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잘 부탁합니다”…은행, 채용청탁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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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잘 부탁합니다”…은행, 채용청탁에 '몸살'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11.09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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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금융위, 금감원, 고위 관계자들 행장·부행장 만나면 이름 적힌 메모지 전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시중은행들의 공채가 진행되는 가운데 신입행원 중 상당수가 청탁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신입행원 공개 채용을 진행중이다.

신한은행은 230여 명, KB국민은행 300~350명, 우리은행 200여 명, 하나은행 500여 명, NH농협은행 350명, IBK기업은행 200명 등 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 국책은행인 한국은행(70명), 산업은행(70명), 수출입은행 (40명) 등도 신입 행원 맞이를 준비중이다.

이들 시중은행의 입행 경쟁률은 100대 1을 넘나든다. 특히 기업은행에는 2만5400여 명의 응시자가 몰려 경쟁률이 127대 1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취업 경쟁률이 원래 높기도 했지만  최근 고용문제가 대두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복리후생이 좋은 은행에 지원자가 더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신입행원 공개 채용을 진행중이다. ⓒ뉴시스

그런데 신입 행원 합격자 중 상당수가 인사 청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행장 등 은행 고위 임원이 금감원, 금융위, 감사원 등 당국 관계자를 만날 때 이름이 적힌 메모지를 전달받는 일이 부지기수"며 "은행 입장에서는 청탁이라는 걸 알면서도 징계권을 쥐고 있어 들어줘야 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 청탁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임원들의 자녀나 친인척들의 채용청탁, 대형 거래처 자녀의 취업 청탁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때에 따라 다르지만 공채 합격자의 20~40%가 청탁으로 합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문제제기 하기는 쉽지 않다. 청탁 대상자들의 면면이 다른 합격자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학점, 어학, 해외경험 등의 주요 이력을 갖춘 것은 물론 여러가지 경력을 쌓아둔다는 것. 일부 지원자는 평균 이상의 이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합격 후 3~4년 쯤 지난 뒤 진급시기 눈에 띄는 실적이 없음에도 인기 부서나 주요 요직으로 발령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대기업 할 것 없이 국내에서는 인사 청탁이 만연했다"며 "일부 청탁 대상자의 경우 다른 지원자보다 훨씬 더 뛰어나기 때문에 무조건 잘못했다고 지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많지는 않겠지만 인사 청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중은행보다는 국책은행 등에서 더 많이 이뤄질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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