을 쳤다. 최악의 상황으로 그룹 경영을 넘겨받을 시기가 됐지만 박삼구 회장은 65세룰까지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인수 자금 마련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승계 뒷작업도 박삼구‧찬구 회장의 화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삼구 회장은 최근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하는 대신,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새로운 SPC 지분을 담보로 잡을 것을 제안한 것.

박삼구 회장과 외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각각 2.65%, 2.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2.84%) 지분까지 총 8.06%에 해당하는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인 셈이다.

이를 두고, 재계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와 경영 승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SPC설립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승계를 위해서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만 넘겨주면 된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30.1%)은 물론, 에어부산(46%), 금호터미널(100%),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IDT(100%), 금호사옥(79.9%)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 등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팔아 SPC를 설립하고, SPC를 통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는 SPC가 된다.

무엇보다 금호타이어 지분이 사실상 SPC에 편입된다는 데서 경영승계까지도 무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SPC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동시에 지배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박세창 부사장은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로, 2005년 입사해 6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금호의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해 왔다”며 “SPC 설립이 박 부사장의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에게 화해하자고 손을 내밀면서도 뒤로는 승계 방법을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 금호석화 측 입장에서는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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